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프랑스의 그로북스 왕의 가문의 문장은 개구리였는데, 하루는 왕이 꿈을 꾸었습니다.
꿈속에서 어여쁜 한 천사가 임금님에게 방패 하나를 선물로 주었는데,
그 방패에는 세 송이의 꽃창포가 문장으로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 때부터 그로북스 왕은 군사들의 방패에 꽃창포 문장을 그리게 했는데,
꽃창포문장을 달고 싸움에 나가면 항상 이겼습니다.
월요일 아침,
금요일의 수련꽃이 피어있는 물가정자에서의 들차회를 앞두고 장소헌팅하러 갔었지요.
수련 연못 가는 길에서 만난 보라색 창포꽃.
보라색 꽃창포는 기쁜 소식을, 노랑 꽃창포는 슬픈 소식을 뜻하며
사랑, 우아한 마음 등의 꽃말을 지니고 있습니다.
수련꽃 핀 물길을 따라 거닐면서 슬몃
다기바구니 들고와서 들차회 열어야겠다...고.
예전에는 곧잘 바구니 들고서 나들이를 했었는데 요즘은 도무지 그런 감성도 없이 메마른 나날들이구나.. 싶고,
다도공부 처음 시작하던 때의 그 열정이 불현듯 그리워지면서.
삶의 여유를 찾아야겠다...고.
올봄엔 진달래꽃 보러 청량산에 한번 오르지 못했고,
앵두나무꽃길도 거닐어보지 못했음이라.
수련꽃과 함께 즐기는 들차회에 뉘를 초대할까나...
항상 웃음 짓는 얼굴의 울 수녀님, 수녀님에게 지난 주일 미사전에 말씀드렸지요.
그리고 장소헌팅에 나선 월요일 아침,
혼자 나서기 심심하여 4층을 꼬시러 갔는데
오이소박이 담아야하고.오후엔 매실 담아야한다는데,
오이소박이야 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어려운 일감이 아니며,
매실은 아직 배송조차 안되었으니 후딱 다녀오자우~
다시 총총 올라와 커피메이커에서 내린 커피를 보온병에 담고
타르트 두개를 포장하여 아침 나들이 가방을 챙깁니다.
그러고도 한참을....에효...해가 뜨거워지기 전에 후딱 다녀오자했더니만..
그런데!!
작년보다 뭔가 아쉽습니다.
작은 물가를 굴러싸고 풍성하던 창포꽃도 많이 부족하고 물웅덩이는 바싹 말라서
바닥이 보입니다.
그리고!
수련연못 또한,
물속에는 녹조현상인지...물속에 마구마구 엉겨붙어있는 것들은 무엇이뇨?
지금쯤은 수련꽃이 많이 피어나서 한창 아름다울 터인데...실망이었지만
물가 테크에 세워져 있는 정자중에 한 곳을 찜해 놓고,
수요일 미사에 가서
"금요일 9시 30분이에요~" 약속해 놓고서.
금요일 아침.
새벽부터 시작한 먹거리 장만.
다기 바구니에.. 보온병에, 자리에..등등등
두 손에 한아름 들고서 콜택시 불러서 미추홀공원으로.
먼저와서 대기하던 택시아저씨가 "짐이 많네요..." 할 정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정자에 자리잡고서
자리를 깐 위에 사강의 체크 천을 깔고 다시 하얀 냅킨을 몫몫으로..
집에서부터 준비해 간 들꽃 한줄기.
단호박경단과 매화송편이 들어있는 유기그릇.
찬합에는 김밥
녹차과자.
서너가지의 과일양갱.
얼음이 동동한 오미자물.
수녀님이 깜짝 놀라시면서
아침 들차회라고 하여 간단하게 머핀이나 차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대단(!)하다니... 이런 자리는 주교님초대에 맞춤한 자리인데...하십니다..
금요일의 들차회를 계획하면서
주일 오후 장을 보는 것으로 준비시작.
김밥에 곁들여 먹을
오이소박이를 미리 담았는데 뜨거운 소금물로 절임을 할 때 소금의 농도가 과하였는지
간이 좀 세어졌습니다. 에효..실패.
익어가면서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으로 맛이 들긴 했지만...
간이 센듯하여 패쓰 하고
아직도 아삭아삭...맛이 절정에 이르른 김장김치- 남편이 아껴 먹자는- 쪽을 썰어담고,
P가 아기 때 구입했던 코끼리표 보온병이 근 30여년 가까이 사용하면서도 보온이 우수할 뿐더러
맵시도 좋아서 차수업하러 다닐 때도 안성맞춤이었는데
주방 싱크대에서 청소기 줄에 걸려서 떨어뜨려서 안의 유리를 박살을 내어 버렸으니
찻물 끓여갈 보온병을 새로 장만해야하고. 정자바닥에 깔 자리도.
들차회 한 번 나서려니 준비할 것이 어이 이리 많은고.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수련이 피어있는 연못가 정자에서
어디선가 들려오는 뻐구기 우는 소리를 들으면서
들차회에 이어 김밥먹는 소풍까지 겸하면서 담소를 나누다 보니
시간은 흘러흘러...
"이제 가을소풍 함 올까요?"
다음을 기약하면서..이만 총총..
컴백홈하니 벌써 한낮이 되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