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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

6.7.sun <태양의 후예 1>유령과 기억의 침투

작성자헤세드|작성시간26.06.06|조회수139 목록 댓글 0

 

 

 

살다 살다 별 거지 같은 꿈을 꾸고 일어났어요. 더 가관인 건 내 리액션이 너무 어이없고 쪽팔려 무슨 일인가 싶네요. 베게 탓일까, 시계 탓일까? 하루 종일 속이 더부룩하고 목 등이 불편했습니다. 자위권을 발동시켜 아웃풋과 마사지를 하고 잠들었는데 꿈에 작고 하신 외삼촌이 보였고 느닷없이 봉창이 흔들려서 주시하다가 뭔가 무시무시한 힘이 나를 삼킬 듯 내 방을 흔들어 댑니다. 뭐지... 지진인가? 착시인지 착각인지 확인하려고 머리를 소스라쳤는데 암만 봐도 현실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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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내 똘기가 터져 나왔고 현역 때도 질색했던 귀신 쫓는 빈야드 맨드를 날렸다는 것 아닙니까? "내가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마귀는 물러갈지어다! 물러갈지어다!" 염병 당창 가다 마이 속병을 하고 있습니다. 현대 철학의 대세는 <직관>이고 <움직임>입니다. 에스컬레이터에 가만히 서 있는 것 같지만 이미 이동하고 있고, 변하지 않는 것 같은데 끊임없이 다른 장소에 도착합니다. 이것이 바로 <지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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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세월)도 시계처럼 점과 점으로 끊어져 흐르는 것이 아니라, 과거가 현재 속으로 스며들며 미래를 낳는 생명의 운동입니다. 베르크 손이 말한 것처럼 과거는 지나간 것이 아니라 현재 안에 침투해 있습니다. 결국 존재는 완성된 명사가 아니라 생성 중(되기)인 동사입니다. 니체의 힘에의 의지, 베르크 손의 생명의 약동, 들뢰즈의 생성은 모두 "멈추지 말라"는 하나의 목소리로 들립니다. 존재는 보존보다 생산이고, 반복보다 창조이며, 정체성보다 차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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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에 본 드라마를 63세에 리레이팅하고 싶어졌습니다. 내가 송혜교를 보고 가슴이 뛴 것처럼 에예공이 송중기/진구를 좋아할까요? <태양의 후예 1회>입니다. 비무장지대가 을씨년스럽습니다. 남한군 병사 2명이 잡혀 있고 총을 쏘는 순간 전쟁으로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정전 위반'은 먼저 총을 쏘는 쪽이 피의자입니다. "전사로 와서 전사자로 돌아갈 순 없디... 만나서 반가웠소 유시진 대위" "반갑다고 이렇게 연에 한 번식 보진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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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정준 상위!" 시원하게 한판 붙고 쿨하게 헤어지는 남 vs 북 인트로 장면은 음향 효과가 반은 먹고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무대 감독이 누구였는지 모르지만, 대검이 둘 다 USA인 걸 아나 몰라. 국산이나 북한 산이 미국 대검에 비해 얇고 간지가 나지 않아서 그랬을까요? 에공! 인트로는 트랙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걸 기억하시라! 현역 때 비무장 지대 3박 4일 견학을 간 적이 있습니다. 남북 대화가 무르익던 시절 1984년 12월 기정동 마을(무적 칼 부대)에서 분초를 섰을 것입니다. 배꼽까지 쌓인 눈 속 서치라이트와 산토끼의 움직이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선합니다. 낭만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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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으로 가득 찼던 철책과 철책 사이에는 한 고을 인구 정도가 먹을 만한 식량이 나온다는 드넓은 연주 평야가 사마천을 끼고 드러누워 야속한 지난 세월을 원망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몹시 일어나기가 싫었지만 "북한군이 목 따간다"라는 고참의 무용담이 신경 쓰여서 억지로 일어났고, 1호 복장으로 무장을 하고서 근무를 나갔는데 여전히 한기가 올라왔습니다. 바람 소린지 뭔 소린지 모를 대북 선전 방송이 우리 쪽에서 보내는 대남 방송과 섞이면서 전설 따라 삼천리의 귀신이라도 나올 것 같은 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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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대로 비무장지대 안에 JSA가 있고 판문점이 있습니다. 