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명, 여가 26-5, 설 인사 다닐 곳
설 연휴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정석명 씨는 내일 대구 본가에 갑니다.
다음 주 금요일까지 일주일 동안 본가에서 머물기로 했습니다.
어머니와 누나 드릴 선물 챙기며 연휴를 맞을 겁니다.
둘레 사람 찾아다니며 인사 나누는 입주자분들과 여러 동료가 며칠째 분주합니다.
여유로워 보이는 사람은 드문데, 재촉하는 발걸음 속 들뜬 분위기가 묻어납니다.
감사한 얼굴 찾아뵐 구실이고, 사람 사이 관계 살피며 주선할 구실입니다.
명절이 그렇지요.
정석명 씨도 다르지 않습니다.
설 맞아 갈 곳, 설 인사 다닐 곳이 있습니다.
단골 미용실과 단골 카페를 떠올렸습니다.
엠헤어아트와 소풍입니다.
마침 머리할 때가 되어 본가 가기 전 이발을 구실 삼고, 머리하러 외출한 날 커피 한 잔을 구실 삼았습니다.
구실 삼기로 했습니다.
미용실 앞 도로변에 주차할 곳이 없어 두 바퀴쯤 자리 찾아 돌았습니다.
골목길 어느 자리를 찾아 간신히 주차했습니다.
정석명 씨에게 앞서기 권했습니다.
함께하며 알게 된 바, 정석명 씨는 길을 잘 압니다.
자주 가는 곳은 특히 그렇습니다.
한두 번 가면 익히는 것 같은데, 하지 않으려 할 때가 있어 그렇지 하려면 곧잘 다닙니다.
정석명 씨 손에는 원장님 드릴 선물이 들렸습니다.
올리브영에서 산 양말입니다.
어떻게든 대신하고 싶지 않아 설명하고 설득하며 가게 앞까지 함께했는데, 들어가기는 혼자 했습니다.
대신 정석명 씨는 차에서 기다렸습니다.
정석명 씨가 준비한 선물로 보이기 바랐고, 실제로 그렇게 준비한 선물입니다.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고, 미용실 있는 데서 망설이지 않고 방향을 틀어 들어섰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거리를 넓혀 가며 조용히 뒤따랐습니다.
“안녕하세요? 정석명 씨 따라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거 주시더라고요.”
“설이라고 정석명 씨가 준비했습니다. 원장님 드린다고요.”
“아유, 뭘 이런 걸. 안 줘도 되는데…. 석명 씨, 고마워요.”
미용실 테이블 위에 선물 든 쇼핑백이 놓였습니다.
원장님은 일상을 묻고 정석명 씨는 대개 침묵합니다.
필요한 것을 말하고, 원장님은 거의 다 됐다며 잠깐만 기다려 달라 합니다.
같은 자리, 같은 풍경이 이어집니다.
“커피 한잔할까요?”
“네.”
“어떤 거 드실 거예요?”
“아이스아메리카노.”
“소풍 갈까요? 자주 가셨다고 들었어요.”
“네.”
이번에도 정석명 씨 뒤에서 걷습니다.
자주 찾은 곳이니 따로 설명할 것도, 달라진 것도 없습니다.
몇 걸음 떨어져 걷다 뒤따라 들어가 보니 사장님 손에 선물이 들렸습니다.
“정석명 씨가 드리는 겁니다. 설 맞아 인사드린다고 준비했어요.”
눈이 마주친 사장님이 무슨 일인지 묻듯 보시기에 대신 소개했습니다.
같은 인사, 고마운 인사를 다시 주고받습니다.
주문한 커피 기다리는 동안 자리에 앉아 잠깐 기다렸습니다.
정석명 씨는 챙겨 주신 쿠키를 먹었습니다.
아직 오픈 시간 전이라며 커피도 서비스로 주셨는데요.
“사장 마음입니다.”
계산대 앞 서로 내겠다는 어른들 대화처럼 ‘그래도 내겠다, 받을 수 없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겠다.’
실랑이 끝에 사장 마음이라는 사장님 말씀에 졌습니다.
찾아갈 곳이 있고 만날 사람이 있습니다.
돌아오는 길, 오늘 참 명절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2026년 2월 12일 목요일, 정진호
정석명 씨 생각하며 명절 인사 할 곳이 있다는 게 감사합니다. 신아름
‘찾아갈 곳이 있고 만날 사람이 있습니다.’ 감사 감사합니다.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