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이음책방에 들렀습니다.
간판도 없어지고 입구 유리창에 다닥다닥 붙어있던 안내 종이들도 없고 해서
설마 하면서도 한순간 철렁했어요. 책방 자원봉사자 말이 페인트칠 새로 하고 나서
아직 간판도 안 붙였더니 그렇다고 하네요. 휴~~^^;
젊은 사람들끼리 잘 끌어 나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에요.
저는 대형서점이나 다른 책방에서 책 안 산 지 오래되었어요.
물론 인터넷 주문도 안 합니다. 급할 것도 없으니 살 책을
수첩에 적어 놓았다가 나중에 이음 들를 때 사거나 주문하지요.
할인가나 포인트에도 연연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책에서만은...
이제 그렇게 버릇이 들었습니다.
며칠 전 이음 사이트 들어갔다 어느 분이 올려놓은 글을 봤어요.
똑같은 마음으로 여기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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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소중한 문화공간 - 책방이음 ․ 갤러리
쫌 아까(네다섯시간 전에) 이음책방을 알게된 처음으로 들렀습니당.
피오나에서 와룡공원, 성대후문을 지나 산책(등산일수도;;;)하며 가는 바람에 에고- 쫌 늦게 들어갔죠.
아니나 다를까 점원분이(피리잃어버린놈님?) 10시가 되며는 문을 닫는다~♪ 하셔서 금방 둘러보고 나왔지요.
아니, 둘러보았다고 하면 안돼요ㅋ
베셀 표시가 없고 책(법정스님)을 빌려주기도 하고 교환하기도 하는 서점은 처음이라
다른나라에 여행간 사람처럼 멋쩍게 두리번 두리번거렸더래요.
그리고 조용- 할 줄 알았는데ㅋ
한쪽 구석에서 뭔가 재미있게 보시는지 음악소리와 하하하 소리에 일자 면식도 없으면서 같이 앉아서 보고 싶었어요..ㅋㅋㅋ
담에 더 자주 가고 친해지면 같이 볼 수 있겠징ㅋ
오늘은 그냥 조용히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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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처음 방문하는 이들에게 남기는 '이음 안내서(?)'>
저는 출판에 대한 공부를 아주 쪼금 했었는데요,
책 유통에 있어 대형서점과 출판사간의 관례, 관계에 대해 알게되곤 뜨악했지요.
그러면서 서점의 모습과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었고요.
생각해봤어요.
책을 사서 읽는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요!
(그리고 책을 팔아 먹고 산다는 게 얼마나 멋진 일인가요!)
그러므로 독자는 책을 사며,
책 한 권 만들고 팔기까지 힘쓴 이들의 땀방울을 느낄 수 있어야 하고
한권 한권 자유롭고 공평한 눈길이 닿을 수 있어야 하고
주변의 사람들과 책에 대해 얘기할 수 있어야 하죠.
잘나가는 대형서점은 이 '기본'적인 걸 충족시켜주고 있나요?
베스트셀러존을 만들고 서평블로그에 등급을 매겨서 경쟁을 부추기고
책을 잘보이는 매대에 올려주며 출판사에게 자릿값을 받고
백화점처럼 명품관을 만들면 어떨까 궁리를 하는 이들.
혹시 진짜 속셈은 책 판매보다 독자, 국민을 붕어빵 내지는 돈쓰는 기계로 만드는 것에 있는 거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우리가 서로 관계 맺고,
그 사이에서 풍요로운 이야기들이 흐르고 끊임없이 진일보하는 건강한 사회를 기대한다면,
그 만남의 단초를 서점에서 가지면 됩니다.
하지만 보아하니 대형서점은 그런 것에 관심이 없는 듯하니, 동네 서점에서 하면 됩니다.
그렇게 되면 서점경영이 잘되서 출판산업도 살아납니다. 그럼 지식/문화가 살아나지요.
그러면 당근 경제도 살아나고, 그날이 오면 우리나라도 살아나게 될 것 같습니다.
동네 서점에서 과연 그런 일을 하겠냐고요? 동네서점은 기본적으로 '기본'은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게다가 저는 이음책방에서 봤습니다. 깔아놓은 멍석을..ㅋ
우리는 그저 가서 놀면 될 것 같습니다.
약속을 이음에서 잡고 차를 이음에서 마시고 수다를 이음에서 떨고
새로운 친구를 이음에서 사귀고 책을 이음에서 사면
그게 소통의 장이지 않을까요?
(저도 노력해야겠네요^^;;)
그리고 각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적어도 기본은 지키는 자기 동네 서점에 가서
잘 놀아볼테니 멍석 좀 깔아보라고 유도(?), 요구(?)할 수 있다면 더 멋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가, 내가 잘 살아보기 위해 그 정도 노력쯤은 해야할 것 같습니다.
전 이제 대형서점에서 책 안 삽니다!
그렇게 한 명 한 명의 힘이 모여서 세상이 바뀌는 거라고
우리 선생님(ㅋㅋㅋ)한테 배웠습니다!!
[출처] 이음책방 첫 방문, 이음 안내서?! (책방 이음 · 갤러리) |작성자 어른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