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에게
이예인
나한테 초능력이 하나 있다
하늘을 나는 것
아기 때 내가 날아가 버릴까
꽉 잡고 있느라
엄마 팔이 두꺼워졌다
다른 사람 앞에서 절대 날지 마
알겠다고 했지만
아무도 없는 거리
컴컴한 나무 사이를 날았다
남의 집 옥상을 밟고
성당 꼭대기까지
그런데 성당 종탑에
웬 처음 보는 할머니가 앉아
담배 피우고 있다
나를 훑어보더니 말한다
너도 마녀구나
많이 연습해 둬
안 하다 보면 마법도 녹슬거든
빗자루를 잡자마자
몸이 부르르 떨린다
귓가에 오토바이 엔진 소리가 울린다
내가 누군지 알게 되면 들리는
그런 소리다
《창비어린이》2026년 여름 93호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