가로로 그어져 있는 38선(휴전선) 155마일 안에는 한국군 350여 명과 미군 250여 명으로 구성된 ‘유엔 연합 사령부 경비대대’가 북측과 함께 경비를 서고 있습니다. 1976년 8.18 도끼 만행 이후로 양측 간 충돌 방지를 위해 군사분계선을 표시하고 누구든 MDL을 넘지 못하게 하였는데 영화 JSA에 보면 경비병끼리 농담도 하고 대성동 마을 부근과 판문점 내 감시 카메라가 닿지 않는 곳에서 담배나 술을 주고받기도 한다고 주서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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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외출 나왔습니다. 외출 외박 나와서 총 쏘는 게임 시퀀스입니다. 꺽다리 이광수가 카메오로 등장했는데 총포상 점주가 잘 어울립니다. 연장 탓하는 도중 근처에서 긴급 상황 발생, 소매치기인지 도둑놈인지 재수 옴 붙었습니다. 정의 사회 구현-응급 처치-구급차까지 완벽합니다. 총포상에게 토끼와 원숭이 인형을 전리품으로 받아들고 꽁냥꽁냥 브로맨스를 보여주는 유신 진과 서 상사 두 놈 다 좋아합니다. "받지 말지 말입니다(서)" "받을 겁니다. 받아서 이리로 부를 테니깐 만나서 남자답게 정리를 딱!(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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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사겠습니다 소고기!" "아휴... 저도 고기 먹을 만큼은 벌지요" "양주 17년 산" "17년 산이면 미성년자네" "사촌 동생 비행기 탑니다 소개팅!" "공군입니까?" "스튜어디스입니다! SNS에 동기들 사진 쫙 있습니다" "아니 그런 바람직한 가족관계를 이제까지 숨기신 겁니까!" 형님들은 "예 형님!" 군바리들은 "말입니다!"를 왜 말끝마다 쓰는지 아시나요? 소개팅으로 여친의 전화를 패스하려는 서 상사와 골려 먹는 유 대위의 코믹 연기가 달달합니다. 서대영의 휴대폰을 환자가 슬쩍 해는데 알 턱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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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실려온 그놈(김기범) 팔에 유시진이 차드를 써놓았습니다. 의사 강모연이 잠깐 논문 자료 주러 간 사이 열심히 도망가는 기범이... 벼룩이 뛰어 봐야 잡히게 되어있습니다. "여기 있으면 형님들이 영안실 실려간다고 했어요...나 나가야 돼요" 개털인 기범에게 간호 팀장(자애)은 진료비 내고 가라고 옥신 각신하는데 기범이가 훔친 휴대폰이 강모연에게 들어갔고 '빅보스'로 뜨는 전화가 걸려옵니다. "빅보스... 놀고 있네" 결국 응급실까지 온 의지의 사나이들이 왜 이렇게 잘생겼는지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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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영안실 보낸다는 형님이 댁들이세요?" "폰 맡기고 간 거 보니 이 자식 튄 거 같습니다.(네... 튄 거 맞습니다) 나가서 찾지 말입니다... 멀리 못 갔을 거 같습니다(네... 멀리 못 갔을 거 같지 말입니다...다녀 오시지 말입니다)" 닥터 강에게 한 방에 뻑 간 빅보스가 버벅거리는 것 좀 보시라! 서 상사가 쳐다보자 갑자기 "아이고 배야" 코스프레 맞지 말입니다. "아이고 배야... 나 맹장인 거 같습니다(맹장 그쪽 아닙니다) 아 예 이쪽입니다. 아우, 나 왜 그러지?(맹장 아까 그쪽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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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군인이 깡패 맞다며 걱정하는 간호사에게 송혜교가 "칼은 내가 더 잘 써" 는 언어유희가 아닙니까? 밖으로 동선이 옮겨지는 것이 사건이 터지겠지요. 미운 놈 기범이가 십 대 패거리들에게 뒈지게 처맞고 있습니다. 맞는 이유가 서클 탈퇴비를 내라는 것 같네요...'탈퇴비? 이런 깜깜한 쪽은 원래 이런 겁니까?" "물가가 많이 올랐나 봅니다" 서 상사가 웬일로 적극적입니다. "형이 돈이 좀 많아... 자신 있는 놈 있으면 지갑 가져가든지... 다 준다... 이 지갑 가져가면 내가 탈퇴비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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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칼도 갖고 다녀? 안 되겠다 너네... 이 조직 못 쓰겠다 해체하자 오늘! 칼 있는 놈들은 칼 다 꺼내고 총 있는 놈들 총 다 꺼내!" 드라마니까 그렇지 이런 상황은 이렇게 끌고 가면 좆 됩니다. 내가 50대 까지는 숫자에 상관없이 벽에 세워놓고 귀싸대기를 갈겨줬는데 요새는 솔직히 무섭습니다. 만약 어쩔 수 없이 개입하게 된다면 선방으로 기선 제압하든지 아니면 무조건 피하는 게 상책입니다. 한편 서 상사 여인 명주가 남친 대영이 다친 줄 알고 병원에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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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각 기범이 다시 응급실에 도착했어요, 강 닥터는 기범의 상태를 보고 군바리들이 때렸을 거라 확신합니다. 빅보스는 오해를 풀기 위해 열심히 설명을 하지만 씨알도 안 먹힙니다. 급기야 112신고를 하자 전화를 가로채는 빅 보스... 이들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보셨나요? 심상치가 않습니다. 