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가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는 이유
경영자의 잘못된 의사결정은 기업을 치명적인 위기로 몰아넣는 원인이 된다. 기업이 처한 문제를 인지하는 과정에서, 해결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그 결과를 인지하는 과정에서 경영자들이 범하기 쉬운 오류들을 정리한다.
경영자는 매일 매일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의사결정을 한다. 그 가운데에서 경영자는 최선을 다하지만, 사소한 것으로 치부한 문제가 나중에 기업의 명운을 좌우하는 치명적인 위기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기업의 최종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경영자는 어떤 이유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일까? 그것은 경영자가 인지 오류들(Cognitive biases) 속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인지 오류들은 의사결정 과정, 즉 환경 변화에 따라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 대안들을 선택/실행하고, 실행의 결과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 차 례 -
[ 문제에 대한 인지오류 ]
[해결 대안의 선택/실행 오류]
[실행 결과에 대한 인지적 오류]
* 사례 : 인지적 오류를 피한 펩시콜라의 성장
[ 문제에 대한 인지오류 ]
서양의 고대 신화에 ‘기회의 신’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미끈미끈한 그를 잡으려면 머리채를 움켜쥐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이 그가 눈앞에서 지나가는 것을 보기만 할 뿐 잡을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기회의 신은 앞 머리카락만 있을 뿐 뒷 머리카락이 없어서, 미리 앞에서 잡지 않는 한 헛손질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기회의 신을 잡는 것처럼 급변하는 환경을 미리 알고 대처하는 것은 어렵다. 왜냐하면 경영자도 인간이기 때문에 합리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급변하는 환경을 여유롭게 관찰하고 분석할 만한 시간과 자원이 풍부한 기업의 경영자는 많지 않은 편이다.
문제에 대한 인지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첫째, 발생 가능한 많은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 기법을 도입하거나, 이사회의 인력을 다양화하고 기능을 강화시켜야 한다. 둘째, 경영자 스스로가 자신의 한계를 알고 현업에 종사하는 당사자들을 만나 생생한 정보를 수집할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이해 관계가 없는 제 3자를 문제를 파악하는 과정에 참여시키거나, 여러 집단으로 하여금 발생 가능한 상황을 독립적으로 예측하도록 제도화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환경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중대한 문제가 확인되었을 때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절차를 공식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 문제를 제대로 인지 못하는 경우 : 문제에 대한 과소 평가 오류
(Underestimating uncertainty bias)
문제에 대한 과소 평가 오류란 경영자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만한 환경 변화가 있었는데도 이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문제에 대한 과소 평가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오류가 복합된 결과이다.
첫째, 경영자가 과도한 낙관주의에 파묻혀 있는 경우이다. 이러한 경영자들은 현재 드러나고 있는 문제의 위험성을 과소 평가하고 향후 발전에 따른 성공 가능성은 과대 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유전 공학을 기반으로 한 벤처 기업 지넥스社는 1982년 상장 기업이 될 정도로 급격히 성장하였다. 그러나 과도한 투자 때문에 자금난에 시달리게 되었다. 동사의 경영자들은 주요 제품인 무설탕 감미료(Sugarless sweetner)의 핵심 성분을 필요로 하던 썰社에 공급하기만 하면 자금난은 쉽게 해결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지넥스社 경영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썰社는 스스로 무설탕 감미료의 핵심 성분을 개발하였다. 당시 지넥스社의 경영자들은 썰社와 장기적인 공급 계약을 맺으려는 노력을 하기 보다 자신들의 기대로만 문제를 바라보았던 것이다.
둘째, ‘그 정도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라는 식으로 경영자 자신이나 기업 전체의 역량에 대한 자신감이 과도할 경우이다. 과거의 성공 체험에 익숙해져 있거나 현재 시장에서 선도 기업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기업의 경영자일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하다. 이런 경향은 경쟁사의 반응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된다. 예를 들면 모터싸이클의 1위 기업을 목표로 하던 야마하社가 혼다社에 신 모델 출시와 가격 인하를 통해 대대적으로 공세를 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전 세계 1위 기업이었던 혼다社는 더욱더 많은 신 모델을 출시하고 가격을 대대적으로 내려서 야마하社를 패퇴시켰다. 결국 야마하社는 얻은 것이 없었고, 이 틈새를 노린 스즈끼社에도 뒤지게 되었다.
셋째, 새로운 정보라 하더라도 이를 받아들일만한 자세가 되어 있지 않은 보수성(Conservatism)이 팽배한 경우이다. 이러한 오류는 일반적으로 관료주의가 팽배한 대규모 기업의 경영자들에게 잘 발생하는데, 포드社나 크라이슬러社에 비해 둔한 몸짓을 보이는 GM社가 대표적인 예이다. GM社에 자신이 설립한 EDS社를 매각하고 이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했던 로스 페로는 GM社를 떠나면서 GM식 의사결정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EDS 사람들은 뱀을 본 맨 처음 사람이 처리한다. 그러나 GM은 다르다. 우선 뱀에 관한 위원회를 조직한다. 그 후에 뱀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컨설턴트를 불러온다. 그리고 나서야 몇 년이고 뱀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해 토론을 벌이게 된다.”
