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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평 너머 월평

정석명, 가족 26-7, 어머니 서명을 받아야 해서요

작성자정진호(직원)|작성시간26.06.23|조회수34 목록 댓글 0

정석명, 가족 26-7, 어머니 서명을 받아야 해서요

 

 

2월 23일 월요일, 정석명 씨 가족 밴드에「2026년 개인별 지원 계획서」초안을 공유했습니다.

개인별 지원 계획 워크숍 3일 전까지 제출하는데,

마감일에 맞추어 마무리했고, 밴드에도 공유한 겁니다.

 

정석명 씨가 이사 와서 사는 동안 새해를 맞으며 매년 반복한 일이니

어머니도 누나도 이모님들도 잘 아실 겁니다.

그래도 간단한 내용을 더해 썼습니다.

‘올해도 잘 사시기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2026년 정석명 씨 지원 계획서 초안입니다. 올해도 잘 사시기 바라는 마음으로 작성했습니다.

 이번 주 목요일(2/26)에 소장님, 국장님, 사회사업 4팀 동료와 함께 개인별 지원 계획 워크숍 합니다.

 워크숍 이후에 정석명 씨와 어머니에게 한 번 더 공유하고 설명드린 후에 확정하여 제출하겠습니다.

 시간 편하실 때 함께 살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꼬박 두 달 가까이 준비하며 작성한 원고를 게시하고 나니 여러 감정이 오갑니다.

앞으로 해야 하는 일이니 후련하다기보다는 잘 세웠다는 안도감,

아직 한 일은 아니니 뿌듯하다기보다는 열심히 해 보겠다는 사명감 같은 게 차오른달까요?

 

「개인별 지원 계획서」에 더해 연초에 작성하고 가족과 공유하는 서류가 하나 더 있습니다.

「개인별서비스 지원 계획」인데 앞선 문서와 그 내용은 다르지 않습니다.

여기에 ‘입주자, 가족, 전담(작성자), 사무국장, 시설장’이 서명하고 함께 확인하는데,

정석명 씨는 ‘가족’ 칸에 어머니 서명을 받아야 합니다.

바로 며칠 전, 정석명 씨 집 근처 정기 진료도 있었고, 2주 앞에는 설 연휴 외박도 있었는데,

여러 일로 미리 살피기 어려웠습니다.

어머니 뵐 기회 있을 때 챙기면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어머니 서명을 받아야 해서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선생님이 따로 시간 내서 오려면 힘드실 텐데요.”

“정석명 씨 일로 다녀오는 건 원래 제 일인데요. 괜찮습니다.”

“우편으로 할까요? 저도 생각을 못 했네요.”

“아! 어머니, 잠시만요, 잠시만요.”

 

개인 일정으로 대구에 다녀올 일이 있었습니다.

어머니에게 여쭈니 댁에 계실 거라고 합니다.

시간을 약속했습니다.

외박이 아니면 주중에 간대도 정석명 씨 대신 다녀와야 하는데,

그러자면 주말에 뵙는 것도 괜찮아 보였습니다.

파일은 미리 어머니에게 보내 드리기로 했습니다.

여유 있게 천천히 살펴보시기 바랐습니다.

 

“어머니!”

“선생님!”

 

정석명 씨 본가 앞에서 어머니를 뵈었습니다.

어머니가 안으로 들어갈지 물으셨는데, 금방이니 여기서 해도 괜찮겠다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당사자가 없으니, 이편이 덜 어색하기도 하겠고요.

어머니가 단지 앞 벤치를 권했습니다.

어머니 서명을 받고 미리 준비한 사본 한 부를 건넸습니다.

파일로 드렸지만, 할 일만 하고 훌쩍 떠나는 느낌이 싫었습니다.

어머니가 꼼꼼히 읽고 잘 알고 상관해 주시기 바라는 마음으로 전했습니다.

서명을 받는다면, 어떤 내용인지도 마땅히 알려 드려야 하는 것이겠고요.

 

어쩌다 보니 어머니와 대화를 주고받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정석명 씨가 없지만, 그래도 주제는 정석명 씨입니다.

어머니와 만나면 어쩜 이렇게 할 말이 많은지, 어머니도 다르지 않아 보이시네요.

웬일인지 돌풍 같은 바람이 불어 머리가 헝클어지고 몸이 덜덜 떨렸습니다.

집 앞이라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온 어머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자리를 옮기기는 그렇고, 이대로 헤어지기는 아쉽고,

추위를 참아 가며 수다 떠는 두 사람을 아파트 주민 누군가 보았다면 무슨 일인가 했겠습니다.

어머니와 삼십 분쯤 아파트 벤치를 지키며 앉아 있었습니다.

 

2026년 3월 7일 토요일, 정진호

 

겨울 가고 봄이 오는 길목의 3월 어느 벤치에서 두 분 말씀 주고받는 장면을 떠올리니 아름답습니다. 내내 석명 씨 이야기가 오갔겠죠. 사회사업가의 자리, 그곳이 어디든 참 아름답다고 새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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