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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ami Heat [Heat Wave]

히트 팬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경기들 - 빅 3 이전

작성자mourning33|작성시간20.04.07|조회수843 목록 댓글 2
코비드 19가 전세계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북미에서도 장난이 아닌지라 NBA는 물론 다른 프로스포츠가 모두 멈췄고, 미국은 공포에 질려 있고요. 옆동네인 여기는 미국보다는 사정은 좀 낫지만, 사는 곳이 요상한 곳이라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네요.

일하는 시간도 줄고, 소일 거리가 없는 마당에 히트 팬으로서 기억에 남는 경기들 끄적여 봤습니다. 개인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니 오류와 틀린 부분 있을 수 있으니 그런 부분들은 댓글로 알려주셨음 하고요.

시작합니다.


1. 96-97시즌 동부 컨퍼런스 세미 파이널 5차전 vs. Knicks - 컷스로트 시리즈의 시작

 

96-97시즌의 히트는 전 시즌에 합류한 Zo Timmy가 중심을 잡는 중에 시즌 중 합류한 Monster Mash, 자말 매쉬번이 스무스하게 적응하면서 공격에서는 저 셋의 파상공세와 조공으로는 보션 레너드와 아이작 오스틴이 쏠쏠히 활약해주고, 수비에서는 모닝과 PJ 브라운이 중심을 잡는 가운데 앳킨스, 멀리, 티미, 여기에 건강만 보장되면 매쉬번까지 맹위를 떨치며 보스가 사우스비치에 온 이듬해인 96-97시즌을 60+ 승리시즌으로 만들어냅니다.

 

플레이오프에 접어들어서도 전망은 꽤나 좋았습니다. 플옵 컨텐더였던 팀들과, 특히 조던의 불스와 2 2패로 호각을 유지(저 승리 중 하나가 2연속 70승을 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경기)했고, 페이서스나 서부의 컨텐더였던 재즈와도 우세 혹은 호각이었던 지라 나름 기세가 좋았죠. 하지만, 같은 플옵 트리에 정규시즌 전쟁같은 경기를 벌였던 닉스가 버티고 있었고, 그 닉스와 무시무시한 전쟁을 벌입니다.

 

매 경기가 사투였지만, 정규시즌처럼 히트는 닉스에게 끌려갔고, 5차전 홈경기까지 시리즈 스코어 1;3으로, 1경기만 더 지면 떨어지는 일리미네이션 상태가 돼버렸죠. 정규시즌보다 못한 티미와 모닝, 이들보다 더 후달린 매쉬번의 경기력으로 인해 훨씬 더 경험많고 노련했던 닉스에게 끌려가는 신세가 돼버렸죠. 특히나 8-90년대 최고 센터인 유잉의 맹위가 여전한 상황에서 이제 전성기로 접어드는 모닝은 아직 역부족이었던 게 매우 컸고요.

 

이런 상황에서 시작된 5차전은 분초마다 클러치였습니다. 절대 지지 않겠다는 양팀 선수들의 모습은 매 플레이마다 허슬과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피지컬한 충돌이 계속 일어났고요. 그 와중에 오클리는 테크니컬 누적으로 퇴장당하고요. 4쿼터까지 이런 상황이 벌어지다가 보숀 레너드와 댄 멀리의 3점이 터지는 중에 약 4분여간 닉스 공격을 자유투 외에는 거의 안내주면서 막바지에는 12점차 정도로 점수가 벌어져 닉스가 수건을 던지는 시점까지 왔죠.

 

하지만, 종료를 얼마 안남기고 사건이 벌어집니다. 바로 티미가 자유투를 던지는 중에 찰리 워드가 PJ 브라운을 스크린 아웃을 했는데, 상당히 낮은 자세로 들어오는지라 PJ 브라운은 찰리 워드가 의도적으로 무릎을 꺾으려고 한다고 생각해 이 선수를 들어서 바디슬램을 날려버렸죠. 이로 인해 경기는 아수라장이 되어버립니다바디슬램을 날린 브라운과 당사자인 워드는 당연히 퇴장 당했고, 벤치로 교체됐는데 코트로 나와버린 유잉과 스탁스마저 퇴장이 됐죠. 경기 후에는 브라운은 2경기, 나머지 닉스 선수들은 1경기의 출장정지가 추가적으로 징계됐고요.