● 문제를 왜곡되게 인지하는 경우 : 선택적 지각 오류 (Selective perception bias)
객관적인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경영자 자신의 개인적 경험과 지위에 따라 주관적인 판단을 우선하는 경향이다. 이러한 경영자들은 부정적인 정보가 계속 입수되더라도 애써 무시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을 위한 적절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게 된다.
Lilco(Long Island Lighting Company)의 경영자들은 1966년 화력 발전소보다 경제적인 원자력 발전소를 8,000만 달러 이하의 공사비로 7년 후 완성/가동한다는 계획을 추진했다. 그러나 동사의 경영자들은 50억 달러 이상을 사용한 1988년 발전소를 완공하지도 못하고 폐쇄하기로 결정하였다. 완공이 늦어진 것은 같은 발전 능력의 화력 발전소를 세우는 것보다 비싸져 버린 공사비와 설계/건설상의 불안전 때문이었다. 그러나 동사의 경영자들은 원자력 발전 반대주의자들의 방해와 원자력 발전에 대한 규제가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무리한 공사를 지속해 왔던 것이다.
[해결 대안의 선택/실행 오류]
프랑스 대혁명 시기 직전 굶주림에 시달린 군중들이 ‘빵을 달라’는 시위를 벌인 적이 있었다. 이런 군중들의 아우성에 대해 왕비였던 마리 앙뜨와네뜨는 ‘빵만 먹으니까 저런 문제가 생기지. 고기도 먹고 우유도 먹고 그러면 이런 문제가 없을텐데…’라고 말했다고 한다. 경영자들도 마리 앙뜨와네뜨처럼 문제가 발생한 것을 인지하였지만, 문제의 원인과 특성에 대해서 잘못 인지하여 엉뚱한 해결책을 시행할 수 있다. 이러한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첫째, 과거 의사결정의 유형을 분석, 당시의 환경과 문제의 성격에 비추어 당시 시행된 대안의 적합도를 분석하여 자료화해야 한다.
둘째,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의 성패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의 관련 정보를 수집하여 체계적으로 정리/DB화하여 참조 가능하도록 한다.
셋째, 해결 대안의 선택/실행과 관련하여 그 진척도 및 결과의 중요성을 판정할 수 있는 경보 장치(Signal)를 사전 설정하여 명시한다.
마지막으로 의사결정 과정에 ‘무조건 반대자(Devil's advocate)’를 지정하는 등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반대 의견이 항상 개진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 과거와 동일한 대안을 선택/실행하는 경우 : 동일시 오류 (Illusory correlations bias)
동일시 오류는 경영자가 실제로는 다른 문제인데도 과거에 해결했던 문제와 같은 문제로 인식할 때 생길 수 있는 오류다. 이 오류에 빠진 경영자는 과거의 패턴에 입각하여 동일한 잣대로 문제를 평가하게 되고, 그에 따라 자신의 기억에 익숙한 과거의 대응 방식을 선택/실행(Availability bias)하게 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된다.
1800년대 중반에 설립되었던 웨스턴 유니온社는 전신 사업의 독점 기업으로 수익도 엄청났을 뿐 아니라 기술과 규모에 따른 진입 장벽이 있어 1960년대까지 100여년을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었다. 웨스턴 유니온社의 경영자들은 1960년대부터 텔렉스, 팩스, 일일 배달(Overnight delivery) 등 대체재 성격의 산업이 등장하였지만, 자사의 독점적 지위를 허물어뜨린 전신 사업에 진입한 기업들과의 경쟁에 더욱 신경을 썼다. 그러나 대체재격인 산업들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1980년대에는 현금 유동성이 악화되기 시작했고, 여러 가지 회생 노력에도 불구하고 1987년 도산에 이르게 된다.
● 문제의 부분에 근거하여 대안을 선택/실행하는 경우 : 최근성 오류 (Recency bias)
경영자는 과거로부터 축적되어 온 정보보다 최근의 정보에 현혹되는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 이러한 오류는 경영자가 그 정보에 지나치게 집착할 경우 더욱 크게 확대되게 된다.
원래 아메리카 은행(Bank of America)은 1904년 창립되었을 때 기존의 대형 은행들과는 달리 일반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소매 금융을 통해 성장한 은행이었다. 그러나 아메리카 은행은 사세 확장을 위해 1970년대 유전 개발 및 에너지 대체 산업에 지나치게 투자하였고, 남미를 중심으로 한 제3세계 국가들에 대한 대출을 늘렸다. 오일 쇼크로 인한 충격의 여파와 중남미 국가들의 눈부신 외형 성장에 현혹되었던 것이었다. 그 결과 1980년대 초반 금융 자율화로 규제가 완화되어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남미 국가들의 외채 상환 유예 조치와 에너지 산업의 불황으로 아메리카 은행은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부도 채권을 안게 되었다. 아메리카 은행은 1985년 시티 은행에 세계 1위 자리를 내 준 채 본사 사옥을 파는 등 힘겨운 회생 노력을 하게 되었다.
