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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야기(26-1)

[고친 글]: 2026년 봄 학기를 마치며

작성자시원|작성시간26.06.12|조회수24 목록 댓글 0

 

                                                             2026년 봄 학기를 마치며 / 시원

 

선거가 끝났어도 서울이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면적으로는 압승했으나 정작 중요한 서울시장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한동훈과 국민의 힘 후보자를 막지 못해 국회의원 의석수가 지난번보다 세 명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좀 김이 빠지는 모양새입니다. 더욱이 투표용지가 모자라는 일이 일어났는데 시민들이 잠실 올림픽공원에  모여 재투표를 외치니 이래저래 시끄러워질 것 같습니다.

 

서울은 내가 학교 다닐 때와 너무 다르게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목포의 원도심은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오죽했으면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했을까요? 그런 풍경에 익숙해지다 그곳에 가면 현기증이 납니다. 더욱이 물가는 어떤가요? 돈의 단위가 다릅니다. 서울에 사는 딸과 목포에 사는 딸 아파트를 비교하면 같은 40평이어도 몇 배의 차이가 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강남 3구나 한강 벨트에 사는 사람들은 부동산 정책에 민감하지요. 아이러니하게도 그 지역에서 사고가 났네요.

 

그러건 말건 나는 오늘 배추로 김치를 담갔습니다. 여태 남의 손을 빌렸어요. 담가 보려 했지만, 소금으로 간하는 것부터 막혔어요. 그런데 이 나이가 되어도 못 한다면 진짜 멍청하게 사는 거 아닌가요? 그래서 시도해 보려고요. 매년 가을이 되면 배추를 심는데, 김장하려는 것이 아니고 겨우내 쌈하는 용도로 쓰지요. 창고에 있는 냉장고에 배추가 세 통 남아있더라고요. 이미 두 통은 밑동이 썩기 시작하고 나머지 한 통은 쓸만했어요. 그래서 소금으로 간을 해 보았지요. 그러고는 냉장고 옆 네모 포스트잇에 써 논 양념 구성 비율 ‘고춧가루 5, 액젓 4, 양파청 3, 풀 2, 마늘 2, 생강 0.5’로 해 보려고 마음먹었습니다. 못 할 때는 기본부터 시작해야지요. 이른 봄 조생종 햇양파가 나올 때 한 망을 사서 양파청과 양파장아찌를 담갔어요, 그래서 모든 재료가 있었지요. 밀가루 풀을 쑤고 사과와 양파와 마늘과 생강을 갈고 나머지는 조리법대로 섞었어요. 소금 때문에 적당히 수분이 빠졌고 부드러워진 배추에 빨간 양념을 버무렸지요. 한입 먹으니 적당히 간간하고 매콤달콤했어요.

 

이번 학기를 마치면서 이제 겨우 내 손으로 배추 한 포기로 김치를 만들어 낸 기분이 들었습니다. 글의 고수들에게는 아무 일도 아니지만 나는 아주 좋았어요. 그동안 사물을 볼 때 건성으로 흘려 넘긴 습관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고치려고요. 왜 그런지는 잘 모르지만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는 마음이 생겼거든요. 시간이 더 많아져서일까요? 하필 이렇게 나이가 들어 속이 드는 것이 무어랍니까? 지금이라도 철이 드니 다행이기는 하지만요.

 

이번 가을 학기는 재빨리 수강 신청하여 대기자가 되지 않겠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문법에 맞는 글을 쓰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세 번째로 복습을 잘하겠습니다. 내 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의 것도 열심히 읽고 고쳐보렵니다. 이것은 나 자신에게 하는 말입니다. 글로 쓰면, 마법에 걸린 사람처럼 행동하는 힘이 생깁니다. 일종의 주문이지요. 우리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다 꼭 다시 만납시다. 선생님을 비롯하여 문우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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