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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참된 행복

작성자저녁노을|작성시간26.06.07|조회수7 목록 댓글 0

참된 행복

1열왕 17,1-6; 마태 5,1-12 / 연중 제10주간 월요일; 2026.6.8.

 

오늘부터 전례의 복음은 마태오 복음으로 넘어갑니다. 그 시작은 산상설교의 진복팔단입니다. 유년시기 이야기를 건너 뛰고, 본격적인 가르침을 소개하는 것입니다. 그 중에 진복팔단은 여덟 가지 참된 행복으로서 산상설교의 백미입니다. 또한 산상설교는 마태오가 집대성해 놓은 다섯 설교 중에서 으뜸가는 가르칩니다. 이 가르침들을 통해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하느님께 향한 믿음으로 살아가되 믿는 이들의 공동체에서 부활하신 당신을 만나는 길을 안내하십니다. 이것이 교회 안에서의 부활 체험입니다. 발현이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믿음 이전에 우리네 일상을 생각해 보자면, 우리 인류가 생존을 위해 도구를 사용하면서 발달하기 시작한 문명이 인류의 생존에 미친 가장 큰 영향 중의 하나가 수명이 길어졌다는 현상일 것입니다. 불과 백 년 전 까지만 해도 예순 살을 넘겨 사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었기에 환갑잔치를 마련해서 축하를 하던 풍습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우선 섭생이 좋아졌습니다. 잘 먹게 되었다는 말이지요. 영양 상태가 개선되니까 면역력이 강화되어서 수명이 길어졌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의료기술도 발달해서 수명 연장에 기여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그대로 방치하면 죽음에 이르기 할 수도 있었던 소소한 질병들을 미리 발견하고 치료도 할 수 있을 만큼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지금은 인생 백세 시대라고 부를 만큼 수명이 길어졌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의술이 발달했다고는 해도 생명의 노화 현상까지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길어진 수명만큼 이를 감당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나날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즉, 질병이 가져다 주는 고통에다가 의료비와 간병비를 조달해야 하는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서 가족으로부터도 버려지는 사회적 소외감을 느끼면서 백세까지 고생하며 살아가야 하는 서글픈 시대가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자식을 키우는 데에만 온통 인생을 희생 하다시피 한 지금의 노인 세대들은 자신들의 길어진 노후를 준비할 시간적이고 정신적이며 경제적인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더 힘듭니다. 다시 말해서 인생 백세 시대가 행복한 장밋빛 인생을 가져다 주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불행을 초래한 이 문제는 문명을 발달시킨 원인 중에서 두 손으로 만들 수 있었던 도구가 아니라 두뇌로 해결해야. 합니다. 두뇌는 이성의 능력만을 발휘할 수 있는 신체 부위가 아닙니다. 이성의 능력에 더해서 하느님에게서 주어지는 계시의 빛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도 발휘할 수 있는 신체 부위입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 말씀에 그 열쇠가 숨겨져 있습니다. 

 

  우선 인생의 목표부터 생각해 봅시다. 우리가 백세를 넘겨 사는 것이 목표입니까? 아무리 몸이 고통스럽고 외롭고 힘들어도. 무조건 오래 살기만 하면 좋은 것입니까? 그것은 불행한 말년이지 행복한 마감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겨우 서른 세살까지 사셨어도 인류의 구세주가 되셨고,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인생의 목표이자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복음을 듣고자 모인 많은 군중과 당신을 따르고자 모인 제자들 앞에서 인생의 목표를 여덟 가지 참된 행복으로 제시하셨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이들, 슬퍼하는 이들, 온유한 이들,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이들, 자비로운 이들, 마음이 깨끗한 이들, 평화를 이루는. 이들 그리고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이들까지 인생을 참된 행복으로 채워서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제시하셨습니다. 이 여덟 가지 행복 중에 기본은 처음에 나와 있는 행복으로서 마음이 가난한 행복, 즉 청빈입니다. 

 

   그러나 이 행복은 아무렇게 살아도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일정한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우리는 이 조건을 예수님의 삶과 엘리야의 활동에서 찾아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젊은 나이로 생을 마치셨으면서도 당신을 믿으면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고 큰 소리를 치셨습니다. 인생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바꾸라는. 말입니다. 그분은 온전히 하느님과 일치하여 살아가셨습니다. 순도 100%의 삶으로,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시고 하느님의 기운에 의지하여 사신 분입니다. 이것이 하느님에게서 참된 행복을 부여 받을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그래서 진복팔단의 말씀은, 단지 이루어지면 좋은 희망사항이 아니라 당신께서 살아가시던 아주 내밀하고 귀한 비밀로서 알려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엘리야는 바알 신이라는 우상을 숭배하던 북이스라엘 왕국에서 450명도 넘는 거짓 예언자들과 당당히 맞서 싸운 예언자였습니다. 그 싸움에서 이기기는 했으나 우상숭배자였던 왕과 왕비에게 쫓겨서 요르단 강 시내에서 숨어 지내며 까마귀가 가져다 주는 음식으로 연명을 하기도 했고, 멀리 시나이 반도에 있는 호렙산으로 피신하기도 했으나, 어떤 처지에 놓이든지 간에 하느님께서 철저하게 보호해 주셨습니다. 하느님도 아닌 것이 하느님 행세를 하는 우상에 대해서나, 이 우상을 우상인지도 모르고 섬기는 헛된 풍조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맞서 싸웠기 때문에 하느님의 보호와 축복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온전히 하느님과 일치시키기 위한 싸움이 필요합니다. 몸과 마음을 일시적으로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쾌락이나 그 유혹에서 단호하게 벗어나야 합니다. 몸도 마음도 소중하지만, 그 소중한 몸과 마음을 더욱 귀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영혼이기에, 영혼의 사정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생활해야 합니다. 진복팔단을 살아가신 예수님께서 주시는 첫 번째 교훈입니다. 또한 엘리야가 주는 교훈에 따라서, 세상에서 하느님을 가리고, 하느님 행세를 하는 우상숭배에 맞서는 싸움이 필요합니다. 그 우상이 돈이든, 권력이든, 명예나 사회적 지위든, 또는 오래 살고 싶어하는 건강이든지 간에 하느님 아닌 것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맞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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