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구원의 참 의미
기독교인들이 생각하는 구원은 예수를 믿고 천국 가는 것이다. 성경이 말하는 구원이 정말 그런 것일까? 그것에 대해 살펴보자.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엡 2:8)라고 말한다. 이 말씀을 통하여 우리는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믿음과 구원이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자.
1. 믿음: 피스티스(πίστις, pistis)
믿음은 헬라어로 피스티스(πίστις, pistis)이다. 이 단어의 뜻을 알고 나면 우리는 우리가 믿음이 무엇인지를 안다고 착각했던 것들의 민낯이 드러난다.
우리는 흔히 믿음을 ‘마음속의 확신’이나 ‘지적 동의’로 여긴다. “나 하나님 믿어”라고 말할 때, 그것은 내 생각의 상태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믿음은 다르다.
먼저 믿음은 로마서 3장 22절, 26절, 갈라디아서 2장 16, 20절, 3장 22절, 에베소서 3장 12절, 빌립보서 3장 9절에서와 같이 우리 안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을 가리키는데, 이 믿음이 주님을 믿는 우리의 믿음이 되었다. 믿음은 대상이 있으며, 이 대상에서 믿음이 나온다. 이 대상은 예수님이신데, 그분은 육체가 되신 하나님이시다. 사람이 주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을 알고, 감상하며, 그분을 소중히 여길 때, 그분은 사람 안에 믿음을 생기게 하셔서 그분을 믿을 수 있게 하신다. 이와 같이 주님은 사람 안에 있는 믿음이 되시는데, 그 믿음으로 사람은 주님을 믿는다. 그러므로 이 믿음은 그분 안에 있는 믿음이 되며, 이 믿음은 또한 그분께 속한 믿음이기도 하다.
하나님은 그분의 신약 경륜에서 사람이 예수님, 곧 육체가 되신 하나님을 믿기 원하신다. 사람이 주님을 믿지 않는다면 하나님 앞에서 유일한 죄를 짓는 것이다(요 16:9). 그러나 만일 사람이 그분을 믿는다면 하나님 앞에서 지극히 의롭게 되고, 하나님은 이 믿음을 그 사람의 의로 여기신다. 동시에 이 믿음으로 말미암아 믿음의 대상, 즉 육체가 되신 하나님이신 주님께서 믿는 이들 안으로 들어오신다. 주님은 하나님의 의이시며, 하나님은 주님께서 내주하시는 사람들에게 주님을 의로 주셨다(렘 23:6). 이 모든 것은 그분 안에 있을 뿐만 아니라 그분께 속한 믿음에서 나오며, 또한 그 믿음에 달려 있다. 그래서 히브리서 기자는 “믿음의 시작과 완성자가 예수 그리스도이시다.”(히 12:2)라고 말한 것이다.
두 번째로 구약과 신약에 나타난 피스티스(πίστις, pistis)는 과거의 결단이나 단회적 사건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계 내에서의 실천을 뜻한다. 믿음은 단순히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에 들어가는 것을 넘어, 그 “관계 안에서 지속적으로 행해지는 신뢰와 충성”을 의미한다. 그래서 히브리어 에뮤나(אמונה, emuna), 즉 믿음은 신실이나 성실이나 확고함의 의미이다. 한 번 만에 영원히(άπαξ, hapax) 우리는 생명 안에서 구원을 받지만 그러나 매일의 삶에서 그리스도를 사는 삶을 살며 우리의 구원을 이루어나가야 한다(롬 5:10, 빌 1:21, 2:12). 구원은 한번 끊은 천국행 티켓이 아니라, 매일의 삶에서 증명해야 하는 묵직한 의리이다.
2. 구원: 소테리아(σωτηρία, soteria)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 그런데 ‘구원’인 ‘소테리아(σωτηρία)’에 이르면 기독교인의 통념은 더 와장창 깨진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구원을 죽어서 가는 내세의 안식으로 축소한다. 하지만 우리는 일단 우리의 머리에서 ‘소테리아(σωτηρία, soteria)=구원’이라는 등식을 지워야 한다. 구원은 예수를 믿고 천국 가는 것이 아니라 죄와 죽음으로부터의 해방이기 때문이다(롬 8:2).
초대교회 사람들에게 ‘소테리아(σωτηρία)’는 전쟁, 질병, 재난 같은 “즉각적 위험으로부터의 구출”이라는 역동적 행위였다. 구원을 죽음 이후의 문제로만 미루는 것은 “신약성서의 풍성한 구원 이해를 놓치는 일”이다. 구원은 먼 미래의 보험이 아니라, 죄와 죽음이라는 비참한 현실을 뚫고 들어오는 하나님의 개입이자 해방이다. 이것은 무기력한 현대 기독교인들에게 정신이 번쩍 드는 도전이 된다.
죄는 자기 중심성으로 사람 안에 있는 자기 중심성의 죄는 사람을 지배하고 조종하여 사람으로 하나님의 뜻과 다른 많은 일을 하게 한다. 하나님의 마지막 원수인 죽음은 사람을 약하게 하고 마르게 하고 쇠약하게 함으로 늙어 죽음에 이르게 한다(고전 15:26, 55-58). 한 편으로 죽음은 사람을 무력하게 하고 다른 한편으로 죽음은 사람을 둔감하게 한다. 죽음은 사람이 선을 행하려 할 때는 무력하게 하고 죄를 범하려 할 때는 무감각하게 한다. 구원은 이와 같은 죄와 죽음으로부터의 매 순간의 해방이다.
3. 결어
믿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으로 그것은 하나님과의 지속적인 관계 내에서의 실천이고, 구원은 죽음 이후가 아닌 지금 여기의 죄와 죽음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믿음으로 말미암아 지금 여기서 죄와 죽음으로부터 해방되는 구원을 받았다. 이것이 성경이 우리에게 말하는 믿음과 구원의 참 의미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