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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기 자리/ 임수현

작성자똘망|작성시간26.07.07|조회수42 목록 댓글 0

임수현 시인의 막대기 자리는 인디언 부족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아이들이 화를 다스리는 건강한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다. 화라는 감정에 휘둘려 즉각적인 반응을 하지 않고, 그 감정과 함께 걸으며 물리적시간적 거리를 두는 것이다. 또한 화가 다 풀린 지점에 막대기를 꽂아둠으로써,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짐을 그 자리에 온전히 두고 온다는 시각적인 정화를 상징하기도 한다. 대지를 밟고 걸으며 자연 속에서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방식은 실제 인디언들의 자연 친화적인 삶의 철학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

 

아이는 분식집, 학원 차, 피시방 등 자신을 둘러싼 일상적인 소음과 유혹을 지나쳐 씩씩거리며 걸어간다. 아이가 동네을 걷는 행위는 이내 사막을 지나고, 바다를 건너는 거대한 상상의 세계로 확장된다. 거칠고 메마른 사막을 지나며 뾰족하게 돋아났던 화의 모서리를 마주한다. 넓고 깊은 바다를 만나면서 뜨겁던 화는 시원하게 식어내린다.

 

마음이 시원해진 아이가 돌아온 곳은 우리 집이다. 집 문을 열었을 때 코끝을 스치는 보글보글 카레 냄새는 불안정했던 아이의 마음을 붙잡아주는 가장 따뜻하고 확실한 위로가 된다. 인디언 부족처럼 멀리 모래사막에, 바다 끝에 꽂아두는 것이 아니라 나를 포용해 주고 안전하게 감싸주는 이 막대기를 꽂아두는 완벽한

자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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