[인터뷰365 김우성] 가장 흔한 질병이자 오랜 시간 인류를 괴롭혀 온 감기. 사람들은 감기에 걸렸을 때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일상처럼 약을 처방받는다. 하지만 해외 의학자들은 세상에 나와 있는 그 어떤 약도 감기를 낫게 해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깊이 있는 정보와 대안을 제시해온 EBS <다큐프라임>에서 이번에는 국내 약 남용의 심각성과 그로 인한 내성 저하의 위험성을 파헤쳤다.
방송에서는 초기 감기증상을 가진 모의 환자들이 국내 7곳의 병원과 외국의 병원에 각각 찾아가 처방을 받도록 한다. 결과는 상상했던 것 이상이다. 한국의 경우 적게는 2.2개부터 많게는 10개의 약을 처방했고 모든 병원에서 주사제를 권유한 반면 미국, 네덜란드, 독일, 영국의 병원에서는 단 한 개의 약도 처방해주지 않았다.
‘담배를 줄이고, 휴식을 취하며 비타민을 섭취하라’던 외국의 의사들은 왜 약을 처방해주지 않느냐는 질문에 “바이러스 감염증인 감기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 병인데 굳이 부작용의 위험이 있는 약을 복용하려는 이유가 뭐냐”고 반문한다. 하버드대학 의료사회학 주임교수 마르시아 안젤의 주장은 더욱 충격적이다.
“제약 업계의 가장 큰 시장은 희귀병 환자를 상대로 한 시장이 아니라 오히려 건강한 사람을 타깃으로 한 시장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한국 사람들이 가벼운 감기에도 평균 5개씩의 감기약을 복용한다는 사실은 무척 흥미롭다”
국내 소아과에서 실시한 모의환자 실험도 주목된다. 실험 결과 가벼운 감기증상에 대한 처방전에 항생제가 빠짐없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방송에서는 세균 원인 감염에 쓰이는 항생제로는 바이러스가 원인인 감기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한다고 일침을 가한다. 감기로 인한 2차 감염에는 항생제가 필요할 수 있지만 2차 감염을 우려해 항생제를 남용하다가는 항생제가 정말 필요한 질병에 걸렸을 때 사회 전체가 면역력을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것이다. 국가의 의료재정과 우리가 오늘 먹은 감기약이 무관치 않다고 물음을 제기한 <다큐 프라임> ‘감기’편은 오는 23, 24일(월, 화)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