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사말씀
안녕하세요, 땀족장입니다.
이번 대선에 즈음하여 땀극사에서는
다한증약 건보적용을 추진하였고,
경과 보고를 드립니다.
결론적으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의 행동이 가지는 의미와 상황에 대해 공유하려 합니다.
2. 추진 계기
어떤 행동을 할 때 목표가 명확하고 구체적일수록 실현가능성이 높습니다.
"다한증이 치료되게 해주세요."
이런 주장은 이상적이지만, 상대방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애매합니다.
그러나 "다한증약이 건강보험에 적용되게 해주세요."
이런 요청은 매우 구체적이어서 상대방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그런 점에서 가장 간명하고, 달성 가능하며, 쉬운(?) 안건이라 생각해서 땀극사에서 채택하여
공식적으로 대선 후보들에게 처음 건의해본 것입니다.
3. 다한증약의 특징
현재 다한증약으로 쓰이는 것은 항콜린제로서 글리코피롤레이트(이하 글트)와 디트로판(옥시부티닌 성분)이 주요합니다.
땀극사에서 초기에 땀을 줄여주는 관련약을 찾던 중 미국 전문약 로비눌(글트 성분)을 알게되었으나, 처방을 받아야되고 또 미국에서 처방이 용이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제품을 찾던 중 캐나다의 Pharmacy.ca 를 찾게 되어 먹는 약으로 어버트(글트 성분), 바르는 약으로 시큐어(글트 성분) 등을 이용하게 되었고,
당시 세브란스병원에 계시던 김원옥 교수님께서 제약사에 국내 생산을 독려하셔서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던 글트가 생산되게 되었습니다. 이후 요실금약 디트로판도 다한증에 널리 사용되게 되었습니다.
두 약은 실제 다한증에 많이 쓰임에도, 형식적인 허가사항은 위궤양약, 요실금약으로 되어 있습니다.
4. 다한증약 허가사항의 문제점
다한증 약으로 널리 쓰임에도 허가사항이 다한증이 아니므로
처방해주는 의사를 찾기 어렵습니다.
논문상으로 아무리 다한증으로 사용된다 하더해도, 다한증에 관심 없는 의사는 이를 알기 어렵고, 허가 사항도 아니므로 off label로 처방하기가 주저됩니다.
또 허가용도가 아니므로 다한증 처방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는 환자 비용 부담이 올라갈 뿐 아니라, 비급여 조제시 약국마다 가격이 달라지게 됩니다.
다한증약이 아니므로 비급여로 처방해주는 의사를 딱히 뭐라하기도 어렵습니다.
뭐라도 조금이라도 되는 데로 걸쳐서, 요실금 의증이나 위궤양 의증으로 보험 처방해주는 의사가 정말 고맙긴 한데,
편법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가끔씩 이런 배경을 모르고, 비보험 처방을 받고는 약값이 비싸다고 불평하는 분도 계십니다.
환자들에게 몇만원 차이가 적다면 적지만, 또 크다면 큰 것이거든요.
보험처방을 받으면 약값이 전국적으로 동일합니다. 약국마다 가격차이가 있는 경우는 본인이 병원에서 비급여 처방을 받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
다한증약 자체를 처방 해주는 의사가 한정적이므로 땀극사에서 다한증 환자들끼리 처방 병원 정보를 공유해야 합니다.
땀극사 20년 주요 활동 중 하나가 다한증약 처방병원 소개가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게시글을 보면 계속 공지로 올라와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참여로 이러한 정보 공유에 특별한 어려움은 없지만, 이걸 왜 계속해야 하는지 회의가 들기도 합니다.
5. 허가가 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되는가?
간단하게 두 단계면 됩니다.
임상절차를 확보해서 기존약을 다한증 용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고, 그 후 건강보험적용을 하면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비용 문제가 발생합니다.
들리는 얘기로는 이런 절차에 30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1) 제약 회사 자체의 해결 - 어려움
회사는 수익이 나지 않으면 하지 않거든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뭐라 그럴 수 없습니다.
다한증 약 매출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보진 않았는데, 아주 미미한 수준이라 짐작됩니다.
회사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어 대표이사가 결심하더라도 함부로 추진되지 읺습니다.
수익을 포기하고, 명예나 사회봉사를 위해 회사 차원에서 추진한다 해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것이,
다한증 약이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당연히 1차적으로 써볼 약이지만, 이걸 먹는다고 다한증이 완치되는 것도 아니고, 눈이 뻑뻑하다거나 목이 마르는 등 다른 부작용도 있어 만족이 떨어지기도 하고, 발한 억제가 잘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밥을 굶고 먹어보는 사람도 있죠.)
가격이 초고가라서 비싸면 모르겠는데,
그렇게 비싼 약도 아닙니다. 보험적용 안되면 몇 만원 더 내면 되는데, 환자들의 그러한 불편을 해결해주려고 30억원을 회사에서 쓰려할까요?
원래 약은 일반적으로 제약사에서 열심히 만들어놓고, 의사가 처방하고 약사가 조제해주면
환자는 우아하게 그냥 받아서 먹기만하면 되는데
이 다한증 약은 환자가 허가사항까지 신경 써야되서 골치 아픈 상황입니다.
제약 회사의 자체적인 해결은 어렵다고 봅니다.
(2) 정치적 해결 - 현황 보고
이번에 저희가 대선 후보에 건의해본 것은 정치적 해결입니다.