● 잘못된 대안의 선택/실행을 되돌리는 못하는 경우 : 정당화 추구 오류
(Search for supportive evidence bias)
경영자는 해결 대안을 선택하여 시행하면서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자존감이 높은 경영자는 지위 상실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선택한 대안이 최적안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정보만을 찾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 처한 경영자들은 문제 해결이 점점 어려워짐에 따라 과민 반응(Overreaction)을 하게 되고 무리한 의사결정을 계속하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게 된다.
한 때 컴퓨터 업계의 총아였던 왕(Wang) 컴퓨터社는 정당화 추구 오류가 도산을 가속화시킨 경우이다. 세계 최초의 방정식 계산기를 개발했던 동사는 반도체의 등장으로 계산기가 무력화된 시점에서 설립자인 왕안 박사의 정확한 판단에 따라 워드 프로세서와 소형 컴퓨터 시장에 진출, 1984년 미국 기업 랭킹 76위로 성장하게 된다. 그러나 1985년 IBM社가 PC를 개발하면서, 자사의 하드웨어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세트로만 공급하던 왕 컴퓨터社는 급락 끝에 1992년 도산에 이르게 된다. 이는 왕박사가 친구들로 구성된 ‘중국 마피아’에 의존한 의사결정을 함으로써 시장의 변화에 둔감해진 탓이 컸다. 배달 지연과 계약 연기로 인한 소비자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을 때에도 왕박사는 예스 맨(Yes man)들로부터 잘 되어가고 있다는 말을 듣고 싶어했던 것이다.
[실행 결과에 대한 인지적 오류]
민족 33인의 한 사람으로 꿋꿋이 절개를 지키다가 광복 몇 년 전에 변절한 인사가 있었다. 그는 반민특위에 소환되었을 때 왜 끝까지 절개를 지키지 않았냐는 물음에 ‘일본이 그렇게 빨리 망할 줄 몰랐다. 모든 것은 내 탓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경영자들도 그 사람처럼 장기적 전망에 의하지 않고 단기적인 성과를 지향하여 큰 성공의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때로는 오히려 실패의 원인을 운이나 타인의 탓으로 돌려서 기업을 더 큰 위험에 빠지게도 한다.
이러한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첫째, 경영자는 실패와 성공이 기업 운영 과정에서 늘 있을 수 있는 과정이라는 것을 인식하여, 실패를 두려워한 나머지 더 큰 실수를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둘째, 의사결정의 전 과정과 대안의 시행 과정, 그 결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의사결정과 관련된 구성원들과 공유하도록 한다.
특히 의사결정이 실패로 끝났을 때에는 실패의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여 경영자는 물론 관련자에게 피드백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
● 올바른 선택을 지속시키지 못하는 경우 : 단기적 성과 지향 오류
(Preoccupation with the short term bias)
단기적인 성과를 지향하는 경영자는 올바른 선택을 하고도 부정적인 결과에 민감한 나머지 섣부르게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 즉 단기적으로 손해가 되더라도 장기적으로 이익이 되는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수익 확대를 위해 사업 다각화의 필요성을 느낀 제록스社의 경영자들은1968년 SDS 社를 매입하였다. 동사는 연구 센터(Palo Alto center)를 세우고 꾸준한 연구 활동을 통해 1973년 최초의 PC를 개발하였으나 1975년 컴퓨터 사업을 포기하였다.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여 투자 금액을 회수하기가 어렵다고 예측한 결과였다. 그러나 제록스 社의 경영자들은 연구 센터를 중심으로 구축된 지식조차 사장시키는 어리석음을 범 했다. 이 때 구축된 지식의 대부분은 스티브 잡스가 개발한 애플 컴퓨터의 원형이 된 것이었다.
몇 년 후 컴퓨터 시장이 급속하게 발전하게 되고 제록스社의 주력인 복사 사업이 난조를 보이면서 제록스社는 다시 컴퓨터 사업에 뛰어들게 된다. 그러나 이 때는 이미 기회가 지나간 후였다.
● 악순환을 지속시키는 경우: 실패의 외부 귀인 오류
(Attribution of success and failure bias)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경영자들도 성공은 자신의 탓으로, 실패는 운이나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경영자가 문제 해결에 실패한 경우에 운이나 다른 사람들의 탓으로 돌린다면, 의사결정의 실패는 되풀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따라서 기업도 그 명을 다 할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1980년 창립된 피플 익스프레스社는 창업 5년 만에 미국 5대 항공사로 성장하였다. 창사 당시 50명에 불과했던 직원 수는 4천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도널드 버 회장은 회사의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늘어난 작업 양을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다른 항공사에 비해 30% 이상 싼 운임을 유지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직원들의 사기가 낮아지면서 경영 성과가 악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도널드 버 회장은 직원들의 불만과 낮아진 사기를 자신의 경영 방식 때문인 것을 인정하지 않고 일부 불만분자의 선동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창업 공신들을 비롯한 우수한 사원이 이탈하고 주식 가격이 폭락하면서, 직원들의 이탈과 사기 저하가 반복된 끝에 1986년 텍사스 항공社에 합병된 것이었다.
