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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열 / 최백규

작성자케이크|작성시간26.06.16|조회수108 목록 댓글 2

신열

최백규

 

 

여름날 오후

빛이 울리는 운동장 스탠드에서

너와 나란히 앉아 있다

 

야구부 아이들이 땀에 젖으며

크게 외칠 때마다

손이 닿는다

 

너의

미래 같기도 하고

답신 없는 하늘이 망연하고

나는 바람소리가 몰려가는 방향만 바라본다

 

어제는 학교 뒷산의 돌을 찾아갔다

무거우면 소원을 들어주고

가벼우면 아니라는 것을

 

산길을 내려오는 동안

너를 생각했다

 

스탠드에 앉아 운동장만 건너다보다가

이제 곧 모두 사라질 테니

이 순간을 기억해야 한다는 너를 보며

나는 알았다

 

내가 너를 사랑하고 있구나

 

셀 수 없던 마음이 내일로 흩어지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곁에 머무는 구름을

 

무더운

그러나 떨리는 목덜미와

지는 해를 따라 붉어질 이마 그리고 맥박을

 

 

『여름은 사랑의 천사』문학동네,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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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착한혀 | 작성시간 26.06.16 여름 제철 시인다운 시 :) 잘 읽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케이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6 이 시집을 덮고 나서 다시금 펼친 당신이 ‘너’라면, 불가능한 문장을 쓰기 위해 지금까지의 삶을 담보로 맡긴 시인의 여름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저도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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