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그림 : 이장근
1971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났다. 2008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파문」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0년 동시 「귓속 동굴 탐사」 외 11편으로 제8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을 수상했다. 동시집 『바다는 왜 바다일까?』 『칠판 볶음밥』, 청소년시집 『악어에게 물린 날』 『나는 지금 꽃이다』 『파울볼은 없다』 『불불 뿔』, 시집 『꿘투』 『당신은 마술을 보여달라고 한다』, 그림책 『아기 그리기 ㄱㄴㄷ』, 그림집 『느림약 좀 주세요!』 등을 냈다.
출판사 리뷰
시간표에 없는 시간에도
우리는 자라고 있어요
교실 게시판에 붙은 시간표
36개의 사각형 중에서
비어 있는 곳은 3개
수업이 지루해지면
빈 곳에 단어를 채우며 놀아요
〈시간표에 없는 과목〉 중에서
시간표에는 국어, 수학, 과학 같은 과목만 적혀 있어요. 하지만 아이들의 하루는 시간표보다 훨씬 넓고 자유롭지요. 수업이 지루해지는 순간, 아이가 빈칸에 ‘창문, 날개, 구름’ 같은 단어를 채워 넣자 교실 창문이 날갯짓하고, 교실은 구름 위로 날아올라요. 아이들은 학교에서 정해진 과목만 배우는 것이 아니에요. 친구와 눈빛을 주고받으며 웃음을 참는 법을 배우고, 쉬는 시간에 신나게 뛰며 몸의 리듬을 배우고, 길을 잃고 질문하면서 세상을 새롭게 알아 가지요. 이장근 시인은 아이들의 장난과 딴생각을 꾸짖지 않아요. 오히려 그 안에서 상상력과 시의 씨앗을 발견하지요. 시간표에 없는 과목은 바로 그런 것입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가장 크게 자라게 하는 과목. 이 동시집은 아이들이 이미 매일 배우고 있는 그 즐거운 공부를 시로 보여 주고 있답니다.
엉뚱한 상상이
평범한 하루를 번쩍이게 해요
망했다에
‘망’ 자를 빼면
‘했다’
괜찮은 답이에요.
망했다에
‘희’ 자를 더하면
‘희망했다’
빛나는 답이에요
〈망했다 산수〉 중에서
이 동시집은 말놀이와 상상력이 돋보여요. 평범한 말과 사물이 시 속에서 새롭게 변하며, 아이들은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지요. 또한 웃음 속에 따뜻한 마음도 담겨 있어요. 가족을 향한 사랑, 친구와 함께하는 순간, 사소한 일상 속 감정들이 짧은 시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 있답니다. 시는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보고 새롭게 느끼는 일이에요. 『시간표에 없는 과목』은 아이들이 자신의 하루 속에서 시를 발견하고, 마음을 들여다보는 힘을 키우게 하는 동시집이랍니다.
시인의 말
봄이에요.
눈사람 정원사가 가꾼 꽃나무가
같이 사진 찍자고 불러요.
하늘에는 구름을 덮고 자는
눈사람이 보여요.
손 흔들며 반갑게 인사할 때
작은 새가 날아갔어요.
어디로 갔을까요?
새를 찾다가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발견했어요.
아이들을 따라다니는 그림자가
날개 같아요.
학교가 끝났는데도
곧바로 집에 가지 않는
아이들이 있어요.
시간표에 없는 과목을 공부하는 걸까요?
무슨 과목일까요?
너무 재미있어 보여요.
실은 그 모습을 보며
시를 쓰고 있는 저도 재미있어요.
우린 시간표에 없지만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그래서 행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