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한 걸음 앞서야 하고, 질문에는 즉각적이고 명쾌한 답을 내놓아야 유능하다고 평가받는 세상이다. 이런 흐름 속에 시인은 “나는 느리다”라고 당당히 고백하며 시를 시작한다. ‘하고 싶은 말은 뒤에야 떠오르고, 울어야 할 때도 때를 놓쳐 뒤늦게 흐르는 눈물. 말도, 걸음도 생각도 모두 느린’ 모습은 요령 없고 서툰 이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인은 이를 부끄러워하거나 자책하지 않는다. 오히려 말과 걸음 생각의 느림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며 자신만의 보폭으로 걸어가길 선택한다.
빨리빨리 세상에 사는 우리들에게 ‘작은 꽃들의 웃음’과 ‘대지의 조용한 목소리’를 알아채는 것, 바로 ‘느림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 아닐까?
“느린 내가/ 느릿느릿/ 꽃 피는 봄 길을 간다// 팔랑팔랑 나비 뒤로/ 작은 꽃들 웃는 게 보이고// 쉬엄쉬엄 가// 대지의 조용한 목소리도 들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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