경영자의 의사결정은 기업의 성장과 쇠퇴를 좌우하는 관건이다. 그러나 경영자도 인간이기 때문에 인지 오류를 범하기 마련이다. 인지 오류로 인한 의사결정 실수를 최소화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의사결정을 하는 경영자의 몫이다. 따라서 경영자가 어떻게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인지 오류를 최소화하는 최선의 방책일 것이다.
* 사례 : 인지적 오류를 피한 펩시콜라의 성장
펩시콜라의 성장은 위기 상황에서 인지적 오류를 범하지 않은 경영자들 덕분이다.
1893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펩시콜라는 이미 1886년에 등장하여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코카콜라에 비해 약세일 수밖에 없었다. 펩시콜라는 제조비법을 철저히 감춘 코카콜라에 대응하여 달콤한 맛의 콜라를 만들었지만, 소비자들은 비슷한 가격에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1930년대 초반까지 펩시콜라는 도산의 위기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군소업체에 불과했다.
1933년 펩시콜라의 경영자들은 ‘Twice as much for a nikel’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코카콜라의 절반 가격에 펩시콜라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도산의 위기였고, 자사의 지위를 냉정히 판단한 결과 코카콜라의 절반가격이 적당하다고 인식한 것이었다. 시장의 지배적 지위에 있는 코카콜라를 겨냥한 가격 전쟁이라기보다는 기타 군소업체를 향한 전쟁이었다. 이미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코카콜라와의 품질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거나 하는 인지적 오류를 저지르지 않았다. 그 결과 로얄 크라운, Dr. 페퍼 같은 군소 업체들을 확실히 제치고 2위 기업으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하게 되었다.
펩시콜라는 코카콜라에 비해 저가격을 유지하는 전략을 70년대 초까지 계속하면서, 2위 기업의 입지를 이용하여 가격을 조금씩 올리면서 광고를 통해 이미지를 키워나가는 전략을 구사하였다.
단기적 성과를 노리기보다는 장기적 차원에서 자사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자한 것이다.
1960년대는 코카콜라의 스프라이트, 탭, 프레스카와 같은 신제품에 대응하여 파티오, 다이어트 펩시, 마운틴 듀 등을 출시하여 시장의 흐름을 반영하는 한편, 프리토-레이를 합병하여 현금 유동성을 강화하였다.1970년대 원료 값이 인상되자 펩시콜라의 경영자들은 코카콜라의 품질에 대항하여 위기를 극복하기로 결정한다. 코카콜라와 가격을 같게 하면서 이른바 ‘콜라 전쟁’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이때 펩시콜라의 경쟁 원칙은 두 가지였다고 한다. 첫째, 코카콜라와 정면 대결하지 않는다. 경쟁의 룰을 바꿀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한다. 둘째, 코카콜라의 강점을 확인하고 이를 무력화시킨다.
코카콜라의 아성을 허물어뜨리기 위한 방법은 첫째, ‘The choice of a new generation’이라는 기치로 젊은층을 공략하여 코카콜라를 늙은 세대가 마시는 음료수로 포지셔닝 하는 것이었다.
둘째, 펩시콜라가 품질이 떨어진다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Blind test)’를 도입, 브랜드가 보이지 않을 때 사람들이 펩시콜라를 선택하는 것을 확인시켜 품질의 우수성을 홍보하였다.
셋째, 플라스틱으로 된 대용량의 병을 도입하고, 여러 개를 동시에 운반할 수 있도록 포장하는 등 편의성에 호소하여 코카콜라의 ‘매끄럽고 익숙한 병’ 이미지를 약화시켰다. 마지막으로 넓은 시장을 방어해야 하는 코카콜라의 약점을 이용, 특정 지역의 특정 유통 채널(레스토랑 등)을 집중 공략하였다. 현재 펩시콜라는 코카콜라와 대등한 입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펩시콜라의 전략은 절대적 지위를 구가하던 코카콜라가 ‘The real thing’이라는 슬로건마저 포기하고 펩시콜라의 맛을 따라‘뉴 코크’를 만들어내야 할 만큼 효과적이었다. 도산의 위기와 원료 가격 상승의 위기를 코카콜라를 피해 가는 가격 전쟁과 코카콜라를 겨냥한 품질 전쟁으로 효과적으로 대응한 것은 펩시콜라의 경영자들이 스스로를 함정에 빠뜨리는 의사결정의 인지 오류를 최소화한 결과인 것이다.
