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6. 3. 10.(화)
장소 : 애플스토리
참석 : 박효진, 김향, 이도경, 서무결, 김기숙, 양홍란
프로그램 편
박효진 : '기대한다면 더 많은 기회를 주라 합니다. 어떤 기회요? 컵의 물을 쏟고, 컵을 떨어뜨리고, 심지어 컵을 놓쳐 산산이 부서지고 바닥은 엉망이 되는 그런 기회를 주라는 겁니다.' 내가 잘 안다 생각하는 입주자일수록,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기다리는 게 어려워질 때가 있다. 한 번씩 기다리는 순간이 쌓여 기대하고 기다리는 날이 점점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김기숙 : 서은성 씨가 승마를 다녀오면 매우 힘들어 한다. 집에 가는 것부터, 신발을 벗는 것까지 서은성 씨가 부탁하면 들어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전담 직원은 계속 기다리는 모습을 봤다. 한날은 아주 힘들어 보여서 도와주고, 그 뒤로 몇 번 더 도와주니, 이제는 아예 스스로 하지 않고 항상 나를 기다린다. 결국은 내가 해주게 되는데, 그래서 기다려야 하나 외면해야 하나 고민될 때가 많았다. 그래서 소장님께 여쭤보니 입주자의 도움을 외면하지 말라고 하셨다. 도와달라 요청하면 도와주라고 하셨다. 대신 도와주는 것과 다 해주는 건 다르니 그걸 유의하라 하셨다. 도와주는 게 어디까지이고, 자기가 해야 하는 부분이 어디서 어디까지인지 매번 고민하게 된다. 그러면서 서은성 씨 마음도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양홍란 : '재활, 일상에서 합니다. 인성이의 재활 현장, 물리치료 현장은 집이고 학교고 학원이고 교회입니다.' 당사자의 삶과 일상에서 재활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이 인상 깊다. 새로운케어기술을 공부했던 때가 떠오른다. 우리는 두 발로 잘 걷지만, 그렇게 걷지 못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게 아주 어렵다. 아직도 어렵다. 그럴때마다 기다림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반성하며 잘 기다려야겠다.
김향 : 서은성 씨가 학원 다니며 게단을 오르는 과정을 보며 문은영 씨 생각이 났다. 김미옥 씨가 학원 가는 길을 찾아가는 걸 보면서는 백춘덕 씨가 떠올란다. 사람이 살아가는 힘, 내가 했다라고 하는 것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문은영 씨이다. 지원하는 입장에서 책의 내용과 같은 상황이, 문은영 씨가 노력해 결국 계단을 오르고 학원을 다니는 상황이 전담 직원에게도 큰 기쁨이 된다.
이도경 : 기다리는 게 참 어렴다. 가장 어려우면서 가장 중요한 게 기다림이라 생각한다. 김미옥 시, 배종호 아저씨 도울 때면 수시로 기다리는 게 어렵고 직원이 돕고 해결할 때가 많다. 그럼에도 기다리고 당사자가 직접 한다는 게 중요하다 생각한다. 경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김미옥 씨 버스 에피소드 읽으며 자꾸 상상이 되서 웃음이 났다.
서무결 : 서은성 시 샤워 지원 글을 읽으며, 그때부터 바닥 청소와 샤워 마무리하는 것을 좋아하셨구나 알게 된다. 지금도 꼭 샤워를 마치면 스스로 마무리하려 하신다. 그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글로 읽으니 그 의지가 참 멋지고 감사하다. 양해민 씨 양치를 전적으로 돕는 편인데, 이번에 입학한 전공과에서는 양치는 물론이고 많은 부분을 양해민 씨 스스로 하는 일을 늘려가신다고 한다. 주말이나 여력이 될 때 직원도 칫솔질을 스스로 하실 수 있게 권하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항상 시간이 여유롭지 않고, 동료가 감당할 때가 많으니 쉽지 않다. 어디까지 도와야 할지 생각하고 잘 조율해야겠다 생각한다. 글을 읽으며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시설 편
박효진 : '시설의 삶을 기대하는 나의 이유가 시설에 사는 입주자의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시설의 삶을 절망하는 나의 이유가 시설에 사는 입주자에게도 있기 때문입니다.' 집다운 집, 삶다운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 기준이 나에게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긴다.