명주가 자신의 신분을 확인해 줄 거고 합니다. "대게 오랜만이지 말입니다(네 그렇습니다) 저 피해 다니느라 수고가 많으실 텐데 얼굴은 좋아 보입니다(네 그렇습니다.) 우린 언제쯤 계급장 떼고 얘기할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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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계급장 떼면 아예 무시하시려나... (네 그렇습니다) 죽여버린다 진짜!... 언제까지 피해 다닐 건데... 내 전회는 왜 안 받는데... 왜 생사 확인도 못하게 하는데... 대체 언제까지 도망만 다닐 건데... 대답해! 이유를 몰라 묻는 거 아니잖아... 그냥 목소리라도 듣게 해주라고(생각하시는 이유 아닙니다... 유 중위님을 위해 떠났다고 넘겨짚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변했습니다. 변한 마음을 설명할 재주는 없습니다) 안 믿어... 그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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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무 끝나셨으면 가보겠습니다) 가기만 해! 거기 서! 서대영, 거기 서! 서대영 상사! 귀관은 상급자한테 경례도 안 하고 가나? 그대로 서 있어! 밤새 서 있어! 죽을 때까지 서 있어! 난 평생 경례 안 받을 거니깐" 때맞춰 강 닥터와 빅보스가 신분확인을 위해 나타나면서 명주와 서 상사 러브스토리는 상황 종료입니다. CC TV 확인하는 동안 잠시 밖에서 대기 중입니다. "신분도 확실한데 꼭 확인을 해야겠습니까? 나 거짓말 대게 못하게 생겼는데... (살인범들은 대게 호감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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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 그런 거 같네요( 이 순간... 진지하면 내가 무섭죠... 여기 우리 둘 밖에 없는데) 걱정 말아요... 미인과 노인과 아이는 보호해야 한다는 게 내 원칙이니깐(다행이네요... 셋 중 하나에 속해서) 안 속하는데... (노인이요... 빅보스씨, 이름이 뭡니까?) 유시진입니다. 그쪽은요? (친한척하시지는 말고요) 내 손이 민망하네요. 그 시각 서 상사는 기범의 보호자를 자처하고 있고 CCTV 확인 후 오해 풀고 사과하는 강닥터 "치료해 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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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경찰에 신고한 관계에서 몸을 내맡기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노르망디에서 라이언 일병 구하기 농담까지 갔으니 썸 타는 거 맞지요? "여기로 와도 됩니까?(여기 안 멀어요?) 멀어요... 매일 와도 됩니까? (매일은 오버고 주 3회 4회 오시면 빨리 나을 수도 있고요) 주치의 해주는 겁니까? (상처 소독하는데 주치의가 중요해요?) 중요하죠. 특히 주치의가 미인이라면( 주치의 선택 기준이 미모라면 더 나은 선택은 없어요. 예약해 놓을게요. 2시에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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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면 남친 없겠네요? 바빠서!... (군인이면 여친 없겠네요? 빡세서!) 첫 휴가(1984년. 10월) 나와서 교통사고가 났을 것입니다. 테헤란로 4거리에서 사고가 났고 그때 담당 간호사랑 염분이 났어요. 이름이 영희였어요. 10일 입원한 동안 연애질을 했으니 사랑은 전쟁 중에서도 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의무대가 코앞인데 1시간 30분 걸리는 병원에 잔뜩 멋 내고 가는 빅보스의 마음을 아는 사람만 알 것입니다. 혜성 병원에 빅보스를 따라온 서 상사가 기범이 병원비를 계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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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켜요 비켜!" 응급환자 밀고 뛰는 강닥터를 보고 침대 밀어주는 것은 애정일까요, 인지상정일까요? "이거 강선생 번호입니까? 내 번호 딴 거네요(제 번호 저장하세요) 내일은 보고 싶습니다(원래 이렇게 기승전결이 없어요?) 내일은 꼭 진료 보고 싶다는 얘기였는데... (그러니까요... 나도 그 예기였는데) 아니었는데... (주치의를 이렇게 안 믿어서야... 내일 예약 몇 시가 좋아요?) 그러지 말고 우리 지금 볼래요? 싫어요?( 안 싫어요, 오세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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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병, 하필 부대 긴급 전화입니다. 엔딩에서 옥상에 헬기가 떴고 때 빼고 광낸 남녀가 만났습니다. "미안하지만 이번엔 제가 바람 맞춰야겠습니다(응급인가 봐요?) 아니요, 저 데리러 온 겁니다... 다음 주 주말에 만납시다 우리!(치료받으러 안 올 거예요?) 건강하게 돌아올 테니깐 영화 봅시다 나랑... 빨리, 시간 없어요. 싫어요? 좋아요? (좋아요!) 아-싸, 약속한 겁니다" 섹시한 년 강닥터 너를 체포한다.