출처: LG 경제연구소
경영자의 잘못된 의사결정은 기업을 치명적인 위기로 몰아넣는 원인이 된다. 기업이 처한 문제를 인지하는 과정에서, 해결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그 결과를 인지하는 과정에서 경영자들이 범하기 쉬운 오류들을 정리한다.
경영자는 매일 매일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의사결정을 한다. 그 가운데에서 경영자는 최선을 다하지만, 사소한 것으로 치부한 문제가 나중에 기업의 명운을 좌우하는 치명적인 위기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기업의 최종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경영자는 어떤 이유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일까? 그것은 경영자가 인지 오류들(Cognitive biases) 속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인지 오류들은 의사결정 과정, 즉 환경 변화에 따라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 대안들을 선택/실행하고, 실행의 결과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 차 례 -
[ 문제에 대한 인지오류 ]
[해결 대안의 선택/실행 오류]
[실행 결과에 대한 인지적 오류]
* 사례 : 인지적 오류를 피한 펩시콜라의 성장
[ 문제에 대한 인지오류 ]
서양의 고대 신화에 ‘기회의 신’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미끈미끈한 그를 잡으려면 머리채를 움켜쥐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이 그가 눈앞에서 지나가는 것을 보기만 할 뿐 잡을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기회의 신은 앞 머리카락만 있을 뿐 뒷 머리카락이 없어서, 미리 앞에서 잡지 않는 한 헛손질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기회의 신을 잡는 것처럼 급변하는 환경을 미리 알고 대처하는 것은 어렵다. 왜냐하면 경영자도 인간이기 때문에 합리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급변하는 환경을 여유롭게 관찰하고 분석할 만한 시간과 자원이 풍부한 기업의 경영자는 많지 않은 편이다.
문제에 대한 인지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첫째, 발생 가능한 많은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 기법을 도입하거나, 이사회의 인력을 다양화하고 기능을 강화시켜야 한다. 둘째, 경영자 스스로가 자신의 한계를 알고 현업에 종사하는 당사자들을 만나 생생한 정보를 수집할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이해 관계가 없는 제 3자를 문제를 파악하는 과정에 참여시키거나, 여러 집단으로 하여금 발생 가능한 상황을 독립적으로 예측하도록 제도화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환경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중대한 문제가 확인되었을 때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절차를 공식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 문제를 제대로 인지 못하는 경우 : 문제에 대한 과소 평가 오류
(Underestimating uncertainty bias)
문제에 대한 과소 평가 오류란 경영자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만한 환경 변화가 있었는데도 이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문제에 대한 과소 평가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오류가 복합된 결과이다.
첫째, 경영자가 과도한 낙관주의에 파묻혀 있는 경우이다. 이러한 경영자들은 현재 드러나고 있는 문제의 위험성을 과소 평가하고 향후 발전에 따른 성공 가능성은 과대 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유전 공학을 기반으로 한 벤처 기업 지넥스社는 1982년 상장 기업이 될 정도로 급격히 성장하였다. 그러나 과도한 투자 때문에 자금난에 시달리게 되었다. 동사의 경영자들은 주요 제품인 무설탕 감미료(Sugarless sweetner)의 핵심 성분을 필요로 하던 썰社에 공급하기만 하면 자금난은 쉽게 해결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지넥스社 경영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썰社는 스스로 무설탕 감미료의 핵심 성분을 개발하였다. 당시 지넥스社의 경영자들은 썰社와 장기적인 공급 계약을 맺으려는 노력을 하기 보다 자신들의 기대로만 문제를 바라보았던 것이다.
둘째, ‘그 정도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라는 식으로 경영자 자신이나 기업 전체의 역량에 대한 자신감이 과도할 경우이다. 과거의 성공 체험에 익숙해져 있거나 현재 시장에서 선도 기업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기업의 경영자일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하다. 이런 경향은 경쟁사의 반응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된다. 예를 들면 모터싸이클의 1위 기업을 목표로 하던 야마하社가 혼다社에 신 모델 출시와 가격 인하를 통해 대대적으로 공세를 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전 세계 1위 기업이었던 혼다社는 더욱더 많은 신 모델을 출시하고 가격을 대대적으로 내려서 야마하社를 패퇴시켰다. 결국 야마하社는 얻은 것이 없었고, 이 틈새를 노린 스즈끼社에도 뒤지게 되었다.
셋째, 새로운 정보라 하더라도 이를 받아들일만한 자세가 되어 있지 않은 보수성(Conservatism)이 팽배한 경우이다. 이러한 오류는 일반적으로 관료주의가 팽배한 대규모 기업의 경영자들에게 잘 발생하는데, 포드社나 크라이슬러社에 비해 둔한 몸짓을 보이는 GM社가 대표적인 예이다. GM社에 자신이 설립한 EDS社를 매각하고 이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했던 로스 페로는 GM社를 떠나면서 GM식 의사결정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EDS 사람들은 뱀을 본 맨 처음 사람이 처리한다. 그러나 GM은 다르다. 우선 뱀에 관한 위원회를 조직한다. 그 후에 뱀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컨설턴트를 불러온다. 그리고 나서야 몇 년이고 뱀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해 토론을 벌이게 된다.”
