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능 엄 경 》
正本首楞嚴經 券 3(33)
아난아!
허공의 성품은 형상이 없으므로 색깔로 인하여 나타
나나니 이는 마치 시라벌성처럼 강이 먼 곳에 모든 찰제리 종
족과 그리고 바라문과 비사와 수타와 또는 바라타와 전다라 등
이 편안히 살 곳을 새로 세우면서 우물을 파서 물을 구할 적에
흙을 한 자[尺]쯤 파내면 그 속에 한 자의 허공이 생기고 이와
같이 흙을 한 길[丈]쯤 파내면 그 속에 다시 한 길의 허공이
생기게 되어 허공의 얕고 깊음이 흙을 많이 파내고 적게 파내
는 것에 따라 생기나니 허공은 흙으로 인하여 생기느냐 파내는
도구로 인하여 생기느냐 까닭도 없이 저절로 생기느냐?
아난아! 만약 또 혀공이 까닭도 없이 저절로 생기는 것이라
면 흙을 파내기 전에는 어찌하여 걸림이 없지 아니해서 오직
아득한 대지(大地)만 보이고 멀리 통달하지 못하더냐? 만약 흙
으로 인하여 생기는 것이라면 흙을 파낼 적에 응당 허공이 줄
어들어감을 보아야 할 것인데 만약 흙이 먼저 나오는데도 허공
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어떻게 허공이 흙으로 인하여 생긴다고
하겠느냐? 만약 나오거나 줄어들어감이 없다면 허공과 흙이 본
래 다른 원인이 없을 것이니 다른 원인이 없으면 같은 것이거
늘 그렇다면 흙이 나올 적에 허공은 어찌하여 나오지 않느냐?
만약 파내는 것으로 인하여 허공이 생긴다면 마땅히 파내는
데에 따라 허공이 생기는 것이므로 흙은 나오지 않아야 할 것
이며 파내는 것으로 인하여 생기는 것이 아니라면 파냄으로해
서 흙이 나오는 것이거늘 어찌하여 허공을 보게 되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