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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의 숲

별똥별 유성

작성자안젤라|작성시간23.08.04|조회수11 목록 댓글 0

ㅡ별똥별 유성ㅡ
2001 ㆍ11ㆍ19 일기ᆢ

새벽 2시
두터운 겨울 잠바를 준비하고 
목도리로 단단히 무장하고 밖에 나갔다.
하늘의 멋진 쇼를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혹시 
아니,
다른 분들도 물론 잠을 못이루고 하늘을 쳐다보다 목에 깁스를 했는지도 모르지만,,,,

혼자서 아파트 뒷편 마당에 나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피~~~이융!
퓽!
퓽!
여기저기서 별똥이 떨어지기 시작한 하늘은 너무나 아름다와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신기한 현상에 입이 다물어지질 않았다.

어머나!
어머어머!

혼자서 보기에 너무 아까워 
잠자는딸애를 깨우기 시작했다.
귀찮아 하는 아이를 억지로 끌고 나와 
하늘을 바라보라 하니까 
"엄마. 별 밖에 안보이는데요"
"조금만 기다려봐. 그리고 별똥이 어디에서 떨어질지 모르니까 눈을 이리저리 돌려 보고 가만히 있으면 돼"

딸애는 처음에 잠도 덜깨고 춥기도 해서 별 흥미가 없었나 보다.
그러다가 
"어? 엄마. 별똥이다"
하더니 
여기 저기에서 떨어지는 모습이 신기해서 자꾸만 손으로 떨어지는 별똥을 가르켰다.

아무도 없는,
아파트 단지의 어느 누구도 나와 있지 않은 새벽의 뒤뜰은 
딸애의 거친 숨소리와 환성으로 금새 시끌해 지고
소리를 낼때 마다 입에선 하얀 입김이 솔솔 새어 나오고 있었다.

한참을 고개들어 하늘을 보던 아이는 두리번 거리더니
아얘 맨바닥에 벌렁 누워 버렸다.

"엄마! 누워서 보세요. 고개가 아파서 못쳐다보겠어요"
그 말에 덩달아 옆에 누웠다.

사자자리 별똥별 현상이라 하는데
이 현상은 33년 주기로 태양 주위를 도는 켐펠-터들 혜성에서 떨어져 나온 많은 별똥별 때문에 생긴다고 한다.

별똥별이란
수소와 수소의 결과물인 
헬륨까지 다 태우고 나서 
내부 에너지원이 없어진 별은 
중력에 굴복하여 자신의 무게에 못이겨 수축하게 되고 
마지막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한다.

별의 마지막 모습은 
그 무게에 따라 다르다고 하는데
별똥별이 그렇게 많이 떨어지는 모습은 
태어나서 처음 본 광경이었다.

아마 딸애는 먼훗날 33년이 지난뒤에 
오늘을 기억하고 
별똥별을 바라보며
딸애의 딸에게 이야기해 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33년 전에 외할머니와 엄마가 
아파트 뒤뜰 맨바닥에 벌렁 누워 별똥별의 우주쑈를 구경했었노라 
말하고 있을런지도 모를 일이다.

아름다운 밤의 추억을 
딸애의 가슴에 심어주고
가르쳐준 시간이 감사했다.

추워서 오들오들 떨었지만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

밤하늘의 달을 보셨나요?
어찌나 크고 밝던지
24년전 일기가 생각나서
찾아봤습니다.

요즘은
딸의 어릴적 추억이
자꾸 떠오르고
머물며 행복했던 장소에
가보고 싶어집니다.

저도
할머니가 되고 싶나봅니다.


굿~모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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