사실, 허가 절차에 첨부되는 서류를 감면해준다면 임상 비용을 들일 이유도 없습니다. 이미 논문들이 수두룩하므로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것을 허가 공무원이 자기 부담 하에 면제 해줄 리가 없거든요.
다만 대통령이나 장관이 다한증약 건보적용에 특혜를 준다면 해결이 됩니다. 특혜가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지만, 이것은 공익 목적에서 정당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이거든요.
이재명 후보의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공약이 비슷한 경우입니다.
저희 땀극사는 다한증 약 건보 적용에 도움되는 집단이면 정치성향을 가리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 모두에게 건의해보았습니다.
이재명 후보측이 민심 청취에 보다 적극적이어서 사이트까지 만들었길래
그쪽 사이트에 몇개 글을 올려보았습니다만 별다른 반응은 없었습니다.
당연히 이재명 후보측에서 내부적 검토는 했겠죠.
저희가 열심히 건의글을 올리다보니,
언론에도 "다한증약 건보적용 건의"가 보도되었는데
호의적인 내용이라기보다,
'탈모약까지 건강보험 적용해준다고 하니, 다한증 단체에서까지 날뛴다. 그러다가 건보재정바닥난다.'는
느낌으로 비판적인 근거로 인용되었습니다.
의도한 노이즈 마케팅은 아니었지만 그렇게라도 "다한증약 건보 주장"이 언론에 한 줄 나가는 게 좋다고봅니다.
또 다한증약 건보 주장에 관심있는 교수님 두분의 주장도 이끌어냈습니다
김원옥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님과 이성수 강남세브란스 교수님입니다.
두분께서 직접 글을 땀극사에 올려주시니,
쉬워보이는 것 같아도 저희가 전문가의 이러한 주장을 이끌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른 의사분께는 간략이 짧게만 글을 올려달라고 부탁드렸는데도, 다한증에 관심 가지던 분인데도 거절하셨습니다.
정치적 논란이 될 수 있는 영역에서 목소리 내기는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다행히 땀극사에서 막강한 두 분의 건보 적용 주장글을 이끌어냈고, 이렇게 공론화한 것은 큰 성과입니다.
감사합니다. (_ _);;
다한증 학회라던가 관련 학회에서 추가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도 가능하고,
앞으로 공직선거 후보자에게 땀극사에서 건의하기도 용이합니다.
환자 단체에서만 주장하는 것보다 전문가인 의사들의 주장이 실리면 권위를 갖게되는 것이지요.
한번 나서는 것이 어렵지, 일단 글을 써놓으면 다음에 써먹기 매우 쉽습니다. (복붙..)
그리고 대선, 총선은 앞으로 계속 있습니다.
땀극사에서 또 건의 하려고 그렇게 나서는 것 자체는
심리적 부담이 좀 있는 일인데,
힘들면 쉬엄쉬엄 내키는 때마다 설렁설렁 추진하면 됩니다.
(복붙복붙..)
정치적 해결은 당장은 어려워도 계속 하다보면 실현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3) 투자를 통한 해결 - 다른 대안
재력있는 분이 계시면 30억정도 투자하시면 당장 가능한 일입니다.
적지 않은 돈이지만 중요한 점은 기부가 아니라 투자라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않았지만,
명문제약이나 동화약품에 30억을 투자하고 신주발행을 받는 방식이 여러 방법 중 하나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겁니다.
회사입장에서는 허가된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 자금이 들어오는 것이니 바로 집행하면 되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가 30억 이상의 신주를 발행받는다면, 주식시장에서 팔 수 있어 원금회수도 용이하고, 주가 상승시 차익도 기대가능하거든요.
임상으로 허가증상이 다한증까지 확대된다면, 그 또한 무형자산으로 회사가치가 올라가는 거죠.
다른 제약사에는 없는 다한증약을 가지고 있는 제약회사가 되는 거니까 좋은 겁니다.
투자자는 한분이 아니라 여러 명으로 모집도 가능합니다. 100만원씩 3000명이어도 되는 거거든요.
이런 투자자를 모으는 것 역시 성가시고 힘든 일일 겁니다.
돈 많은 회장님 한분이 계시면 모집이 매우 쉽겠죠.
[어디 계신지, 미리 감사드립니다. (_ _);;]
기부가 아니라 투자로 보면, 좋은 일도 하고 이익도 보고, 다한증 환자나 의사들의 숙원사업도 해결해주고..
빠르게 해결이 됩니다.
그러나 투자자를 찾기가 쉽지 않아보입니다.
6. 결론
일단 '정치적 해결'과 '투자를 통한 해결'
두 가지 길이 가능해보입니다.
정치적 해결을 이번 대선에서 공식적으로 시도해봤다는 사실이 중요하고,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이 어렵지,
두번째 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복붙 복붙 복붙..)
정치권의 반응은 없었고, 역시나 땀극사 내 회원들 참여도 비교적 저조했습니다.
참여하신 몇분들은 등급을 올려드렸습니다.
(대부분이 더 올릴 등급도 없는 최고등급 열성회원 몇 분들..)
땀극사에서는 심심할 때마다 취미삼아 건보적용을 추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물은 100도가 되어야 끓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번 제안으로 0도이던 물이 20도 이상으로 올랐다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네이버 땀쟁이 카페 운영자님과도 이번 계기로 처음으로 공식적인 소통을 하였고, 건보추진과 관련하여 긍정적인 대답을 받았습니다.
[짐은 나눠드는 게 힘이 덜.. (_ _);;]
감사합니다.
- 땀극사 운영자 zoono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