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디 전혀 다른 종이, 비슷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하여 결과적으로 외형이나 생활사 등이 비슷하게 된 것을 일컫는 용어. 대표적인 것이라면 고래와 물고기로, 둘은 생물학적으로는 상당히 다른 생물이지만 물 속에서 살기 위해 진화하다 보니 겉모습이 비슷하게 변했다.
수렴 진화의 예.
어류인 청새치와 포유류인 에우리노델피스와 파충류인 에우리노사우루스는
강단위에서 다르지만 빠르게 헤엄치기 위해 유사한 모습으로 진화했다.
수렴 진화로 인해 '다른 종이라도 같은 환경에 살면 비슷한 모습으로 진화할 수도 있다.' 라는 것을 이끌어낼 수 있다.
반대말은 발산 진화(divergent evolution)이다.
발산 진화(發散進化)는 한 종 또는 소수의 종이 생태적 지위에서의 경쟁자가 없는 지역으로 이주했을 경우 다양한 생태적 지위에 걸맞은 다양한 종으로 진화하는 것을 말한다. 진화적 발산(進化的發散)이라고도 한다.
수렴 진화의 반대말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유대류의 종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도 발산 진화의 예시이다.
이런 수렴진화를 거친 생물들은 외형상으로는 대체적으로 비슷하기 때문에, 한 종으로 알고 있다가 동물학이 발달하면서 여러 관찰 등을 통해 수렴진화였다는게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 극단적인 경우는 현대에 와서 유전자 단위까지 조사해 본 후에야 이렇게나 비슷하게 생겼는데 사실 아무 상관도 없는 종이었다인 경우도 있다.
고생물학자 돌로는 수렴진화는 어디까지나 형태적인 유사성을 의미할 뿐이며 구조적인 측면에서 동일한 것은 아님을 지적하였다. 예를 들어 박쥐의 날개와 새의 날개가 외형상 동일하게 보이더라도 둘의 발생 기원과 구조는 아주 다르다.
돌로는 모든 생물은 선조의 진화 결과 위에서 진화하며 선조의 흔적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음을 지적하면서 진화의 결과는 되돌릴 수 없다고 하였다. 이를 진화 불가역의 법칙이라 한다.
따라서 수렴 진화가 보여주는 상사성은 겉모습의 유사성만을 뜻한다.
유전학적으로 관계가 없으나 역할이 유사한 기관인 상사 기관도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물 속에서 생활하는 수생 곤충의 아가미와 어류의 아가미, 새의 날개와 곤충의 날개 등이 있다.
단, 단순히 상사기관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는 수렴 진화라 하지 않고, 생활사나 행동양식까지 많이 겹칠 경우에만 수렴진화라고 한다.
수렴진화나 상사 기관과는 반대로, 유전학적으로 같은 조상을 공유해 발생 기원 및 신체의 기본 구조는 비슷하지만 생활사나 행동 양식 때문에 달라진 형태가 있는데 이는 '상동 기관'이라 한다.
인간과 박쥐, 고래가 같은 포유류로 팔다리의 기본 뼈대는 유사하지만 외형과 기능은 매우 다른 것이 그 예이다.
도구나 제도에서 보이는 수렴진화와 비슷한 사례
생물의 진화는 아니지만 도구나 기계, 혹은 제도 등의 발전 과정에서 서로 다른 기원에서 출발한 것들이 결과적으로 비슷한 양상을 취하는 경우를 수렴진화에 비유하기도 한다.
•민주정, 공화정 - 민주정은 본래 "데모스(다수)가 다스린다는 다수정의 원리"였다.
한편 공화정은 국가를 "Res publica(모두의 것)"로 만드려는 국민주권 및 "res privata(개인의 것)"로 변질되는 것을 막으려는 권력분립 개념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지나면서 이 둘이 수렴진화를 하여, 민주정에서도 당연히 공화정의 국민주권 개념과 권력분립 개념을 받아들였다. 또한 공화정은 권력분립 이론을 유지하되, 최소한 행정부의 지도자 및 입법부만큼은 다수정의 원리로 돌아간다. 따라서 21세기 기준으로는 민주정과 공화정은 구분이 매우 애매한 개념이 되었다.
•태양신 숭배 문화 - 서로 관련이 없는 세계 각지의 전근대 문명에서 태양신 숭배 문화가 나타났는데, 이러한 태양신 숭배의 경우 새를 숭배하는 문화와 결합되어 특정한 새를 태양의 상징으로 여기는 문화가 되기도 했다.
고구려 건국 신화의 삼족오가 태양에 살면서 신들의 세계와 인간들의 세계를 연결해주는 것,
일본 신화에서 태양신 타카미무스비가 진무 덴노에게 야마토노쿠니로 가는 길을 안내해주기 위해 야타가라스를 보낸 것, 이집트 신화의 태양신인 라가 매의 머리를 한 것, 힌두교에서 독수리와 백조가 태양을 상징하는 것, 아즈텍 신화에서 "독사를 문 독수리가 선인장 위에 내려 앉으면 그 곳에 정착하라" 는 태양신의 계시를 받은 아즈텍인들이 테노치티틀란의 선인장 위에 독사를 문 독수리가 내려 앉자 테노치티틀란에 정착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