 

 

 

2.

우리는 과거를 회상하는 것인가, 아니면 과거가 현재 속에서 계속 살아 움직이는 것인가? 이 글은 두 개의 이야기가 교차합니다. 하나는 새벽녘 귀신 꿈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10년 만에 다시 보는 《태양의 후예》입니다. 얼핏 보면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 같지만, 사실 둘 다 "과거가 현재 안으로 침투하는 방식"에 대한 기록입니다. 작고한 외삼촌이 등장한 꿈도, 1984년 DMZ의 기억도, 첫 휴가 때 만났던 간호사 영희도 이미 지나간 사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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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베르그손의 말대로 과거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현재 속에 접혀 있습니다. 꿈은 그 접힌 기억이 불쑥 모습을 드러낸 순간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꿈속의 반응입니다. 철학을 공부하며 귀신을 믿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막상 꿈속에서는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를 외칩니다. 이것은 신앙의 문제가 아니라 몸의 문제입니다. 인간은 머리보다 오래된 기억으로 반응합니다. 어린 시절, 군대 시절, 신앙생활 40년이 몸속에 새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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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꿈은 거짓말을 못합니다. 꿈속의 효석 님은 철학자가 아니라 생존자였습니다.《태양의 후예》를 다시 보는 시선도 비슷합니다. 20대가 보는 유시진은 멋진 특전사 대위입니다. 40대가 보는 유시진은 능력 있는 직업군인입니다. 그런데 63세가 되어 다시 보는 유시진은 다릅니다. DMZ의 눈밭에서 근무를 섰던 자신의 청춘이 겹쳐집니다. 기정동 마을의 바람소리, 서치라이트, 대북방송, 1호 복장, 산토끼의 움직임. 드라마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시간을 다시 만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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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글의 진짜 주인공은 송중기도, 송혜교도 아닙니다. '1984년의 헌병 김효석'입니다. 철학적으로 보면 이것은 니체, 베르그손, 들뢰즈가 만나는 지점입니다. 니체는 말합니다. "존재하는 것은 없다. 생성만 있다." 베르그손은 말합니다. "현재는 과거를 품고 미래를 낳는다." 들뢰즈는 말합니다. "삶은 동일성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다른 것이 되어가는 운동이다." 이 세 철학자의 목소리가 글 전체를 관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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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효석 님은 단순히 《태양의 후예》를 리뷰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시간을 리레이팅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마지막입니다. 유시진과 강모연의 썸이 무르익는 순간 헬기가 등장하고, 국가는 다시 개인을 호출합니다. 사랑은 시작되지만 임무가 먼저입니다. 이 장면은 군인의 숙명인 동시에 모든 인간의 숙명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순간 다른 무엇인가에 의해 불려갑니다. 그래서 인생은 완결보다 중단의 연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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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바로 그 중단 속에서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이 글을 읽으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새벽의 귀신 꿈도, DMZ의 기억도, 《태양의 후예》도 사실은 같은 이야기인지 모릅니다. 우리는 과거를 떠나보내며 사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를 품고 계속 생성되며 살아갑니다. 에스컬레이터 위에 가만히 서 있는 것 같지만 이미 이동하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63세의 효석 님이 《태양의 후예》를 다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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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드라마를 다시 보는 것이 아니라, 40년 전 자신을 다시 만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글의 마지막 정서는 향수가 아닙니다. 후회도 아닙니다. 베르그손이 말한 지속(durée), 그리고 들뢰즈가 말한 생성(becoming)입니다. 삶은 끝없이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지나간 모든 시간을 품고 계속 새로워지는 운동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따뜻한 리레이팅이었습니다.

 

2026.6.7.SUN.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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