 

이 경기 후 뉴욕 원정 6차전에서는 유잉없는 페인트존을 지배한 모닝의 활약으로 시리즈 동률을, 홈인 마이애미 아레나에서의 7차전은 38점을 폭발시킨 티미의 활약으로 대망의 동부 결승으로 진출을 확정짓게 됩니다.

 

이 경기 막판 벌어진 싸움으로 인해 안 그래도 긴장감 팽팽했던 닉스와 히트의 경기는 이로부터 히트가 완전히 KO 당하는 99-00시즌까지 매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만나며 라이벌리를 이어갑니다. 물론 만나기만 하면 싸운 건 아니지만(예외모닝과 LJ의 코트 위 권투시합(ft. JVG)), 언제나 대놓고 죽여버리겠다는 긴장감으로 경기와 시리즈를 치루게 됩니다컷쓰로트라는 그렇게 아름답지 않은 이름의 라이벌리를요

 

 

2. 98-99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 5차전 vs. Knicks; 통통샷에 무너진 히트

앞선 경기로 인해 원수가 된 닉스와 히트는 97-98시즌 1라운드에서도 만납니다. 하지만, 전술한 모닝과 LJ의 권투시합으로 인해 시리즈가 2:2인 동률상황에서 팀의 기둥인 모닝이 없는 경기를 이길 수가 없었죠.

 

파업으로 단축시즌으로 치뤄진 98-99년도는 모든 팀에게 기회였습니다. 바로 조대인이 2 3연패 후 진짜 은퇴를 한 상황이었으니까요. MVP급 활약을 한 모닝을 중심으로 히트는 당당히 이 해 동부 1번시드를 획득해 진짜 챔프를 노릴 자리까지 왔으나.. 첫 관문인 1라운드에서 또.. 닉스를 만납니다.ㅋㅋㅋㅋㅋ

 

기억으로는 인터넷으로 찾은 1차전 결과를 보며, 경기를 크게 진 한지라.. 이거 "소닉스 꼴 나는거 아니야?"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주구장창 AFKN과 스타 스포츠에서의 중계를 기다리고 있었죠. 그러다가 4차전은 스타 스포츠로 봤는데 또 일리미네이션, 게다가 닉스 홈인 MGS에서 이기면서 또 기사회생해, 다음 라운드로 가자라는 희망을 갖고 당시 월요일 새벽 트리플 헤더의 2번째 경기였던 이 경기를 라이브로 볼 수 있었죠.

 

또 하는 이야기고 진부한 표현이지만, 막상막하, 용호상박의 대결이었습니다. 특히 절대 지지 않겠다는 모닝과 PJ 브라운의 투혼이 어마무시하게 느껴지는 경기였기도 했고요. 거기에 시리즈 내내 힘겨워하던 매쉬번이 밥값을 해주면서 드디어 복수와 함께 2라운드를 가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었죠.

 

하지만 닉스가 게임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고, 30여 초 남기고 다시 1점차로 쫓아오는 와중에.. 티미가 앙숙인 스프리에게 볼을 뺏겨버리면서 거의 마지막 공격권을 닉스가 가져가게 됩니다. 작탐 후 히트가 보여준 수비력은 90년대 최고 수비팀이라는 말이 아쉽지 않을 만큼 잘 수비했습니다. 공격시간 4초인가를 남기고 테리 포터가 스프리에 볼을 쓸어냈는데, 이게 다시 닉스 볼로 판정이 됐고요(이 부분에서 리뷰가 있었다면 무조건 히트 볼이라고 20년 지나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SOB 상황에서 픽을 슬립한 뒤 던진 앨런 휴스턴의 플로터가 통통통하고 들어가면서.. 히트의 1년 농사가 어이없이 마무리 됩니다. 보스가 샷클락으로 몽니를 부려봤으나 그 때도, 지금도 통통샷은 샷 클락 전에 릴리즈가 됐었죠.

