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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랑크톤 / 하재연

작성자케이크|작성시간26.06.15|조회수36 목록 댓글 0

플랑크톤

하재연

 

 

잘린 몸을 스스로 치유하여

영원히 살 수 있는 바다 밑 온도에 대해 알고 있냐고

재이는 묻고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살아갈 곳을 찾기 위해

우리는

계속해서 살아가고 있다고

우습지 않으냐고

 

밤의 수면 위로 끝나지 않는 음악처럼

떠다니는 것들 속에서

재이는 웃고

재이의 웃음도 함께 표류하고

 

노무라입깃해파리라는 거대하고 아름다운

해파리는

저 혼자 움직일 수 없으므로

플랑크톤의 일종이라고 재이는 말해주었다.

먹이사슬의 맨 아래쪽에 있는 것들에게서

빛이 흘러나온다.

 

내 얇은 손바닥으로 떠낼 수 없는

저류의 삶

투명하게 흔들리는

 

여름 바닷가에서 우리가 함께

수영하다가 쏘였던 내 얼굴의 날카로운 통증과

그것을 쓸어주던 손가락의 감촉을 지니고

 

나는

이곳으로 돌아왔다.

 

지나가는 이를 붙잡고 물어보니

여기가 연안이라고 했다.

 

 

 

『인간이라는 환상처럼』문학과지성사,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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