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시험 성적에 참 예민하다. 빨간 / 앞에 금세 시무룩해지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쓰였다. 그래서 한 단원이 끝나고 평가하는 수학 시험에 아이들이 틀린 문제에 아무 표시도 하지 않았다. 한 번의 기회를 더 주는 우리 반만의 약속이었다. 다시 풀어 정답일 때 그 번호에 별표(★)를 해 주었다. 별표를 받은 아이들의 환한 미소가 떠오른다. 오인태 시인의 〈틀려도 꽃!〉을 읽으며 그때 그 아이들의 얼굴이 다시금 떠올랐다.
“100점 아니면 어때/ 좀 틀리면 어때”
완벽하지 않아도, 남들보다 좀 늦거나 서툴러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시인의 조용한 응원에 마음이 포근해진다. 시험지 위의 곱표(×)를 꽃표(♣)로 바꾸어 피어내는 선생님의 다정한 시선, 그리고 “틀린 답은 있어도 틀린 꽃은 없는 거야”라는 마지막 구절은 정답과 오답이라는 이분법적인 세상 속에서 지친 모두를 보듬는다.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틀리지 않은 꽃”이라고 말해주는 목소리. 그 따뜻한 온기에 기분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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