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말 / 김광욱
사랑한다는 말
그 아름다운 말
너에게 미안해서 그 말을 못한다.
좋아한다는 말
그 평범한 말
양심이 부끄러워
그 말이 나오다가 들어간다.
유행가 가사에 자주 등장한 그 말
극장에서도 티브이에서도
길거리에서도 아주 흔히
깔려 있는 그 두 글자
하지만 나에게는 어렵고 쓸쓸한
그 ㅅ ㅏ ㄹ ㅏ ㅇ
ㅅ ㅏ ㄹ ㅏ ㅇ을
은행잎처럼 밟고 지나가도
그 누가 욕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속어, 생활 속 유행어
그 말이 가시처럼 목에 걸려
길을 걸으면 문득 생각났다가도
지워 버리고 또 삼켜 버리고
인적 뜸한 외진 길에서
너를 생각하며 내 비겁을 후회하면서
왜 그 쉬운 한마디를
끝끝내 못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