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수십 년이다 보니 전에 없던 신체 상 변화가 생겼다. 가끔 안 하던 재채기를 한다. 아무렇지도 않다가 이상한 냄새가 난다든지 공기의 변화가 인다든지 하면 재채기를 한다. 재채기를 하고 나면 콧물이 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혹시 감기가 오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미국 사람들은 재채기를 하면 얼굴을 쳐다보며 "Bless you(당신에게 축복을)"라고 말한다. 처음 들을 땐 적이 놀랄 수 밖에...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지극 정성으로 신중하게 축복을 외치다니...
이제는 'Gesundheit(게준타이트)'라는 독일어 인사와 'Salud(살루드)'라는 스페인어 인사(건배)도 자연스럽다. 한국말로 치면 그냥 "건강하세요"이라고 외치는 것이다.
그런데 꼭 재채기를 했을 때에만 Bless you라는 말을 사용하는가? 좀 거창하지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알다시피 흑사병은 14세기뿐 아니라 6세기에도 비잔틴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중심으로 지중해 항구 도시들의 주민 25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적이 있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그 역병이 마무리되던 서기 590년 교황 그레고리오 1세가 재채기가 흑사병의 징조인가 싶어 재채기하는 사람에게 "God bless you(당신에게 신의 은총이 있기를)"라고 말해주자고 제안한 것이 관습이 된 것이란다. 그러니까 재채기할 때 Bless you 하는 것은 혹시 병에 걸리지 말고 건강 하라는 단순한 의미이다. 여러분, 환절기에 God Bless you....
한국말 가운데 '개치네쒜'라는 표준말이 있다는 것을 아시는 지 모르겠다. 이 말은 재채기를 하고 난 뒤에 하는 말이다. 재채기를 하고 난 뒤에 개치네쒜'라고 외치면 "감기야 물렀거라"의 뜻.
우리는 "구라"라는 말을 일본말로 알고 있다. 아니다. '구라'는 거짓말 또는 이야기의 속된 표현일 뿐 엄연한 표준말이다. 둥그렇게 감은 국수나 실 뭉치를 이르는 '사리'도 일본말이 아니라 우리말이다. 심부름꾼을 뜻하는 '따까리'도 어감이 좋지 않아 그렇지 표준말이다. 우리는 아는 것도 많지만 모르는 것도 많다.(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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