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능 엄 경 》
正本首楞嚴經 券 3(43)
부처님께서는 부루나에게 말씀하시기를
"비유하면 마치 혼미한 사람이 어떤 취락(聚落)에서 남쪽을
북으로 의혹하고 있는 것과 같다. 그 미혹은 미혹으로 인하여
있는 것이냐 깨달음으로 인하여 생긴 것이냐?"
부루나가 말하기를
"이렇게 혼미한 사람은 미혹으로 인한 것도 아니며 또한 깨
달음으로 인한 것도 아닙니다. 어째서 그런가 하오면 미혹은
본래 뿌리가 없는 것인데 어떻게 미혹으로 인했다고 하겠으며
깨달음이 미혹으로 생긴 것이 아닌데 어떻게 깨달음으로 인한
것이라고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저 미혹한 사람이 정히 미혹하여 있을 때에 어떤 깨달은 사
람이 옳게 지시하여 깨닫게 한다면 부루나야! 너는 어떻게 생
각하느냐? 그 사람이 비록 미혹하였으나 그 마을 시장에서 다
시 미혹이 생기겠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부루나야! 시방의 여래도 역시 그러하니라. 그 미혹은 근본
이 없어서 성품이 필경에는 빈 것이니 옛날에는 본래 미혹함이
없었으나 미혹이 있는 듯 한데서 깨닫나니 미혹을 깨달아 미혹
이 없어지면 깨달음이 있어 미혹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또한 눈병이 난 사람이 허공의 꽃을 보는 것과 같아서 눈병
이 없어질 것 같으면 그 꽃은 허공에서 없어지나니 어떤 어리
석은 사람이 저 허공의 꽃이 없어진 빈 자리에서 그 꽃이 다시
생기기를 기다린다면 너는 그러한 사람을 볼 적에 어리석다고
하겠느냐 지혜롭다고 하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