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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성 칼럼](34) 제주 올레길 14-1코스(저지예술정보화마을-오설록 녹차밭) 걷기

작성자파사현정|작성시간26.06.06|조회수47 목록 댓글 0

[김수성 칼럼](34) 제주 올레길 14-1코스(저지예술정보화마을-오설록 녹차밭) 걷기

저지마을~알못~강정동산~저지곶자왈~문도지오름~오설록 녹차밭

거리 및 소요 시간: 9.3km, 3~4시간

 

여기서 내려 조금 걸어갑서라고 한다. 한림 환승정류장에서 1시간여를 기다려 785번 버스에 탑승하고 저지 알동산에서 내리라는 안내방송을 듣고 다음에 내릴 준비를 하는데 버스 기사님의 어디 가느냐는 얘기에 저지 미센터에 있는 올레 안내센터에 간다고 하니 이같이 말한다.

버스에서 하차해 기사님의 걸어가라는 방향으로 조금 걸어가니 올레 안내센터가 나온다. 오전 850분 인증을 하고 알못 방향으로 출발한다.

아침의 저지마을은 조용했다. 돌담 사이로 부는 바람과 밭길 풍경이 여행의 시작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었다. 제주올레 14-1코스는 바닷길 대신 숲과 오름을 따라 걷는 길이라 출발부터 분위기가 남달랐다. 관광지의 북적임보다 제주 자연의 숨결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탐방의 시작점인 저지마을은 제주 전통 농촌의 분위기가 잘 남아 있는 곳이었다. 현무암 돌담길과 낮은 집들이 이어지고, 마을 곳곳에는 예술 작품과 갤러리도 눈에 띄었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은 많지 않았고, 조용한 골목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길가의 귤밭과 밭담 풍경은 제주 특유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었다.

마을 아래에 있는 못이라는 알못과 강정동산을 지나 저지곶자왈 시험림구역으로 명이동까지 연결되어 있는 임도를 걸어간다.

문도지오름 입구에 중간 인증스탬프에서 인증하고 문도지오름으로 향한다. 그리 높지 않은 오름이지만 정상 풍경이 아름다웠다. 오르는 길에는 풀숲과 작은 나무들이 이어졌고,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주변 풍경이 점점 넓게 펼쳐졌다. 잠시 앉아 쉬며 바람을 맞으니 걸어온 피로가 금세 사라진다.

다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걸으며 정자를 지나 계속 걷다 보니 안녕히 가세요라는 간판이 보여 맞은 편을 보니 이곳은 저지곶자왈 산림과학 연구시험림이라고 쓰여있다.

다시 올레로 이어지는 곶자왈 입구 7km 지점에는 거북선, 조운선, 테우 등 여러 종류의 배 모형을 전시한 진박물관이 있어 이색적이라 생각되었지만, 곶자왈에서 배 모형을 전시한 그 이유는 알 수가 없었다.

이곳을 지나 곶자왈로 들어선다곶자왈은 제주어로, ‘자왈의 합성어이다. ‘은 산기슭의 숲이 우거진 지역을, ‘자왈은 나무와 가시덩굴 등이 마구 얽히고설켜 어수선한 숲을 의미한다. 따라서 곶자왈은 나무와 덩굴식물들이 복잡하게 얽힌, 울창하고 난입이 어려운 원시림 지대를 뜻한다고 설명한다.

곶자왈을 밖에서 보면 평범한 숲으로 보이지만 안에 들어가 보면 크고 작은 용암에 의하여 형성된 암석들로 움푹 파이거나 깊고 얕은 골이 나 있는 굴곡이 심한 함몰 지형에 여러 가지 나무가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14-1코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구간으로 곶자왈 숲 안으로 들어서자, 공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촉촉하고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고, 화산암 위를 덮은 이끼와 나무뿌리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숲길은 햇빛이 완전히 들어오지 않아 한낮에도 시원했고, 곳곳에서 들리는 새소리와 바람 소리가 자연 그대로의 제주를 느끼게 했다. 길은 비교적 평탄했지만, 돌길이 많아 발걸음을 천천히 옮기게 되었다.

특히 이곳 곶자왈 지대를 지나다 보면 유독 잣담이 많다. 이는 이곳 곶자왈이 과거에는 우마를 방목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중간에 오래전부터 이용했던 주거용 동굴인 '볏바른 궤'가 나왔다. ''는 제주어로 작은 규모의 바위굴을 뜻한다.

곶자왈에 자라는 백서향 자생지를 따라 올레를 가다 보니 어느덧 곶자왈을 빠져나와 길은 초록 물결이 넘실대는 드넓은 녹차밭이 눈에 들어온다. 오설록, 제주올레 14-1코스 종점에 도착했다.

탐방의 마지막 구간은 넓게 펼쳐진 녹차밭이었다. 숲길의 짙은 초록과는 또 다른 밝고 정돈된 초록 풍경이 이어졌다. 사진을 찍기에도 좋은 장소여서 많은 사람이 보였다. 차밭 사이 산책길을 천천히 걸으며 오늘 지나온 숲길과 오름 풍경을 떠올려 보았다. 탐방의 끝에서 느껴지는 여유와 편안함이 오래 남았다.

제주올레 14-1코스는 화려한 관광 코스라기보다 천천히 걸으며 자연을 느끼는 길에 가까웠다. 숲의 고요함, 오름의 시원한 풍경, 녹차밭의 여유가 이어지며 제주가 가진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걷는 동안 마음마저 천천히 정리되는 느낌이 드는 올레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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