 

당시 기억이 생생한게.. 진짜 학교를 가는데 거의 영혼을 잃은 듯한 표정으로 월요일을 시작했고, 그로 인해 싸간 점심조차 먹지 못하며 그대로 가져왔었고, 때마침 공부를 해야만 하는 시기가 왔지만, 이후 3년 정도는 농구를 듬성듬성 보게 만들어준 게임이 바로 이 경기였습니다.

 

히트 역시 팀 자체에서 이 로스터의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끊임 없는 리툴링에서 대대적인 로스터 갈이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노쇄화 기미를 보인 티미와 플옵만 시작되면 작아지는 매쉬번에 대해 비난의 화살이 돌아갔고요. 여기에 거의 올마이티로 여겨지던 보스에 대한 비판이 생긴 시점이 바로 이 시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3. 99-00시즌 플레이오프 동부 컨퍼런스 세미 파이널 7차전 vs, Knicks; 판을 갈아엎게 만든 경기

99-00시즌의 히트는 기존 주축이 모닝-티미에서 모닝-매쉬번으로 변했고, 이걸로 "한 시즌을 건강하게 치룬" 유일한 시즌이었습니다. 이 둘에 PJ 브라운이 있어버리니 서부에 서식하던 괴물 몇 만 빼고는 히트 페인트 존에서 득점하는 건 매우 어려울 정도의 수비력을 보였고, 모닝-매쉬번의 원투펀치는 공격에서도 리그 상위권에 위치할만큼 경쟁력이 있었습니다. 조공으로 빠진 티미는 나름 양궁부대의 선봉장으로서 당시에는 금기시 된 3점혈을 뚫어주는데 일조를 했었고요.

 

이렇게 시작된 00년 플옵.. 당시 그랜트 힐의 피스톤즈를 짓밟고 CSF에서 만난 건 다름아닌 닉스였습니다. 지금도 닉스는 좋아하지도 않고, 쟤네들은 무조건 이겨야한다는 생각을 가졌는데, 저 때는 오죽했을까요. 저기는 주축이 오클리-유잉-스탁스에서 트윈테러와 유잉, LJ 바뀌었을 뿐 이겨야하는 닉스라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었기 때문에 또 다시 죽여버리겠다는 마음가짐의 경기가 계속됐습니다.

 

시리즈 자체는 5차전까지 3;2로 앞서갔으나 6차전 닉스 원정에서 끝장을 낼 수 있었는데.. 또 다시 4쿼터 삽질로 경기를 내주며 찝찝하게 7차전까지 오게 됐습니다. 히트는 시리즈 유일하게 꾸준한 활약을 한 모닝이 진짜 안 지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지배했습니다. 83-82로 끝난 경기에서 홀로 29(FG 12/20 FT 5/10) 13리바운드 5블락이라는 활약을 보이죠. 닉스 쪽은 커리어 황혼의 마지막 투혼을 보인 유잉과 진짜 "미쳐 날뛴"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무지막지한 에너지 레벨을 보여준 스프리가 주축이 됐고요.

 

4쿼터 2분 정도를 남기고 유잉이 역전 덩크를 날릴 때만 해도 그래도 히트가 이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후 히트가 보여준 공격에서는 모닝에게 인바운드 패스도 못 넣어주면서 티미, 매쉬번, 그리고 마지막 공격권에서는 어이없게 클라렌스 웨더스푼이 슛을 허공에 날리며.. 진짜 허무하게 시리즈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이 시리즈로 인해 소소한 리툴링에서 판을 갈아엎어버리는 블록버스터 트레이드가 진행됐습니다. 보스의 천추의 한이었던 공수겸장 2번을 얻어오기 위해 당시 샬럿 호네츠의 간판인 에디 존스와 얼굴은 무섭지만 기술은 섹시한 앤서니 메이슨을 업어오면서 20% 부족했던 매쉬번과 20% 더 대단했던 PJ 브라운을 내주죠. 여기에 PJ브라운처럼 모닝의 보디가드가 되어줄 믿음직한 브라이언 그랜트를 3자 트레이드에서 업어 오면서 또 챔피언을 위해 달릴 준비를 마칩니다. 모닝이 신장병으로 쓰러지기 전까지는요....

