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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이상교(시인의 말)

작성자아니눈물|작성시간26.06.12|조회수75 목록 댓글 1

바늘

이상교

 

 

뾰족뾰족 바늘로

옷을 꿰맨다.

 

바늘에 실을 꿰어

한 땀 한 땀

 

뾰족한 바늘로

바느질한다.

 

꼼꼼

잡아당기며 꿰맨다.

 

뾰족 날카로운 바늘.

손끝을 콕 찌르는

바늘.

 

꿰매고 나면

포근포근한 자리를 남겨 놓는다.

뺨에 대어도 따갑지 않은

자리를 남겨 놓는다.

 

뾰족한 바늘이

콕 찌르는 바늘이.

 

 

귀뚜라미, 별


큰 딸아이가 다섯 살가량 되었을 때예요.
가을, 아이와 외할머니네 놀러 갔다가 밤 열 시쯤 살림집으로
돌아왔지요. 살림집이라고 해야 북향으로 창문 하나씩이 있는
방 두 개와 부엌인 작은 집이었어요.
집 안에는 불이 켜 있지 않아 깜깜했지요.
"우리 집에 다 왔다. 들어가자."
손지갑에서 쪽문에 달린 자물통의 열쇠를 찾으면서 나는 아이에게
중얼거리는 것처럼 말했어요. 외가 식구들로 법석이던, 제법 커다란
집에서 마악 돌아와 아이나 나나 조금 쓸쓸했지요.
그때예요. 문을 열기 전인데, 집 안에서 또로록또로록, 똘똘똘―
귀뚜라미 소리가 들렸어요. 
나는 잠자코 서서 한참이나 귀뚜라미 소리에 귀를 기울였지요.
문 여는 걸 잊고 얕은 처마 밑에 서서 밤하늘을 올려다보았어요.
또로록또로록, 똘똘똘― 귀뚜라미 소리가 마치
밤하늘의 맑은 별빛처럼 생각되어서였어요.
그 날의 맑은 별빛 같았던 귀뚜라미 울음소리는
지금도 내 귀에 또렷해요. 그 무렵에 펴냈던 첫 동시집
《우리 집 귀뚜라미》를 나는 여전히 사랑해요.
어린이들이 많이 바쁘지 않고 쓸쓸할 틈도 좀 있어서
시를 많이 읽고 이따금 쓸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요.
끝으로 동시집 《우리 집 귀뚜라미》는 예전에 냈던 것을
그림을 새로 넣어 펴냈음을 일러 드립니다.
그리고 동시집 《우리 집 귀뚜라미》를 새롭게 묶어 준
출판사 '고래가 숨쉬는 도서관'에 참으로
고마운 인사를 전합니다.

2013년 8월
귀뚜라미가 숨어서 울음을 준비하는 때에
이상교



이상교 동시집, 《우리 집 귀뚜라미》(고래가숨쉬는도서관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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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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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반야 | 작성시간 26.06.12 한 땀 한 땀 정성이 가득한 시
    선생님을 뵙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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