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아줌마
온선영
백두산
깊은 숲길을 걷게 되면
어깨 아래로 흘러내리는
긴 머리카락은
꼭 묶어야 한다
목 뒤로 송글송글 땀이 맺히면
손등으로 닦다가
손바닥으로 툭툭 쳐서 말려 보다가
머리카락 움켜쥐고
손부채로 땀을 식혀 보지만
그 모습을 본 호랑이 아줌마는
검은 줄 하나 스윽 뽑아서
네게 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괜찮다고 사양해도
정 많고
검은 줄 많은
백두산 호랑이 아줌마는
끝까지 따라와
네 머리를 묶어 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문학동네》2026년 여름 1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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