● 문제를 왜곡되게 인지하는 경우 : 선택적 지각 오류 (Selective perception bias)
객관적인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경영자 자신의 개인적 경험과 지위에 따라 주관적인 판단을 우선하는 경향이다. 이러한 경영자들은 부정적인 정보가 계속 입수되더라도 애써 무시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을 위한 적절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게 된다.
Lilco(Long Island Lighting Company)의 경영자들은 1966년 화력 발전소보다 경제적인 원자력 발전소를 8,000만 달러 이하의 공사비로 7년 후 완성/가동한다는 계획을 추진했다. 그러나 동사의 경영자들은 50억 달러 이상을 사용한 1988년 발전소를 완공하지도 못하고 폐쇄하기로 결정하였다. 완공이 늦어진 것은 같은 발전 능력의 화력 발전소를 세우는 것보다 비싸져 버린 공사비와 설계/건설상의 불안전 때문이었다. 그러나 동사의 경영자들은 원자력 발전 반대주의자들의 방해와 원자력 발전에 대한 규제가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무리한 공사를 지속해 왔던 것이다.
[해결 대안의 선택/실행 오류]
프랑스 대혁명 시기 직전 굶주림에 시달린 군중들이 ‘빵을 달라’는 시위를 벌인 적이 있었다. 이런 군중들의 아우성에 대해 왕비였던 마리 앙뜨와네뜨는 ‘빵만 먹으니까 저런 문제가 생기지. 고기도 먹고 우유도 먹고 그러면 이런 문제가 없을텐데…’라고 말했다고 한다. 경영자들도 마리 앙뜨와네뜨처럼 문제가 발생한 것을 인지하였지만, 문제의 원인과 특성에 대해서 잘못 인지하여 엉뚱한 해결책을 시행할 수 있다. 이러한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첫째, 과거 의사결정의 유형을 분석, 당시의 환경과 문제의 성격에 비추어 당시 시행된 대안의 적합도를 분석하여 자료화해야 한다.
둘째,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의 성패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의 관련 정보를 수집하여 체계적으로 정리/DB화하여 참조 가능하도록 한다.
셋째, 해결 대안의 선택/실행과 관련하여 그 진척도 및 결과의 중요성을 판정할 수 있는 경보 장치(Signal)를 사전 설정하여 명시한다.
마지막으로 의사결정 과정에 ‘무조건 반대자(Devil's advocate)’를 지정하는 등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반대 의견이 항상 개진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 과거와 동일한 대안을 선택/실행하는 경우 : 동일시 오류 (Illusory correlations bias)
동일시 오류는 경영자가 실제로는 다른 문제인데도 과거에 해결했던 문제와 같은 문제로 인식할 때 생길 수 있는 오류다. 이 오류에 빠진 경영자는 과거의 패턴에 입각하여 동일한 잣대로 문제를 평가하게 되고, 그에 따라 자신의 기억에 익숙한 과거의 대응 방식을 선택/실행(Availability bias)하게 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된다.
1800년대 중반에 설립되었던 웨스턴 유니온社는 전신 사업의 독점 기업으로 수익도 엄청났을 뿐 아니라 기술과 규모에 따른 진입 장벽이 있어 1960년대까지 100여년을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었다. 웨스턴 유니온社의 경영자들은 1960년대부터 텔렉스, 팩스, 일일 배달(Overnight delivery) 등 대체재 성격의 산업이 등장하였지만, 자사의 독점적 지위를 허물어뜨린 전신 사업에 진입한 기업들과의 경쟁에 더욱 신경을 썼다. 그러나 대체재격인 산업들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1980년대에는 현금 유동성이 악화되기 시작했고, 여러 가지 회생 노력에도 불구하고 1987년 도산에 이르게 된다.
● 문제의 부분에 근거하여 대안을 선택/실행하는 경우 : 최근성 오류 (Recency bias)
경영자는 과거로부터 축적되어 온 정보보다 최근의 정보에 현혹되는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 이러한 오류는 경영자가 그 정보에 지나치게 집착할 경우 더욱 크게 확대되게 된다.
원래 아메리카 은행(Bank of America)은 1904년 창립되었을 때 기존의 대형 은행들과는 달리 일반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소매 금융을 통해 성장한 은행이었다. 그러나 아메리카 은행은 사세 확장을 위해 1970년대 유전 개발 및 에너지 대체 산업에 지나치게 투자하였고, 남미를 중심으로 한 제3세계 국가들에 대한 대출을 늘렸다. 오일 쇼크로 인한 충격의 여파와 중남미 국가들의 눈부신 외형 성장에 현혹되었던 것이었다. 그 결과 1980년대 초반 금융 자율화로 규제가 완화되어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남미 국가들의 외채 상환 유예 조치와 에너지 산업의 불황으로 아메리카 은행은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부도 채권을 안게 되었다. 아메리카 은행은 1985년 시티 은행에 세계 1위 자리를 내 준 채 본사 사옥을 파는 등 힘겨운 회생 노력을 하게 되었다.
