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보니 밤새 눈이 내려 소복이 쌓여 있었어요..
조금 느지막히 나갔더니 앞집 현우네 아주머니가
우리 집 앞 눈까지 다 쓸어놓으셨네요.(덕분에 계단만 쓸면 되었어요)
그래서 대신, 아직 안 쓸린 옆집 대문 앞 눈 쓸었지요.
....
뽀득뽀득 소리 나는 고운 눈이에요.
장보러 가면서 보니 하늘은 맑고 깨끗하고 푸른데,
땅은 어지럽고 질척이고, 차들은 엉금엉금..
우리 동네는 언덕길이라 꽤 가팔라요. 길기도 하구요.
예전엔 그래서 눈이 오면 꼭대기까지 버스가 못 올라와
한 정거장 전인 저 아래 평지에서 멈춰 돌아나갔지요.
언젯적 일인지 퍼뜩 생각해 낼 수 없는 거 보니, 참 까마득한 옛날 일인가 봅니다..
(한편으론 얼마 안 된 일인 거 같기도 하고...)
이젠 뭐 약품 뿌리니 웬만해선 그럴 일 없지요.
근데 염화칼슘인지 그거 좀 적당히 뿌리면 안 되는지..- -;;
차도는 그렇다 치더라도, 그렇게 많이 온 것도 아닌데
눈 쓸 생각은 않고 집 앞이나 건물 앞에 손쉽게 뿌리고 마는 모습 보면
기분이 그닥 좋지 않습니다. 어쨌든 화학품이잖아요.
잔소리(!)가 길어졌습니다.
드뎌 하루만 지나면 설이네요.
어린 시절 설 전날 시골 큰집에서의 기억이 아슴하게 되살아납니다.
사촌들 꼬물꼬물 한방에 모여서(방바닥 한쪽이 꺼멓게 눌어붙은 구들방이지요),
한이불에 다리만 집어넣고 둘러앉아 여러 가지 장난 치면서..
자버리면 눈썹이 하얗게 샌다고 하는 어른들 말을
믿어야 하는지 마는지.. 그러면서 억지로 눈꺼풀을 밀어올리던
그 모습들이 한 편의 낡은 흑백 영화처럼 희미하게 떠오르네요.
설날 편하게, 화목하게 보내시구요..
....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구분은..
타인들의 고통 앞에서 등을 돌리는 자와
그 고통을 함께 나누기를 받아들이는 자
사이에 있다”고 한 피에르 신부의 말처럼,
홀로 만족하는 데 머무르지 말고
남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하는 한 해가
되기를 빕니다, 우리 모두..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