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랑땡’에서 ‘둥근 달’을 발견하는 시선이 매력적이다. 기름을 두른 검은 프라이팬은 순식간에 어두운 ‘밤하늘’이 되고, 노란 달걀물을 입은 동그랑땡은 하늘을 밝히는 ‘노란 달’로 변신한다. 모난 곳 없이 동글동글한, 달걀물 입은 동그랑땡은 ‘노란 보름달’과 많이 닮았다.
프라이팬 위에서 동그랑땡을 익어가는 소리 “치직치직 사르르 사르르” 라는 의성어도 재미있다. 동그랑땡이 익어가는 소리뿐 아니라 입에 넣으면 적당한 육즙이 쫙 퍼지며 사르르 녹아내릴 것 같은 맛도 느껴진다.
“젓가락으로/ 이쪽저쪽 눌러보고/ 가볍게 들어 올리는 엄마” 동그랑땡을 굽는 엄마의 동작 하나하나가 선하게 그려진다. 시인에게 동그랑땡은 엄마를 기억하게 하는 음식일 지도 모른다. 시 속에서 엄마가 들려주는 ‘들어보지 못한 달의 노래’가 가족들을 위해 부지런히 손을 움직이며 음식을 만들어내는 사랑의 소리는 아닐까? 지금은 반제품으로 만들어진 ‘동그랑땡’이 많지만 내가 어릴 적에는 명절에나 맛볼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다. 기름을 두른 검은 프라이팬 위에서 치직치직 익어가는 동그랑땡 냄새가 풍기면 명절임을 실감했다. 오늘은 나도 검은 프라이팬에서 둥근 달을 띄우고, 밤하늘을 환하게 밝힐 노란 달을 구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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