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상 신부]2026년 6월 7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복음 묵상 (요한 6,51-58) (이근상 신부)
작성자박베드로SJ작성시간26.06.07조회수30 목록 댓글 02026년 6월 7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복음 묵상 (요한 6,51-58) (이근상 신부)
그때에 예수님께서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셨다. 51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52 그러자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유다인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5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54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55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56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57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58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요한6,51-58)
성체성혈대축일, 한마디로 빵 축일이다.
빵은 누구나 원한다. 그러나 막상 소원을 빌 때 빵을 청하는 사람은 드물다. 빵이 덜 중요해서가 아니다. 너무 가까워서 그렇다. 손을 뻗으면 얼추 닿는 것. 그래서 사람은 빵보다 더 빛나는 것을 빈다. 더 멀리 있는 것, 더 이름나는 것, 내 손이 닿지 않아 하늘의 긴 손이 필요한 것을 청한다. 별, 천둥, 번개...
그는 바로 그 낮음으로 왔다. 누구나 필요로 하지만 아무도 영광으로 여기지 않는 자리. 너무 지천이라 선물인지도 모르는 자리. 풀꽃처럼 밟히고, 밥상처럼 반복되고, 빵처럼 씹혀 사라지는 자리. 선물? 겨우 이걸? 바로 그 불만이 성체 앞에서 드러난다. 우리는 높고 거룩한 무엇을 기대했는데, 그는 빵으로 남았다. 우리를 압도하는 빛이 아니라, 우리 손에 쥐어지는 빵. 우리를 멀리서 감탄하게 하는 신비가 아니라, 입에 넣고 씹어야 하는 몸. 그래도 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있다고? 꿈깨라, 빵은 이 천 년 동안 빵이다.
그러나 결국 우리는 빵으로 산다. 신령한 몸이 아니라 빵. 그의 몸 그의 피는 피안의.신비가.아니라 우리 곁을 끝까지 지키는 일상의 빵. 빵은 아래에 있다. 식탁에 있고, 손바닥에 있고, 굶주린 배 속에 있고, 하루를 버티는 사람들 안에 있는 빵; 찬밥, 냄새나는 수고, 오래 견딘 몸, 쉽게 지나친 친절, 다시 시작해야 하는 작은 용서, 오늘도 나를 살린 낮은 사랑들. 그 모든 빵의 결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가끔 아 가끔 고백한다. 당신 여기에 우리의 빵이네.
그리고 자꾸 그 빵을 잊지만, 정확하게는 무시하고.우쩍우쩍 씹고 지나가지만 그는 그렇게 우리를 살려왔다. 빵이 되어 우리 곁을 지켰다. 아무도 빵을 꿈꾸지 않지만, 모두는 빵으로 산다. 그리고 세상 끝에 우리가 참으로 우리가 될 때, 남는 것은 아마 이것뿐일 것이다. 처음에는 원치 않았으나 끝내 우리를 살린 선물. 그의 몸. 그의 피. 우리의 빵. 오늘 그 빵을 다시 깨달아보자는 축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