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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3.의정, 의단, 타성일편, 은산철벽이란?

작성자智覺|작성시간15.04.23|조회수451 목록 댓글 0

3.의정, 의단, 타성일편, 은산철벽이란?

무문 혜개 선사는 말한다.

조사의 관문을 뚫고자 하는 사람은 없는가? 삼백육심 개의 골절과 팔만사천 개의 털구멍으로, 온몸을 다 들어 疑團을 일으켜야 한다. 무자를 참구하되 ㅇㅣ 무자를 밤이나 낮이나 항상 들고 있어야 한다. ‘허무하다’는 뜻으로 이해하지 말며 ‘있다,없다’는 뜻으로도 이해하지 말라, 마치 뜨거운 쇳덩어리를 삼킨 것과 같아서 토하고 토해내도 나오지 않는 듯이 하여 이제까지의 잘못된 알음알이를 몽땅 없애야 한다. 이와 같이 꾸준히 지소갛여 공부가 익어지면 저절로 몸과 마음이 무자 화두와 한 덩어리가 되어 他成一片을 이룰 것이다. 이것은 마치 벙어리가 꿈을 꾸었으나 오직 스스로만 알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러다가 홀연히 화두가 터지면 하늘 땅을 뒤흔드는 기세가 생길것이다. 이것은 마치 관우 장군의 큰 칼을 빼앗아 손에 손에 집어 들고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는 것과 같다. 그리하여 생사의 언덕에서도 큰 자유를 얻고 중생의 삶 속에서도 유희삼매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無門關』第1則  「趙州狗子」

 

의정 擬情

화두에 올바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심을 일으켜야 한다. 화두를 들면 ‘도대체 왜 부처님께서는 꽃을 들어 보였을까?’ 또는 ‘왜 개에게 불성이 없다고 했을까?’ 그리고 ‘어째서 불법을 마른 똥막대기라 했을까?’ 하며 간정히 의심해 들어가야 한다. 머리로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의심해야 한다. 그래서 무문 혜개 선사는 ‘삼백육심 개의 골절과 팔만사천 개의 털구멍로 온 몸을 다 들어’ 의심하라고 한 것이다.

    화두에 의심이 생겨 지그하고 간절하게 의심을 지어 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의심이 끊어지지 않게 되는데 , 이것을 ‘擬情’이라 한다. 의정이란 쉽게 말해서 화두에 대한 의심이 순일하게 되어 그 의심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상태를 말한다. 의식적으로 해써 의심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의심이일종의 감정처럼 지속되는 것이다.

    나옹 혜근 선사는 “홀연ㅎㅣ 밀어붙여  공부해 가면 화두를 들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들리고, 의정을 일으켜 의심하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의심이 일어나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여기에 이르면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의식도 움직이지 않게 되어 모든 맛이 사라진다.”라고 하였다.

    이렇게 의정에 들면 억지로 화두를 의심하지 않아도 저절로 화두 속에 몰입하게 된다. 의심하지 않아도 의심이 되고 화두를 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화두가 들린다. 그래서 몽산 덕이 선사는 “의심이 깊어지면 화두를 들지 않아도 자연히 화두가 현정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화두가 잘 들린다고 해서 기쁜 마음을 냈다가는 그 환희심이 마음 속으로 파고들어와 화두를 놓치게 되니 조심하라고 경계한 것이다.나아가 의정이 순일하지 않고 뚝 끊어지게 되면 아무런 의식도 없는 無記에 떨어지게 되니 이 또한 지극히 경계해야 할 일이다.