 

 

4. 00-01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 3경기; 시대의 종언

전술했듯이 판을 갈아엎은 히트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듣습니다. 바로 팀의 기둥인 모닝이 신장병으로 쓰러져 버린 거죠. 모든 팀의 운영과 로스터 보강을 Zo 중심으로 해왔는데, 완전 날벼락이었죠.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보스도 아니고, 백업으로 생각한 브라이언 그랜트를 주전으로 올리며 그랜트-메이슨-존스 수비력을 기반으로 진심 톱니바퀴같은 공격 전개로 이길 경기는 반드시 이기는 모습을 보이며 플옵이 간당간당하다고 여겨졌던 00-01시즌 전 예상을 비웃고, 4번 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올라갑니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예전 팀 메이트가 한 가득이었던 샬럿 호네츠였죠.

 

말 그대로 비오는 날 먼지 나게 털렸습니다. 배산적은 저 때도 배산적이었고, 이 배산적의 파워와 스피드를 막을 수 있는 히트의 가드는 당시로서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히트에서는 고장난 기계였던 매쉬번은 무지막지한 괴물로 다시 돌아오면서 히트에서 바랬던,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해주는 모습을 히트와의 시리즈에서 가감없이 보여줬고요. 히트의 페인트존 수문장이었던 PJ 브라운이 모닝을 막는 모습 보면.. 안타까움이 너무 컸고요. 게다가 벤치에서 나오는 데릭 콜먼이라니..ㅎㅎㅎ 반면 히트에서는 에디 존스와 브라이언 그랜트 외에는 제몫을 해주는 선수가 없었습니다. 신장병 후의 모닝은 더 이상 공격에서의 날카로움이 없어졌고, 노장이 된 티미와 메이슨, 그리고 왕년의 떤더 댄은 옛 이름만 남은 상태였습니다.

 

당연히 매 경기 20점 차 이상으로 대패했고, 홈코트 어드벤티지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3연패 광탈로 시즌을 마무리한 뒤 리빌딩에 들어가며 한 시대를 종언하게 했죠. 히트와 보스의 90년대 우승 못한 한을 가진 채 말이죠.

 

 

5. 03-04시즌 정규시즌 킹스와의 홈경기; 천재의 각성

단순합니다. 이 경기 보면 왜 보스가 라마 오돔을 어떻게 해서라든지 데려오고 싶어했는지, 그리고 드래프트 전부터 라마 오돔에게 "왼손잡이 매직 존슨"이라는 말을 붙였는지, 그리고 왜 이 양반이 토탈 패키지였는지를 확실히 알 수 있는 경기입니다.

 

여전히 위용이 살아있는 밀레니엄 킹스를 상대로 30+ 트리플 더블을 해내는데요. 당시 스킵 투 마이루를 빼면 주전들이 메롱 거리는 상황에서 풋풋했던 UD와 지금은 고인이 된 라수엘 버틀러를 활용하며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동시에 수비에서도 저 크리스 웨버를 막아내는 모습을 보면, 왜 샤킬 오닐 트레이드에서 레이커스가 무조건 라마오돔을 데려오려고 했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와데가 부상으로 빠져서 아쉬운 게임이지만, 왜 지금까지도 올드 히트팬들이 이 시즌의 로스터를 독수리 5형제라 부르면서 더 봤으면 하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하는 이유가 충분히 있는 게임이라고 보고요. 그만큼 약점도 많았지만, 장점과 잠재력도 상당했던 로스터였다고 봅니다.



6. 04-05시즌 정규시즌 디트로이트 원정 두 번째 경기; Wade Almighty

이미 전 시즌 플레이오프로 주가를 많이 올린 와데. 여기에 매물로 나온 샤킬 오닐에 대해 보스가 제대로 베팅해서 오닐을 데려온 뒤 히트는 플옵을 바라보는 팀에서 일약 챔피언 십을 노리는 팀으로 티어가 올라갑니다. 물론 디젤 영입을 위해 오돔, 버틀러, 그랜트에 1라운드 픽을 2개나 줬지만, 나날이 성장하는 와데와 MVP급 선수인 디젤, 여기에 베테랑으로 솔리드했던 EJ가 구성한 코어는 다른 챔프팀에 비교해 봐도 매우 솔리드했죠.


