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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 다한증

[하소연]또 도서관을 옮길 때가 된 것 같네요... 사실 쫓겨나는 셈이죠...

작성자쟤 발냄새나~|작성시간05.04.09|조회수1,598 목록 댓글 25

오늘도 발을 말리러 혼자 옥상가는 계단에 숨어앉아서 발을 말리려고 올라가고 있었죠......

 

근데 그때 저를 뒤따라나오는 두 남자, 그들은 밥먹으러 내려가나 봅니다. 그렇게 계단을 내

 

려가면서 위에 올라가는 저를 보더니 뒤통수에 대고(그렇게 느꼈음) 하는 말......

 

"아~ 진짜 발냄새가 뭐라뭐라...... 지는 아나 모르나....... 무슨 여자가 어쩌고저쩌고... 짜증나

 

죽겠네....씨X...... 씻지도 않나......"

 

이말을 듣는 순간, '아, 또 도서관을 옮길 때가 되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서글퍼서 눈물이 나려 하더군요...... 

 

 

이놈의 발냄새...... 씻어도 씻어도 사그러들 줄 모르는 발냄새...

 

소다, 동전, 환기깔창, 바람 잘 통하는 신발, 반신욕, 항균비누, 그랜즈레미디...... 

 

신발을 신어도, 벗어도 변함없는 이 냄새......

 

두달도 안남은 시험, 지금 한창 박터지게 공부를 해도 모자랄 시점에, 이놈의 냄새 때문에 집

 

중이 안되고 있습니다...... 

 

도서관에 일단 들어서면, 신경의 80%가 발에 가 있고, 20%만 책에 가더군요.

 

책상에 앉고 5분 후, 반경 3m 내의 사람들이 반응을 하기 시작합니다. 삑삑 소리내고, 코를 막

 

고...... 주위에서 그런 반응들이 나오는 것을 느끼면 어김없이 발이 끓기 시작합니다. 발에 혈

 

액이 왔다갔다하는 느낌이 들면서, 발바닥에 열이 확 나면서, 땀이 흥건해지죠... 그러면 아예

 

타는 냄새가 납니다. 담배냄새같은... 열 때문에 냄새는 더욱 잘 올라옵니다......

 

 

오늘도 내 주위의 사람이 얼마나 바뀌나 세어봅니다. 정확하게 1시간 30분만에 앞사람이 5명

 

바뀌었습니다. 번호표를 받고 나서 앞자리의 저를 보고선 바로 다른 번호로 바꿔버리는 사람,

 

앉았다가 10분만에 째려보고 짐싸서 가버리는 사람,  그렇죠.... 이미 냄새로 찍힌겁니다......

 

이렇듯 도서관을 자주 바꾸어 다니니, 집중도 당연히 안될 뿐더러, 차비는 차비대로 듭니다.

 

버스 세번씩 타고 댕기면 왕복 여섯 번, 카드할인해서 4800원이죠...... 제 용돈은 정해져 있으

 

니, 솔직히 차비 땜에 밥먹듯이 굶고 다닙니다. 그래가지고 밤에 집에 와서 스트레스 풀 겸 해

 

서 엄청나게 먹어대니...... 1년 6개월간 20KG이 찌고...... 악순환의 연속입니다......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아버지는 정말 등신 취급하십니다.

 

"니가 발냄새는 무슨 발냄새고? 공부하기 싫어서 핑계대는거가? 씰데없는 생각한다!!"

 

그리고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시죠..

 

"니가 지금 계속 시험에도 안붙고 힘드니깐 괜히 환각이 오는거다. 스트레스를 괜히 발에다가

 

뒤집어씌워서 니 혼자 그렇게 느끼는거다."    

 

어머니...... 그럼 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뭡니까...... -_-;;

 

냄새가 참 희안해요. 스탠다드한(?) 발냄새가 아니고 희안한 썪는내...... 쉰내...... 담배냄새..

 

전 담배도 피우지 않는데......;;

 

 

돈 없지만, 할 수 없죠...... 어떻게 마련해서라도, 시설은 개판이더라도 손님 거의 없는 독서실

 

을 찾아서 가야겠네요...... 전에 그런 독서실이 있어서 혼자 잘 댕겼는데, 다닌지 1년 넘어서

 

또 그 독서실 가면 "니 아직도 못붙고 이러고 있냐?"라고 생각할까봐...... 딴데 찾아보렵니다. 

 

 

지금 이 상황이 너무 힘드네요...... 어중간하게 먹어버린 나이에, 직장도 없고, 시험 하나에만

 

매달려서, 박터져라 공부해야 할 시점에 냄새땜에 남들 눈치보느라 제대로 공부하지도 못하

 

고, 집에서는 빨리 합격안하냐고 압박하고......

 

어서 이 상황이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전 나름대로 제가 강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는데,

 

기약없이 이런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너무나 견디기 힘드네요.....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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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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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rara | 작성시간 05.05.05 그냥 집에서 하세요..전 공무원 공부 집에서 해서 붙었어요..독서실 다니면서 매일 씻고 주변 사람들 의식하고 신경쓰고...그게 넘 힘들더라구요...오히려 집이 훨씬 편했어요. 수업은 동영상으로 듣고... 집에 있으니깐 맘이 편해서인지 냄새가 덜 나는듯..공부에만 신경쓰게 되더군요..
  • 작성자rara | 작성시간 05.05.05 님 화이팅입니다...근데 합격해도 냄새는 사라지지 않으니 그게 고민이죠........
  • 작성자lllll | 작성시간 05.05.19 정말 공감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랑 똑같네요 ㅠㅠ 발냄새가 심해서 우리교실이랑 학교 전체에냄새가 퍼져서 죽겟습니다 ㅠㅠㅠㅠㅠ 애들은 이거 무슨 냄새냐며 그러고 ㅠㅠㅠ
  • 작성자ㅠㅠ 비운이다.. | 작성시간 05.06.22 헐,...-_-;; 저도 요즘 발에 막 번져서 더워서 그런가 작년까진 안그랫는데 요즘은 실내화 벋으면 양말 색이 변해있어요..-_- 맨날 씻으면 뭐합니까 ㅠㅠ 그니까 색변한게.. 그 그 물에 젖은듯한 색으로.. 물에 들갓다 나온것처럼 대잇어요완전.... 정말 힘내세요 ㅠㅠ.... 그냥... 째려보면 따지세요 ^^ 님이 뭐 죈가요?
  • 작성자쭈땀므 | 작성시간 08.08.27 님글에 감동 먹었어요 ㅠㅠ 땀족의 애환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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