서무결 : 해배의 의미를 되새긴다. 자기 삶이게, 제 마당 제 삶터, 복지요결의 몇 구절이 떠오른다. 박상재 아저씨 이야기에서, 잘 하시는 것으로 도왔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다. 잘 하는 것에 시선을 두고 더 잘할 수 있도록 시선을 두고 집중해서 도와야겠다 싶다. 물을 때 잘 물어야 한다고 했는데, 어쩔 때는 답을 정해 놓고 물을 때가 있다. 이를 주의해야겠다. 쫓아가지마라에서 호칭만 제대로 써도 함부로 대하기 어렵다는 구절이 마음에 남는다. 호칭이 태도로 이어지는구나 깨닫게 된다. 입주자와 직원은 공적 관계다. 역지사지로 생각하면 더 와닿는다. 직원의 몸과 마음에 여유가 없을 대 이러한 예와 성이 흐려지기 쉽다는 말이 공감된다. 나의 태도를 돌아보고 반성해야겠다. 바쁘고 아픈 상황일수록 가족과 왕래하며 살 수 있게 도와야겠다고 생각한다. 한해 계획할 때 잘 묻고 의논해야 하는데, 양해민 씨가 의사 표현을 잘 하지 않아 둘레 사람과의 의논에 더 매진할 때가 있다. 양해민 씨에게 더 잘 묻는데 집중해야겠다.
양홍란 : 쫓아가지마라. 우리가 호칭과 입주자와의 관계를 조심히 다루고 지켜줘야 하는데, 잘 되지 않을 때가 있다. 노크는 잘 하는데, 다른 건 노력을 해도 잘 되지 않을 때가 있다. 항상 입주자 목소리보다 직원의 목소리가 클 때가 많다. 이번 기회를 통해 안 되는 부분을 채워가려는 마음을 먹는다.
김향 : 호칭을 잘 지켜야 한다. 미성년에서 성인이 될 때 더 주의해서 호칭을 잘 지켜야겠다. 요즘은 나를 대하는 상대방의 나이에 따라 호칭을 다르게 불러주길 원하는 입주자가 있다. 문은영 씨가 그렇다. 또래의 직원에게 '아주머니'라는 호칭을 듣고 싶어하지 않고, 자신보다 한참 어린 직원들에게는 '아주머니'라는 호칭을 사용해달라 말한다. 각자의 상황과 관계에 따라 호칭을 달리 불러야겠다. 군자는 홀로 있을 때 가장 신중하다는 말이 인상 깊다. 해배를 도모해야 함을 생각한다. 물리적 해배는 어려울지 몰라도 사회적 해배는 도모해야 한다. 글쓰기 공부에서 일반 수단을 이용해야 하는 이유를 말한다. 이전에는 모두가 사회사업가였다. 현재는 시설이란 곳에 유배되어 있는 모양새이다. 그러니 이제는 우리가 사회적 해배를 도모해야 하는 시기가 된 것이다. 그러니 발로 뛰어야 한다. 우리에게 그 업무가 있다는 걸 다시금 느낀다. 왜 지금 해야 하는가 다시 되새긴다. 지금이야 내가 어찌 해볼 수 있는 때이니, 미루지 말자.
김기숙 : 시설 부분을 읽으며 마지막에 마음에 남는 건, 입주자들이 자신의 집을 정말 집같이 편안할 수 있게, 공용 공간을 더 깨끗이 청소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빨래가 깨끗해지게 세탁기를 더 깨끗이 해야겠다. '쫓아가지마라'에서는 항상 자유롭지 못하다. 내 안에 부딪히는 것이 많으니 잘 되지 않을 때가 많다. 남은 시간 잘 해야겠다, 노력해야겠다 생각한다.
이도경 : 김미옥 씨 생각이 난다. 단둘이 있을 때 조심하라는 말을 되새긴다. 재작년 배종호 아저씨만 지원할 때, 아저씨가 어른인만큼 존중하고 예를 가추려 했다. 하지만 월평 안과 밖에서 아저씨를 대하는 나의 마음이 조금 달랐다. 밖에서는 아저씨를 대하는 마음이 조금 느슨해질 때도 있고 편해지려 할 때가 있었다. 이렇게 계속 이어지는 게 맞는 걸까 두려울 때도 있었다. 그대 동료에게 조언을 구하니, 조심해야 하는 시기이고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하더라. 이번에 그때 이야기가 떠올랐다. 김미옥 씨 가족 관계를 더 잘 돕고 싶다. 부모님은 딸 걱정이 전혀 안된다고 하셨다. 동생과는 거리가 조금 있어 부모님, 동생과 더 자주 왕래하며 살 수 있게 도와야겠다.
