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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리폼과 수선이 만들어낸 새로움

작성자최진욱|작성시간26.06.15|조회수34 목록 댓글 0

 

 


이제는 중고마켓이 보편화되었다. 중고마켓과 더불어 새로움이 아닌 ’이전의 것을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것 또한 사랑받고 있다. 리폼, 수선, 새활용 등의 낱말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사례가 있다. 어떤 사람이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 입고 있던 외투 일부가 찢어져 이 옷을 구매한 코오롱 수선센터에 옷을 맡겼다. 아쉽지만 찢어진 옷이니 수선이 제대로 되지 않더라도 어쩔수 없다는 마음을 가지고 수선을 맡겼고, 코오롱 수선 센터에서 전화가 와 “완벽하지 않을수 있지만 자수로 찢어진 옷을 리폼할 수 있을것 같다”고 했다. 수선을 맡긴 글쓴이는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수선이 완료된 옷을 받고는 감동을 받아 온라인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이다. 사연이 있어 망가진 옷을 수선 맡겼더니 작품이 되어 돌아왔다는 것이다. 사진을 보니 찢어진 부분이 옷과 동일한 색상의 실로 자수를 하여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글쓴이는 수선 장인이 있었다며 매우 기뻐했다. 이에, 글을 읽은 사람들이 ‘코오롱에 일부러 수선 맡겨야겠다’ 며 다같이 동의했다. 

 

코오롱 수선센터에 맡긴 옷의 탈바꿈 (출처: 머니투데이 https://share.google/MEGe1y2LA9Ogkuq2x)

 

이러한 사례는 비단 코오롱 수선센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필자 또한 지인에게 낡은 가죽 자켓을 선물 받은 적이 있는데, 유행이 지나 리폼 센터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맡겼다. 그랬더니 시대에 맞는 모양의 가죽자켓으로 재탄생해서 10년 넘게 입고 있기도 하다.

 

유니클로의 RE.UNIQLO 스튜디오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니클로는 기본형 의류를 대량으로 만들어 새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지만, RE.UNIQLO 스튜디오에서는 평범한 옷을 다시 고치고 바꾸고 오래 입을수 있도록 찢어진 부분을 수선하고, 단추를 바꾸고, 자수나 사시코 기법을 더해 옷을 새롭게 재탄생 시킨다. 이러한 리폼이 꼭 ‘특별한 옷에 수선’을 하는 것이 아니다. 셔츠의 단추 하나를 바꿔 색상을 달리하거나, 오래 입은 바지에 천을 덧대 패션 스타일을 바꾸거나, 니트의 해진 부분을 다른 색 실로 메워 새로운 디자인의 옷으로 만들기도 한다. RE.UNIQLO 스튜디오는 이와 더불어 수선하는 장소를 매장에 두고 있다는 점도 독특하다. 유니클로는 새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지만 이 수선 매장을 함께 운영하여 새로운 옷을 사러 온 사람들에게도 고객이 입던 옷을 가지고 가 매장에서 리폼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새로운 옷을 쇼핑하는 사이 중고 옷을 수선하는 서비스와 함께 판매한다는 점이다. 

 

RE.UNIQLO studio (출처: 유니클로 www.uniqlo.com)

 

또, 옷만이 아니라 신체에도 할 수 있는 유사한 경우가 있다. 요즘에는 문신(일명 타투)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많은 사람들이 패션을 목적으로 타투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곳에서는 전문적으로 흉터를 가리기 위해 타투를 해주는 샵이 있기도 하다. 수술 자국, 화상 흉터, 출산이나 질병 이후 남은 자국 위에 이를 가리면서도 스타일을 살려 예술을 행하는 도화지 역할로서도 작용한다. 흉터 주변에 꽃을 그려 넣기도 하고, 상처의 모양에 따라 선을 만들어 의미있는 모양을 그리기도 한다. 또는 흉터를 연하게 하기 위해 피부색과 유사한 색소로 흉터가 잘 안 보이도록 하기도 한다. 흉터를 시각적으로 가리는것 뿐만 아니라 마음의 치유도 함께 해주는 것이다. 

 

튼살을 가리는 문신 (출처: https://www.pinterest.com/pin/617133955172541263)

 

사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예전부터 존재해왔다. 옛날 우리나라에서는 천 자체가 귀했기에, 못 쓰는 천 조각을 모아 조각보를 만들어 재활용했고, 전기와 같은 현대 문명 없이 살아가는 미국 아미쉬 마을에서는 손수 천 조각을 모양을 내어 옷을 만드는 퀼트가 일찍이 존재했다. 처음에는 절약과 실용을 목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조각보, 퀼트 방식이 하나의 패션이 되면서도 절약 정신은 이어갈 수 있는 독특한 예술 문화가 된 것이다. 

조각보 (출처: https://ko.wikipedia.org/wiki/%EC%A1%B0%EA%B0%81%EB%B3%B4)

 

일본의 킨츠기는 깨진 것을 고치는 방식 자체가 심미성을 돋보인 사례가 있다. 깨진 도자기를 옻칠로 붙이고, 그 틈을 금이나 은으로 메운다. 보통은 깨진 자리를 최대한 보이지 않게 동일한 색으로 유약이나 접착제를 발라 보완하지만, 킨츠기는 반대로 그 깨진 틈을 금빛과 같은 다른 색상으로 붙어 ‘금빛 균열’을 강조함으로써 깨짐을 이어붙인 미학을 보여준다. 실용성의 회복을 예술적으로 승화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킨츠키 기법으로 만든 잔 (출처: https://naver.me/GmpGeou9)

 

꼭 예술성이 높은 곳이 아니라도 이케아의 Buyback & Resell 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다. 쓰던 이케아 가구를 이케아가 다시 매입하고, 소비자에게 재판매 하기도 하고, Ikea Hacking 이라고 하여 고객들이 이케아 제품을 구매하여 본래의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의 가구로 재탄생 시키는 것을 바이럴 삼아 인기를 끌기도 한다.

 

 

ikea hack 사례 (출처: https://share.google/4Fg4QLGoSvX7ou4cB)

 

조금 더 확장 사례를 보면, 건축에도 있다. 해외 사례이긴 하지만 프랑스 보르도의 Grand Parc 공동주택 리노베이션은 오래된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기존 구조를 살리면서 주거 환경을 개선한 사례가. 1960년대에 지어진 공동주택이 낡아  리모델링을 하면서 정원과 발코니를 추가하고, 더 많은 빛을 받을 수 있는 구조와 전망을 개선한 사례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역 차량 고가도로를 철거하는 대신 안전 보강공사를 하면서 보행자 공원 도로인 서울로7017로 변경한 사례가 이와 유사하다. 

 

보르도 Grand Parc (출처: https://fr.wikipedia.org/wiki/Grand_Parc)

 

 

 

서울로7017 (출처: https://namu.wiki/w/%EC%84%9C%EC%9A%B8%EB%A1%9C7017)

 

꼭 새로운 것만이 그 시대의 유행과 패션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이미 사용된, 오래된 것 또한 고유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실용성을 보강하면서도 현대의 것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는 사례가 이제는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물건에 대한 개인적인 사연이 있어 애착이 간다면 리폼이 더욱의미가 있을 것이다. 기존의 것이 새로움과 함께 존재하는 사례들이 들어나기를 기대해본다. 

 

기사출처 : design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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