● 잘못된 대안의 선택/실행을 되돌리는 못하는 경우 : 정당화 추구 오류
(Search for supportive evidence bias)
경영자는 해결 대안을 선택하여 시행하면서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자존감이 높은 경영자는 지위 상실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선택한 대안이 최적안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정보만을 찾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 처한 경영자들은 문제 해결이 점점 어려워짐에 따라 과민 반응(Overreaction)을 하게 되고 무리한 의사결정을 계속하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게 된다.
한 때 컴퓨터 업계의 총아였던 왕(Wang) 컴퓨터社는 정당화 추구 오류가 도산을 가속화시킨 경우이다. 세계 최초의 방정식 계산기를 개발했던 동사는 반도체의 등장으로 계산기가 무력화된 시점에서 설립자인 왕안 박사의 정확한 판단에 따라 워드 프로세서와 소형 컴퓨터 시장에 진출, 1984년 미국 기업 랭킹 76위로 성장하게 된다. 그러나 1985년 IBM社가 PC를 개발하면서, 자사의 하드웨어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세트로만 공급하던 왕 컴퓨터社는 급락 끝에 1992년 도산에 이르게 된다. 이는 왕박사가 친구들로 구성된 ‘중국 마피아’에 의존한 의사결정을 함으로써 시장의 변화에 둔감해진 탓이 컸다. 배달 지연과 계약 연기로 인한 소비자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을 때에도 왕박사는 예스 맨(Yes man)들로부터 잘 되어가고 있다는 말을 듣고 싶어했던 것이다.
[실행 결과에 대한 인지적 오류]
민족 33인의 한 사람으로 꿋꿋이 절개를 지키다가 광복 몇 년 전에 변절한 인사가 있었다. 그는 반민특위에 소환되었을 때 왜 끝까지 절개를 지키지 않았냐는 물음에 ‘일본이 그렇게 빨리 망할 줄 몰랐다. 모든 것은 내 탓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경영자들도 그 사람처럼 장기적 전망에 의하지 않고 단기적인 성과를 지향하여 큰 성공의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때로는 오히려 실패의 원인을 운이나 타인의 탓으로 돌려서 기업을 더 큰 위험에 빠지게도 한다.
이러한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첫째, 경영자는 실패와 성공이 기업 운영 과정에서 늘 있을 수 있는 과정이라는 것을 인식하여, 실패를 두려워한 나머지 더 큰 실수를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둘째, 의사결정의 전 과정과 대안의 시행 과정, 그 결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의사결정과 관련된 구성원들과 공유하도록 한다.
특히 의사결정이 실패로 끝났을 때에는 실패의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여 경영자는 물론 관련자에게 피드백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
● 올바른 선택을 지속시키지 못하는 경우 : 단기적 성과 지향 오류
(Preoccupation with the short term bias)
단기적인 성과를 지향하는 경영자는 올바른 선택을 하고도 부정적인 결과에 민감한 나머지 섣부르게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 즉 단기적으로 손해가 되더라도 장기적으로 이익이 되는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수익 확대를 위해 사업 다각화의 필요성을 느낀 제록스社의 경영자들은1968년 SDS 社를 매입하였다. 동사는 연구 센터(Palo Alto center)를 세우고 꾸준한 연구 활동을 통해 1973년 최초의 PC를 개발하였으나 1975년 컴퓨터 사업을 포기하였다.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여 투자 금액을 회수하기가 어렵다고 예측한 결과였다. 그러나 제록스 社의 경영자들은 연구 센터를 중심으로 구축된 지식조차 사장시키는 어리석음을 범 했다. 이 때 구축된 지식의 대부분은 스티브 잡스가 개발한 애플 컴퓨터의 원형이 된 것이었다.
몇 년 후 컴퓨터 시장이 급속하게 발전하게 되고 제록스社의 주력인 복사 사업이 난조를 보이면서 제록스社는 다시 컴퓨터 사업에 뛰어들게 된다. 그러나 이 때는 이미 기회가 지나간 후였다.
● 악순환을 지속시키는 경우: 실패의 외부 귀인 오류
(Attribution of success and failure bias)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경영자들도 성공은 자신의 탓으로, 실패는 운이나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경영자가 문제 해결에 실패한 경우에 운이나 다른 사람들의 탓으로 돌린다면, 의사결정의 실패는 되풀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따라서 기업도 그 명을 다 할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1980년 창립된 피플 익스프레스社는 창업 5년 만에 미국 5대 항공사로 성장하였다. 창사 당시 50명에 불과했던 직원 수는 4천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도널드 버 회장은 회사의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늘어난 작업 양을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다른 항공사에 비해 30% 이상 싼 운임을 유지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직원들의 사기가 낮아지면서 경영 성과가 악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도널드 버 회장은 직원들의 불만과 낮아진 사기를 자신의 경영 방식 때문인 것을 인정하지 않고 일부 불만분자의 선동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창업 공신들을 비롯한 우수한 사원이 이탈하고 주식 가격이 폭락하면서, 직원들의 이탈과 사기 저하가 반복된 끝에 1986년 텍사스 항공社에 합병된 것이었다.