당시 동부를 제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팀이 있었습니다. 바로 배드보이스 2기로 챔프를 먹었던 디펜딩 챔피언인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였죠. 빅샷-해밀턴-왕자-쉬드-비스트에 백업으로 안토니오 맥다이스까지.. 레전드로 여겨지는 수비력과 비수같은 공격력을 겸비한 피스톤즈는 히트가 챔프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할 산이었습니다.


이 디펜딩 챔프를 맞아 와데는 시즌 2차전이자 원정 2차전이었던 이 경기에서 30+ 트리플 더블로 히트에게 승리를 가져오는데요. 특히 4쿼터에 보여준 활약은 모닝 이후로 진짜 MVP에 가까운 선수를 다시 가지게 됐구나를 확인한 경기력이었습니다. 4쿼터를 통으로 뛰면서 피스톤즈가 9점을 득점할 때 홀로 11점과 어시스트 3개를 주도하는 동시에 EJ와 함께 백코트를 미친듯이 압박하면서 피스톤즈가 공격 전개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일조하면서 팀의 승리를 가져오는 어마무시한 활약을 한 경기였습니다.


이전에도 꾸준히 30점 가까운 득점을 하면서 디젤이 붙여준 플래쉬라는 별명과 함께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하려는 와데였는데요. 이전 LA 원정에서 주연이었던 코비와 디젤을 뒤로하고 본인의 힘으로 OT 끝에 승리를 쟁취했는데, 그 다음 전국방송이었던 피스톤즈 원정에서 30+ 트리플 더블 활약으로 스팟라잇을 가져가면서 진짜 히트가 챔프를 먹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하도록 만든 경기였습니다.



7. 05-06시즌 플레이오프 파이널 3차전 vs. 맵스; 히트를 구한 와데, 그리고 경기를 끝낸 GP

0-2, 사우스 비치로 돌아오기 전까지 첫 파이널에서의 성적이었습니다. 상대 에이스인 노비츠키는 생각보다 잘 막아줬지만(ft. 하슬렘과 포지), 제이슨 테리와 벤치 타임에서 스택하우스와 데빈 해리스에게 휘둘리면서 원정 2경기를 허무하게 내줍니다.


시리즈 승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할 3차전.. 하지만, 4쿼터 중반까지 13점차로 뒤지면서 래리오브라이언 트로피는 아직이구나를 생각하게 할 만큼 경기의 무게추가 많이 넘어갔었죠. 하지만, 히트에는 와데가 있었습니다.


전반에도 왕년 누가 생각나게 할 만큼 대단한 활약을 보이며 전반 리드의 주역(43-51)이었고, 13점차로 벌어진 상황에서도 와데가 중심이 되어 꾸역꾸역 리드를 좁혀나가기 시작했죠. 특히 득점에 전념한 와데의 무서움을 똑똑히 보여주며 향후 유이한 미드레인지 게임의 전설이 될 노비츠키와 4쿼터 후반 쇼다운을 펼칩니다. 경기는 노비-와데의 에이스 대결이 아닌 바로 사이드킥에서 경기가 갈렸는데요. 추격의 3점과 클러치 자유투를 넣어준 포지와 하슬렘, 그리고 결승득점이 된 GP의 20피트짜리 롱2가 와데의 활약과 결합되면서 데빈 해리스 외에는 노비를 도와주지 못한 맵스를 잡아냅니다. 


와데의 역사적 활약으로 천신만고 끝에 히트 역사상 파이널 첫 승을 올린 경기가 바로 이 경기인데요. 이 경기를 기점으로 기세를 잡아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려놓는 4차전과 다시 영웅적인 활약을 한 와데와 OT에서 역전 득점을 한 GP의 활약으로 이긴 5차전, 그리고 14년 파이널에서 던컨이 히트 상대로 보여준 수비 퍼포먼스를 먼저 수행한 모닝의 활약이 돋보였던 6차전을 내리 잡음으로서 히트가 첫 챔프가 될 수 있었던 건 3차전에서의 승리가 밑거름이 된 거라 봅니다.