 

의단,타성일편

화두를 간절히 의심해 들어가다 보면 의정이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 뭉치는데. 이것을 疑團이라 한다.의심 덩어리로 똘똘 뭉친것이 의단이다. 그래서 나중에는 이 의심 뭉치인 의단만이 홀로 드러나게 된다. 이것을 ‘의단독로 疑團獨露’ 라 한다. 이 의단이 독로하면 화두와 내가 하나가 되어 서로 나누어지지 않고 한 몸을 이룬다. 의심 덩어리가 불덩어리가 되어 다른 것이 끼어들 틈이 없는 상태이다. 이런 상태를 ‘打成一片’이라 한다. 화두가 뚜렷이 한 조각을 이루는 것이다. 타성일편이 되면 무심코 헤아리는 습관이나 계산하고 비교하는 일을 떠나 천차만별의 사물과 융합하여 하나를 이루게 된다. 주객․피차․재고 따지는 등의 모든 차별성을 떠난다. 단순하고 순수해진다. 나아가 화두와 하나가 되었기에 화두를 들고서도 밥 먹고 일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화두가 타성일편이 된 상태에서 은산철벽을 투과하여 확철대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벽 선사는 무자 화두를 들고 맹렬히 참구하여 “날이 가고 달이 가다 보면 어느 순간 타성일편이 되어 홀연히 마음의 꽃이 피어나면 부처님과 조사들의 경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마치 매와 향기가 향긋해지려면 엄동설한을 견더내듯이 말이다. 이런 시절을 향벽 선사는 이렇게 노래한다.

    번뇌 망상 벗어나기 쉬운 일이다!

    화두를 부여잡고 한바탕 애써 보라.

    뼛골에 사무치는 추위 모른다면

    코를 찌르는 매화 향기 어찌 맡으랴.

   『宛陵錄』[완능록 : 굽을완,큰 언덕능 기록할 록]

 

화두 수행이 이렇듯 의정의 단계에서 의단으로 옮겨가고 다시 그것이 타성일편이 되는 구체적인 과정을 보여 주기도 하지만 의정과 의단,타성일편은 어록에 따라 같은 개념으로 쓰일 때도 있다. 예를 들면 몽산 선사는 “의단을 타파하면 무명이 깨져 나가고 무명이 깨지면 오묘한 도를 보게 된다.”라고 했다. 그래서 태고 선사도 “의심을 일으켜 ‘어째서 무라고 했을까?’ 하고 참구하라, 의단이 타파되지 않아 마음이 답답한 이 순간이야말로 오로지 이 화두를 들기 좋은 기회인 것이다. 화두가 꾸준히 이어지면 정념이 이루어지고, 반복하여 자세히 참구하며 화두를 살핀다면 의단과 화두가 타성일편이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은산철벽의 투과와 깨달음

의정이 순숙해지면 은산철벽처럼 되어 사유의 모든 출로가 차단된다. 박산 선사는 오직 은산철벽을 타파했을 때만 깨달음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참으로 몰록 의정이 일어난 자라면 마치 은산철벽 속에 갇힌 사람이 오로지 살 길을 찾으려고        애쓰듯 해야 한다.만약 살 길을 찾지 못하면 어찌 편안할 수 있겠는가? 다만 이렇게 공부를         지어나갈 것이니 때가 되면 철벽은 저절로 무너지게 될 것이다. 『參禪警語』

   은산철벽이란 견고하고 단단하고 험준하여 뚫고 나가거나 뛰어넘기 어려운 경계를 일켣는다. 그것은 화두에 대한 의정이 순일해져 왼쪽으로 오른쪽으로도 앞으로도 뒤로도 나갈 수 없는 대안 없는 절박한 상황을 뜻한다. 은산철벽은 은으로 만든 두께를 알 수 없는 절벽을 말한다. 그 철벽ㅇㅣ 앞과 뒤, 좌우 사방을 가로막고 있다. 그래서 한 발짝도 나아가거나 물러날 수 없다. 이와 같은 은산철벽을 뚫고 나가야만 비로소 밝은 소식이 온다.

    나옹 선사는 이렇게 말한다.

화두에 의심을 크게 일으켜 빈틈이 없게 하여

몸도 마음도 한바탕 의심 덩어리도 만드세.

거꾸로 매달린 절벽에서 손 놓고 뒤집으면

겁외의 신령한 빛이 서늘한 간담 비추리.  『나옹화상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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