경영자의 의사결정은 기업의 성장과 쇠퇴를 좌우하는 관건이다. 그러나 경영자도 인간이기 때문에 인지 오류를 범하기 마련이다. 인지 오류로 인한 의사결정 실수를 최소화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의사결정을 하는 경영자의 몫이다. 따라서 경영자가 어떻게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인지 오류를 최소화하는 최선의 방책일 것이다.
* 사례 : 인지적 오류를 피한 펩시콜라의 성장
펩시콜라의 성장은 위기 상황에서 인지적 오류를 범하지 않은 경영자들 덕분이다.
1893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펩시콜라는 이미 1886년에 등장하여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코카콜라에 비해 약세일 수밖에 없었다. 펩시콜라는 제조비법을 철저히 감춘 코카콜라에 대응하여 달콤한 맛의 콜라를 만들었지만, 소비자들은 비슷한 가격에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1930년대 초반까지 펩시콜라는 도산의 위기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군소업체에 불과했다.
1933년 펩시콜라의 경영자들은 ‘Twice as much for a nikel’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코카콜라의 절반 가격에 펩시콜라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도산의 위기였고, 자사의 지위를 냉정히 판단한 결과 코카콜라의 절반가격이 적당하다고 인식한 것이었다. 시장의 지배적 지위에 있는 코카콜라를 겨냥한 가격 전쟁이라기보다는 기타 군소업체를 향한 전쟁이었다. 이미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코카콜라와의 품질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거나 하는 인지적 오류를 저지르지 않았다. 그 결과 로얄 크라운, Dr. 페퍼 같은 군소 업체들을 확실히 제치고 2위 기업으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하게 되었다.
펩시콜라는 코카콜라에 비해 저가격을 유지하는 전략을 70년대 초까지 계속하면서, 2위 기업의 입지를 이용하여 가격을 조금씩 올리면서 광고를 통해 이미지를 키워나가는 전략을 구사하였다.
단기적 성과를 노리기보다는 장기적 차원에서 자사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자한 것이다.
1960년대는 코카콜라의 스프라이트, 탭, 프레스카와 같은 신제품에 대응하여 파티오, 다이어트 펩시, 마운틴 듀 등을 출시하여 시장의 흐름을 반영하는 한편, 프리토-레이를 합병하여 현금 유동성을 강화하였다.1970년대 원료 값이 인상되자 펩시콜라의 경영자들은 코카콜라의 품질에 대항하여 위기를 극복하기로 결정한다. 코카콜라와 가격을 같게 하면서 이른바 ‘콜라 전쟁’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이때 펩시콜라의 경쟁 원칙은 두 가지였다고 한다. 첫째, 코카콜라와 정면 대결하지 않는다. 경쟁의 룰을 바꿀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한다. 둘째, 코카콜라의 강점을 확인하고 이를 무력화시킨다.
코카콜라의 아성을 허물어뜨리기 위한 방법은 첫째, ‘The choice of a new generation’이라는 기치로 젊은층을 공략하여 코카콜라를 늙은 세대가 마시는 음료수로 포지셔닝 하는 것이었다.
둘째, 펩시콜라가 품질이 떨어진다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Blind test)’를 도입, 브랜드가 보이지 않을 때 사람들이 펩시콜라를 선택하는 것을 확인시켜 품질의 우수성을 홍보하였다.
셋째, 플라스틱으로 된 대용량의 병을 도입하고, 여러 개를 동시에 운반할 수 있도록 포장하는 등 편의성에 호소하여 코카콜라의 ‘매끄럽고 익숙한 병’ 이미지를 약화시켰다. 마지막으로 넓은 시장을 방어해야 하는 코카콜라의 약점을 이용, 특정 지역의 특정 유통 채널(레스토랑 등)을 집중 공략하였다. 현재 펩시콜라는 코카콜라와 대등한 입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펩시콜라의 전략은 절대적 지위를 구가하던 코카콜라가 ‘The real thing’이라는 슬로건마저 포기하고 펩시콜라의 맛을 따라‘뉴 코크’를 만들어내야 할 만큼 효과적이었다. 도산의 위기와 원료 가격 상승의 위기를 코카콜라를 피해 가는 가격 전쟁과 코카콜라를 겨냥한 품질 전쟁으로 효과적으로 대응한 것은 펩시콜라의 경영자들이 스스로를 함정에 빠뜨리는 의사결정의 인지 오류를 최소화한 결과인 것이다.
출처: LG 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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