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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자에 이르러 문학작품 속에서나 현실생활에서 빈번히 접하게 되는 조선족, 서구인, 동남아인들은 김민정 작가의 시선에 의해 한층 복잡하고 낯설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감상도 편견도 어설픈 연민도 걷어내고 그 피폐함의 끝까지 몰고 가는 방식으로 그들이 타자가 아닌 우리의 거울임을 성찰케 하고 삶의 근원적 고독과 불확실성, 불안이라는 주제를 이끌어낸다.
전통적 서사 양식에서 출발한 이 작가의 글쓰기는 점차 소설과 소설가에 대한 물음의 중심부로 향해 가고 있는 듯하다. 모든 가치가 물신화되어가고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이 시대, 작가의 사유와 질문은 날카롭고 당돌하다. 경제논리와 수식으로 풀어가는 소설, 소설가의 자의식은 불편하고 서늘한 두려움을 느끼게도 하지만 그것은 바로 이 작가의 문학에 대한 순정한 꿈의 역설적 고백이기도 할 것이다. 나와 소설, 나와 타자, 나와 세계, 나와 신, 마침내 나와 나 자신과의 관계를 비틀고 뒤집으며 성찰하는 시각이 새롭고 독특한 이 창작집은 어떠한 의미에서든 한국소설의 새로운 방향성, 징후를 감지하게 한다.- 오정희 (소설가)
- 어떤 자문(自問)들은 아프다. 신인 작가 김민정의 첫 책에는 자문의 소설들로 가득하다. 젊은 작가는 묻는다. ‘이 시대에 내가 쓰는 소설은 무엇인가?’라고. 그 질문의 안쪽에는 한 권의 책이 서점 진열대에 상품으로 존재하는 현실의 상황을 예민하게 감각하는 작가적 자의식이 놓여 있다. 의문은 ‘소설가와 소설 역시 하나의 상품일 뿐인가?’라는 물음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이 젊은 작가는 스스로를 향해 무슨 대답을 준비하고 있을까. 매끈하고 사방이 꽉 막혀 있는 이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설가는 비생산적 삶을 사는 존재처럼 보인다. 김민정은 그 속에서 느끼는 젊은 작가로서의 불안과 무력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어쩌면 그 틈새의 불안감과 무력감이야말로 문학의 본질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나아가겠다는 것, 쓰겠다는 것. 이 신인 작가가 내민 출사표는 뜻밖에도 진지하고 순정하다. 그 각오를 지켜보며 응원하고 싶다. - 정이현 (소설가, 『달콤한 나의 도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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