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학폭을 옹호하거나 특정팀 또는 특정인을 비난하는 것으로 비춰질까 무척 조심스러운데,
하지만 정말 여전히 농구계에 학연과 친분으로 서로를 끌고 밀어주는 카르텔이 존재한다면, 더 늦기 전에 반드시 청산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긴 글이고 재미는 없습니다.
농구계에는 이미 유명한 용어가 있습니다.
[용산마피아]라는 말이죠.
용산고 출신, 그리고 그들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끼리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해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의미에서 나온 말입니다.
용산고는 명문 학교로 정재계 그리고 스포츠계에도 유력 인사들을 여럿 배출했죠.
농구계와 관련이 있는 재계 인사로는 고 정상영 KCC 명예회장, 정몽진 현 KCC 회장,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전 사장, 이홍선 TG 삼보 회장 등이 있습니다.
해당 기업이 운영하는 농구단들은 용산고 출신 단장과 감독들을 선호 해왔죠.
모두 나열할 수 없지만, TG와 KCC에서 단장, 감독으로 함께 했던 최형길 단장과 전창진 감독, KCC 감독을 했던 허재 전 감독, 가스공사 총감독었던 신선우 전 감독, 가스공사 단장이었던 이민형 전 단장, 전창진 감독의 수석코치였고 허재 전 감독이 캐롯 구단 사장으로 취임하며 소속 구단을 옮겼던 김승기 전 감독 등이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용산고는 명문 학교입니다. 특히 농구계에선 좋은 선수들을 많이 배출해온 명문 중의 명문이죠.
그렇기에 저는 농구계에 용산고 출신이 많은 것은 일부 자연스러운 일이며, 작은 농구판 학연의 끈 역시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해왔습니다. 그들을 카르텔로 묶는건 좀 음모론이란 생각도 했었죠.
하지만, 프로농구를 사랑하는 농구팬으로 살아가면서 몇번의 믿기 어려운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이루어지는 것을 보며, 어쩌면 이는 실체가 있는 학연 카르텔이란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첫번째는 승부조작 혐의를 받았던 전창진 감독의 현장 복귀 입니다.
전창진 감독은 2015년 프로농구 승부조작 사건의 피의자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으나 증거불충분에 의한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내용을 정리하면,
전창진 감독이 사체업자로부터 3억을 빌려 가까운 지인에게 빌려줬으며 지인은 이 돈을 불법 스포츠도박에 사용했죠. 그리고 그들은 몽골인 명의의 대포폰을 사용하여 통화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큰 의심을 받고 수사가 진행되었지만 협의를 입증할 확실한 증거가 없어 무혐의로 종료 되었죠.
이 과정에서 전창진 감독은 KBL로부터 무기한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지만, 3년 후인 2018년 KCC 수석코치로 내정되면서 최형길 단장을 통해 KBL에 자격 정지 해지를 요청합니다. 당시 전창진 감독은 승부조작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단순도박(일명 바둑이 도박)에 대해선 2심 유죄를 받은 상태였기에 KBL은 KCC 측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죠. 수석코치 복귀가 무산되며 전창진 감독은 기술고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KCC 벤치 뒤에 앉게 되었습니다.
2019년 전창진 감독은 단순도박에 대해서도 증거불충분으로 3심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고 이를 근거로 최형길 단장은 다시 자격 정지 해지에 대한 재정위원회를 요청했습니다. 결국 전창진 감독은 4년간의 길었던 자격 정지 신분을 탈출하게 되었죠. 그 이후는 아시다시피 19-20시즌 바로 KCC 감독이 되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법원의 최종 판결을 따랐기에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불법도박 범죄자들과 어울렸던 것, 사채를 사용한 것, 대포폰을 사용한 것 등 프로구단 감독으로써 도덕적 문제가 크다고 봤기에 프로농구 복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후배의 복귀를 위한 최형길 단장의 노력이 이런 제 생각을 넘어섰죠. 믿기 어려운 일을 만들어 냈습니다.
두번째는 드래프트에서 보여준 그들의 용산고와 성균관대에 대한 사랑 입니다.
