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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작품

[스크랩] 아놀드 뵈클린, [죽음의 섬]

작성자김형1|작성시간08.12.29|조회수70 목록 댓글 0

 Arnold Böcklin

[Swiss Symbolist Painter, 1827-1901]
 

 

뵈클린/죽음이 있는 자화상.

 

아놀드 뵈클린 (Arnold Bocklin 1827-1901)

낭만주의와 상징주의 시대의 대표 화가. 아놀드 뵈클린.

 

 

'죽음의 섬'은 상징주의의 대표화가인 그의 그림 중에서 대표작이라 할 만한 작품이다.
르네상스에서 바로크, 그리고 낭만주의로 이어지는 서양화의 시대적 변천 과정을 살펴보면 특히 낭만주의 시대에 들어 자연을 배경으로 한 그림들이 많이 나타난다.

이 그림 역시 언뜻 보면 음침한 풍경화로 보고 넘길 있는 그림이지만, 이 "죽음의 섬"에는 도상학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요소가 많이 들어 있다.

바로크 시대에서 그림의 배경은- 특히 무덤, 폐허가 된 옛 도시 등은- 부패하고 타락한 현실을 비판하는 도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낭만주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그림의 배경이 된 자연은 더 이상 도덕적 메시지를 가진 단순한 형태나 표현이 아니게 되었다.

19세기에 들어서서 자연과학의 발달로 더 이상 인간은 신에게 매달리지 않게 되었다.

유한한 인간이 신을 통해 무한에 이르고자 했던 종교적인 이념들은 점점 그 힘을 잃어가게 되었고, 오히려 생산과 죽음을 끝없이 배출하는 자연에 경의를 표하게 되었다.

이제 화폭의 단순한 메시지가 아니라 풍경을 통한 심리적, 미학적인 표현 단계에 이른다.

이 어둡고 침침한 배경은 우리들에게 절망적이고 우울한 상징 그대로 인식된다.

 

아놀드 뵈클린의 "죽음의 섬"은 이런 낭만주의적 화의를 잘 표현하고 있다.

우선 도상학의 첫 단계라 할 수 있는 "그림이 보여지는 그대로"를 살펴보자.

어두운 하늘과 작은 바위섬, 그리고 수평적 경계를 나타내는 바다, 그 앞에 작은 배가 있다.
이 배를 자세히 살펴보면 노를 젓는 사람과 하얀 소복을 입은 사람, 그리고 관처럼 보이는 하얀 천에 덮인 물체가 보인다. 이 작은 섬에 죽은 사람을 매장하러 가는 모양이다.

여기까지 이 그림을 살펴보면 음침한 분위기의 풍경화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뵈클린은 현세에 등을 돌려 자기만의 이상을 표현하려 했다.

어쩌면 이 배는 전쟁과 극도의 가난과 고통, 질병이 존재하는 세계를 등지고 이 외지고 작은 이상의 섬에 도착 하고자 하는지 모른다.

그림 속의 하얀 소복을 입은 자는 어떤 종교의 사제인지 또는 관속의 죽은 자는 누구인지, 어떻게 죽었는지 아무런 암시를 주지 않지만.

수직으로 솟은 사이프러스 나무와 수평을 그리는 잔잔한 바다는 우리에게 시각적인 안정감을 주고 이 그림의 우울한 색채는 음침함과 고요함을 동시에 전달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그림에서 잘 보이지 않지만, 바위섬의 오른쪽 부분, 납골당처럼 보이는 건축물의 입구에 화가는 자신의 이름 첫 글자인 A.B의 두 글자를 세겨 넣었다.

자신만의 이상을 추구하고자, 가상의 공간을 화폭에 담아 화가 자신을 그 곳에 묻어 놓은 것이다.

주문을 받아 그린 그림에서 찾아보기 힘든 행위이다.

어쩌면 화가 뵈클린은 이렇게 죽음을 극복했는지도 모른다.

외롭고 우울한 어느 가상의 작은 섬에 자신의 꿈을 실현한 것이다.

고대의 관습에 따르면, 평범한 사람들은 죽어서 하데스를 만나러 끝없는 어둠의 동굴로 떠나고, 영웅이나 신격화된 특별한 사람들은 이처럼 외딴 섬에 따로 묻는다고 한다.

뵈클린 자신도 낭만주의때 팽배한 이분적 사고에 따라 자신만의 이상적인 공간에 묻었는지 모른다.

이렇듯 그림을 통해, 종교도 과학도 극복하지 못한 죽음이라는 인간의 운명을, 한 화가가 극복하였다는 것을 나타낸다.

환상과 자연을 숭배한 낭만주의적 사고의 한 극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신이 아닌 한 인간이 죽음을 극복한 그림....."죽음의 섬".

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더 이상 우울하지 않다.

오히려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맴돈다.

 

뵈클린은 이탈리아 플로렌스에 머물 때 어느 부인의 주문으로 이 그림을 그렸다.
그림을 그리는 중에 화가 자신이 이 그림의 주제에 몰두하게 되고, 부인에게 전할 첫 그림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두 번째 그림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 뒤로 뵈클린은 이 "죽음의 섬"이란 테마로 다섯 점의 작품을 남겼다.
그의 이름이 처음으로 나타난 3번째 그림은 한 때 히틀러가 소유했다고 한다. (히틀러는 뵈클린의 그림을 13점이나 보유한 광적인 팬이었다고 한다.)

4번째 버전은 사라져 버렸고, 다섯 번째 그림은 뉴욕의 한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

뵈클린은 플로렌츠시 외곽의 한 공동 묘지에 묻혔다.

 

 

 

죽음의 섬 1

 

죽음의 섬 2

 

죽음의 섬 3 

 

"슬픔의 나라로 가고자 하는 자 나를 거쳐가거라.
영원의 가책을 만나고자 하는 자 나를 거쳐가거라.
파멸된 사람 사이에 끼이고자 하는 자 나를 거쳐가거라.
정의는 지존하신 주를 움직여
주의 위력, 지상의 지혜 그리고
사랑의 근본이 나를 만들었노라.
내 앞에 창조된 것 없나니
오직 무궁이 있을 뿐, 나는 무궁으로 이어지는 것이니라.
나를 거쳐가려는 자는 모든 희망을 버리라."

                                          -단테 <신곡>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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