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지속 가능한 본당 5개년 계획’ 발표 강론
“앞으로 5년간 지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겠나이다.” 지난 주일 강론 때 다같이 바쳤던 기도문의 한 구절입니다. 이제 여러분 모두에게 새로운 5년을 시작하자고 말씀드립니다. 왜냐하면 올해는 ‘4528의 해’, 라스팔마스에 가톨릭 공동체가 시작된 지 45년 그리고 본당으로 승격된 지 28년이 된 해이기 때문입니다. 달리 표현하면, 2년 후엔 본당 승격 30주년이 되고, 5년 후엔 공동체 설립 50주년을 맞이한다는 말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라스팔마스 한인 성당이 아닌 다른 곳에서 본당 승격 30주년과 공동체 설립 50주년을 준비하고 있다면, 분위기가 어땠을 것 같습니까? 아마도 밝은 미래를 꿈꾸면서 ‘어떻게 하면 본당을 더 발전시킬 수 있을까?’ 하는 계획을 세울 겁니다. 그런데 우리 라스 공동체는 어떠합니까? 7,80대 교우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초고령화된 본당의 현실에서 ‘과연 우리 성당이 얼마나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하며, 벌써 여러 해 전부터 걱정만 해 왔습니다. 이게 우리의 현실 아닙니까?
오늘, 새로운 5년을 시작하자고 말씀드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미래 지속 가능한 본당’이 되기 위한 5개년 계획을 세우게 된 계기도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인간은 새로운 세대를 키우고, 그들에게 역사와 문화의 유산을 넘겨주면서 유지되고 발전해 왔습니다. 우리 가톨릭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젊은 세대들을 존중하고 그들에게 본당의 역할을 전달하면서,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교회의 사명을 유지 발전시켰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우리 성당에는 미래를 책임져야 할 젊은 교우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곳 라스에 젊은 세대가 없는 게 아닙니다. 자녀 세대의 젊은이들이 우리 성당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이들이 본당에 나오지 않으면 한국순교성인 성당은 결국 문을 닫게 될 겁니다. 어른 세대들이 수십 년간 가꾸고 키워온 본당입니다. 외국 땅에서 한국어 미사에 참례하고 한국어 강론을 들으면서 신앙을 키워왔고, 또 친교의 장 역할을 하며 우리의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본당입니다. 더군다나 자체 성당도 있고, 유럽에서는 유일하게 parroquia의 지위도 가지고 있는 참으로 자랑스러운 본당입니다. 어른 세대의 애환이 가득 담겨 있는 이 소중한 성당이 문을 닫게 내버려 두어서야 되겠습니까?
그래서 ‘미래 지속 가능한 본당 5개년 계획’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무슨 5년씩이나!”라고 말씀하실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 세대는 어른 세대와 생각이 많이 다릅니다. 여러분에게는 스페인 말이 쉽지 않았기에, 교민 공동체가 필요했고 한인 성당도 꼭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라스에서 태어났거나 여기서 교육을 받은 젊은 세대는 굳이 한인 성당이 아니더라도, 살아가는데 또 신앙생활을 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또한 그동안 세상이 엄청나게 세속화되어 정신적, 영성적 가치에 대한 관심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성인이 된 자녀들에게 신앙생활을 적극적으로 권하지 못했던 겁니다. 여러분이 자녀들을 이미 성당으로 이끌었다면, 5개년 계획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 경험해 보지 않았습니까? 자식을 그리고 젊은 세대를 성당으로 이끄는 게 얼마나 어려웠는지 말입니다. 그래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본당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세대를 위해 우리가 변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여 서서히 변하고, 그들을 성당에 오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준비하고 노력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이 필요하고, 또한 1,2년 만에 될 일도 아니기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인내롭게 추진해야 할 일이기에, 5년 정도의 시간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철저히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여러분도 충분히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럼 5개년 계획을 좀 살펴보겠습니다. (... ...)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가 계획한 본당의 미래는, 어른 세대와 젊은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고, 한인만이 아니라 스페인 가족들도 품고 가면서, 라스팔마스에 한국 가톨릭이 더 깊게 뿌리를 내리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정체성이 더 확장되고 성장하여 계속 유지 발전하는 본당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미래를 꿈꾸면서 5개년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시작하지도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시작이라도 하면 뭐라도 결실이 있을 겁니다. 5개년 계획이 주어졌는데 이것마저 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과연 무엇을 하시렵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고서 성당이 문 닫는 걸 그냥 앉아서 보고만 계실 겁니까? 어차피 계획이 세워졌으니 일단은 동참하며 따라보는 겁니다. 결과는 하느님께 맡기고, 우리는 계획한 대로 최선을 다해 보는 겁니다. 45주년인 올해부터 50주년이 되기까지의 5년이 우리가 미래를 위해 무엇이라도 해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걸 모르는 분은 없을 것입니다. 5년을 헛되이 흘려버리면, 그때는 우리가 무엇을 해 보고 싶어도 도저히 할 수 없는 나이가 되어 버리고 말 겁니다. 그러니 이번이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5개년 계획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마음을 모아 주시고 적극 협조해 주시며 더 많이 기도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당신의 교회가 계속 유지되기를 바라시는 주님, 우리는 라스팔마스에 뿌리내린 가톨릭 신앙이 저희 세대에서 끝나지 않게 하고, 미래에도 계속 유지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헌신하겠나이다. 언제나 저희와 함께 있겠다는 당신 말씀에 희망과 기대를 걸겠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