용산고 출신 전창진 감독과 김승기 감독은 드래프트에서 꾸준히 용산고 출신을 뽑아 왔으며, 용산고 출신은 아니지만 중앙대와 프로시절 용산고 출신들과 두터운 우정을 쌓아온 김상준 감독의 성균관대 출신 선수들도 여럿 선발하였습니다.
연도 | 라운드 | 전창진 (KCC) | 김승기 (KGC, 소노) |
2019 | 1 | 김세창 | 김경원 |
2 | 곽동기 | 지명포기 | |
3 | 권혁준 (용산고) | 임기웅 (용산고,성균관대) | |
2020 | 1 | 이근휘 | 한승희 |
2 | 곽정훈 | 지명포기 | |
3 | 함승호 | 양승면 (성균관대) | |
2021 | 1 | 김동현 (용산고) | 조은후 (용산고,성균관대) |
2 | 서정현 | 주현우 | |
2022 | 1 | 송동훈 (성균관대) | 조재우 |
2 | 여준형 (용산고) | 안정욱 (성균관대) | |
3 | 김승협 | 조승원 | |
2023 | 1 | 이주영 | 박종하 (성균관대) |
2 | 정배권 (용산고,성균관대) | 민기남 (성균관대) | |
2024 | 1 | 조혁재 (성균관대) | 이근준 |
2 | 이찬영 | 서동원 | |
3 | 이현호 (용산고,성균관대) | 정성조 |
전국 고교 농구팀 수는 약 30개이며 대학 농구 1부 팀 수는 12개이니 용산고 또는 성균관대를 나왔을 확률을 단순 수학적으로만 계산하면 11% 정도 되지만, 두 감독이 6번의 신인 드래프트에서 용산고 또는 성균관대 출신을 뽑은 확률은 40% 정도가 됩니다.
선수 선발은 감독의 고유권한이며 정보가 많은 학교의 선수를 좀 더 우선 선발할 수 있다고 생각 하지만, 선발된 선수들의 프로행 이후 모습들을 봤을 때, 이 선발이 정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세번째는 한국가스공사 사장 교체 후 자체 진단을 통해 밝혀졌던 용산고 카르텔 사건 입니다.
용산고 출신 채희봉 전 사장을 타고 들어왔던 용산고 출신 신선우 총감독과 이민형 단장이 사실상 업무 활동 전혀 없이 1억 5천 정도의 보수를 받아왔고 개인별 차량 및 법인카드까지 사용해왔다는 내용이었죠.
이외에도 구체적으로 밝혀지진 않았지만, 용산고 출신 고위 관계자가 특정 선수의 부모에게 전화해 용산중, 용산고로 전학을 요청 했다는 일화나, 대학팀 감독 또는 방송 해설위원 자리에 용산고와 친분 있는 인물을 넣으려 힘을 썼다는 등의 이야기들은 농구계 뒤편에서 심심치 않게 돌아다니는 소문이기도 합니다.
최근 농구계에서 농구 외적으로 가장 큰 사건은 김승기 감독의 김민욱 락커룸 폭행과 그 이후 붉어진 김민욱 연세대 후배 학폭 의혹 입니다.
지난 11월 10일 고양 소노와 서울 SK의 경기 하프 타임 중 락커룸에서 김승기 감독은 수건으로 김민욱을 폭행 했으며, 다음날 병원에 간 김민욱을 상대로 폭언 및 욕설로 2차 가해를 한 사건이 발생 했죠.
11월 21일 소노가 재정위원회를 요청하며 해당 사건이 기사화 됐고 바로 다음날 김승기 감독은 자진 사퇴 합니다. 이후 KBL 재정위원회를 통해 해당 사건이 진실임이 확인 되었고 11월 29일 김승기 감독은 자격 정지 2년의 징계를 받았죠.