4대 권리 편
박효진 : 신뢰를 쌓는다는 것, 위험에 처할 권리, 한 번 한 번의 연락이 가족과의 오해를 풀고 입주자의 삶을 삶답게 살 수 있게 돕는 초석이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 가족 관계를 더욱 잘 도와야겠다. 그래야 입주자의 4대 권리를 지켜줄 수 있겠다. 매번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을 받는다. 인상 깊은 부분도 다르고. 아마 내가 달라지니 매번 새롭게 읽히는 것 같다. 때에 따라 달라지는 나를 잘 돌아보고 항상 이 책을 읽을 때와 같은 마음을 가지려 노력해야겠다.
양홍란 : 아직도 매년 명절마다 문숙원 씨 어머니와 오빠가 쌀을 가지고 오신다. 그때마다 가슴이 먹먹하다. 문숙원 씨와는 짧지만 오래 보낸 느낌이다. 4대 권리. 자주 왕래하게 도운 덕에 문숙원 씨의 가족이 아직도 월평빌라를 찾는 게 아닐까. 진짜 딸의 집으로 생각하니. 복지요결은 읽으면 읽을수록 어려워진다. 사회사업가 선생님들이 이렇게 발로 뛰는구나 알게 되니 지겹지가 않고 읽을수록 새롭고 어렵다.
김향 : 가족과 자주 왕래할 수 있게 돕는 게, 지금까지 월평이 크고 작은 사고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이유라 생각한다. 가족들의 의심과 오해가 있다. 문은영 씨 가족도 그렇다. 그럴 때마다 4대 권리를 설명한다. 그래야 삶다운 삶을 살 수 있다. 단체 생활을 줄여야 하는 이유에 공감한다. 안 그래도 복잡한 주거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그러니 더욱 자기 일상으로 살아야한다. 백춘덕 아저씨 사건을 읽으며, 여느 사람이라면 시설에서 나온 입주자이니, 시설을 나가 일하는 것부터 잘못되었다 생각할 수 있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정말 한 사람이면 족하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도의적 책임이 있으니 시설도 어느 부분 사과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언제 이런 일이 일어나도 이상할 게 없다. 그러니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공부해야겠다.
서무결 : 아플 권리 내용이 인상 깊다. 알게 될수록 어렵다. 입사하기 전에 읽었을 때는 마냥 이상향으로 보였는데, 주선하고 거드는 사회사업가가 일할수록, 이야기 속 사회사업가가 얼마나 치열하게 준비하고 거들고 애썼을까 생각하게 된다.
김기숙 : 4대 권리 중 이보성 씨가 계단으로 굴러 떨어지는 이야기를 보고 겁이 났다. 이제 누가 계단에 있어도 보채게 된다. 언제 사고가 일어날지 모르니, 조바심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그러니 자꾸 제한하게 되는데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아니 참 어렵다.
이도경 : 다칠 권리를 읽으며. 공방에 다니고 배종호 아저씨처럼 서각에 다니는 것이 이런 권리 덕임을 알게 된다. 불안정할 권리에서 화가 난 사람에게 바람 쐬러 나가자 말하는 부분을 보며 김미옥 씨 생각이 났다. '감정을 통제하거나 지도하는 것은 임시방편이며, 상황을 지속시키고 악화시킬 뿐입니다.' 라는 말이 마음에 남는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이것 저것 시도해볼 때가 있다. 기다리거나, 외출을 권해보았지만, 그때마다 김미옥 씨의 감정이 다르고 권하는 나의 말이 다르니, 똑같아 보이는 응대에도 다른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다른 응대에 같은 모습을 보일 때도 있다. 그래서 지난 진료에 이에 대해 물으니 김미옥 씨는 화를 표출할 때 산을 예로 꼭대기까지 가야 하는 사람이니 기다려 보는 게 어떻겠냐는 말씀을 해주셨다. 중간에 제한한다고 멈추지 않을 것 같다고 하셨다. 더 고민하게 된다. 마냥 기다리기 어렵고, 혼자 살지 않으니. 책을 읽을 때마다 마음에 닿는 구절이 매번 다르다. 매년 읽는 이 시간이 참 의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