그런데 또 다른 이슈가 타임라인을 함께하며 발생합니다. 사건이 최초 기사화 되었던 11월 21일의 다음날이자, 김승기 감독의 자진 사퇴 발표가 있었던 11월 22일 디씨인사이드 남자농구 갤러리에 대학시절 김민욱의 학폭을 신고하는 장문의 글이 올라왔죠. 내용은 매우 구체적이었고 작성자는 기사를 통해 김승기 감독의 김민욱 폭행 사건을 보고 김민욱의 이중적 태도에 분노를 느껴 글을 쓰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12월 9일 동아일보는 학폭 신고글 작성자와의 인터뷰를 기사화 하였고 같은날 내용 일부를 인정하면서도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김민욱의 인터뷰도 KBS를 통해 전해졌습니다.
현재 해당 학폭 사건은 스포츠윤리센터를 통해 조사가 진행 중이며 실제 학폭 여부와 세부 내용은 일정 시간이 더 흘러야 확인 될 예정입니다.
이와 별개로 소노 구단은 구단 이미지 실추를 이유로 김민욱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였으나 김민욱은 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사안으로 계약해지를 거부하였고, KBL은 소노 구단의 요청으로 계약해지 관련 재정위원회를 다시 또 열었죠. KBL 재정위원회의 결론은 조정 불성립입니다. 팬들은 이제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 결과와 계약해지를 둔 양측의 법정 싸움을 기다려야 하죠.
정리하자면, 김민욱의 계약해지는 학폭 논란으로 인한 구단 이미지 실추가 이유이기 때문에 스포츠윤리센터의 학폭 관련 조사가 중요한 상황입니다.
학폭 신고글 작성자와 김민욱 사이에는 현재 어떤 고소, 고발 및 법정 다툼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결국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 결과만이 이 모든 상황을 정리할 수 있죠.
학폭은 무관용이 기본 원칙이라 생각합니다.
조직의 관행, 관습 그리고 시대보정 등 여러 이유가 따라오더라도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고 봅니다.
김민욱 역시 조사를 통해 학폭이 인정된다면 여기에 대한 모든 징계를 어떠한 핑계도 없이 달게 받아야 합니다.
다만, 또 다른 문제는 이 사건을 뒤에서 푸쉬하는 움직임이 있다는 소문이죠.
저는 여전히 김승기 감독의 2년 자격 정지가 무척 가벼운 처벌이라 생각합니다. 농구계 주요 자리에서 위력을 행사하는 관계자들에게 감독의 락커룸 폭력은 선수 잘되라는 마음에서 나온 실수 정도로 비춰졌는지도 모르겠네요.
지금의 과정을 보면 김승기 감독은 좋은 능력을 인정 받아왔고 업적도 꽤 괜찮기 때문에 몇년 후 용산고 동문들의 힘을 받아 현역 감독으로 다시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김민욱의 학폭 논란을 폭력의 정당성, 징계의 보복성으로 이용한다면 이건 학폭과 별개의 또 다른 카르텔 이슈라 생각합니다.
부디 가해자에 대한 공정한 조사와 처벌, 그리고 피해자의 상처를 온전히 보듬기 위해 카르텔 이슈는 단순 헛소문이길 바라게 되네요.
스포츠윤리센터가 2021년 대한민국에 크게 몰아쳤던 학폭 이슈에 전수조사로 최선의 대응을 했던 것처럼 이 사건 역시 최선을 다해 조사해주길 바랍니다.
누구도 과거의 고통으로 더 이상 힘들어하지 않도록, 그리고 모두가 외압 없이 공정한 조사를 받고 억울함 없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스포츠윤리센터가 그 역할을 다해주기만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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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LaDivina 작성시간 24.12.22 new 학폭도 심각한 문제지만 위계에 의한 폭력도 큰 문제이기 때문에
김승기 컴백 자체도 문제이고 만약 그 컴백이 용산고 커넥션에 의해 이루어진다면 한국 농구는 망한다고 봅니다. -
작성자플래쉬 작성시간 24.12.22 new 시대가 어느시대인데 저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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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겐트위한 작성시간 24.12.22 new 디크블 복귀도 안됩니다 거기에 4대대학 커넥션도 지적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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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데이빗스턴 작성시간 24.12.22 new 대한민국의 민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