8. 06-07시즌 정규시즌 첫 경기 vs. 불스; 역대 최악의 챔피언십 링 세레모니 게임

축복받은 자리가 되어야할 경기가 재앙이 된 경기로 탈바꿈한 게임입니다. 우승 후 첫 시즌의 시범경기를 보았을 때.. 너무 놀랐던 게 감자의 몸상태가 거의 프로선수가 아닐만큼 비대하고 헥헥대는 모습이었습니다. 오닐 역시 고질이 되는 발가락 부상으로 시즌 준비가 잘 안된 게 눈에 보였고요.


시즌 오프닝이자 지난 시즌 1라운드에서 아쉽게 떨어진 불스를 맞아.. 히트는 거의 재앙에 가까운 게임을 합니다. 전반에 무려 20여점 이상 차이가 나서 하프타임에 야유가 나올 정도였죠. 칼을 간 불스와 나태함이 보인 히트, 게다가 살짝 후지기 시작한 보스의 전략 전술로 인해 히트는 디펜딩 챔프라고 하기에는 너무 약하고, 그렇다고 플옵으로 만족하기에는 로스터와 연차가 너무 빠방한 팀이 된지라.. 한 시즌 내내 부침이 있었고, 그 다음 시즌인 07-08시즌의 대 참사가 벌어지는데 그 시작은 바로 이 시즌 오프닝 경기였다고 봅니다.



9. 08-09시즌 정규시즌 vs. 닉스와의 첫 홈 경기; 블리딩 게임

베이징 올림픽으로 부활을 알린 와데. 당연히 정규시즌에도 펄펄 날아다니며 히트 최초 MVP와 득점왕을 노리는 엄청난 퍼포먼스를 08-09시즌 내내 선보였습니다(결국 득점왕만 달성). 무시무시한, 그리고 훗날 와데 본인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MVP를 노리고 뛰었던 와데가 시즌 중 가장 폭주기관차처럼 달렸던 때가 09년도 3월 첫 주와 둘째 주였고, 그 서막을 여는 게임이 바로 이 경기입니다.


그 때도, 그리고 지금도 당연히, 반드시, 기필코 이겨야 하는 경기가 닉스와의 경기인데, 08-09시즌에는 첫 경기를 져버립니다. 뉴욕에서 열린 개막전을 말이죠. 이후 3달만에 마이애미 홈에서 다시 만난 건데.. 4쿼터 초반까지 10여 점차 이상으로 털리는 모습을 보입니다. 닉스가 앞서가는 상황에서.. 얘네들이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뽑아버리죠. 바로 갈리날리의 엘보와 알 해링턴의 범핑으로 말이죠.


피를 보기 전 4쿼터 9분여를 남기고 102-88인 경기를 피를 본 와데는.. 미친듯이 공격적으로 변합니다. 경기 종료까지 무려 22점을 폭발시키면서 최종 115-120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는데 진짜 혼자 다합니다. 파울이 아니면 막을 수 없는 돌파와 분노하거나 클러치 때면 잘 들어가던 3점, 여기에 미드레인지 점퍼까지 전성기 와데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득점 레파토리가 이 경기 4쿼터에 모두 나오면서 경기를 승리로 이끌게 되죠.


이 때부터 2주동안 와데는.. 너무 유명해서 소개 안한 "This is my house" 게임인 불스와의 2차 연장전을 포함, 2주 간 8 경기에서 평균 40점(FG 53.6%, 3FG 50%, FT 82.4%), 7리바운드, 10.4어시스트, 3.6스틸, 1.5 블락이라는 괴물같은 모습을 선보입니다. 그리고 시즌 후반 다시 만난 닉스를 상대로 커리어 득점 하이인 55점을 쏟아부으면서 다시금 복수를 하고요.



10. 09-10시즌 정규시즌 레이커스 원정; 디펜딩 챔프의 맘바 멘탈리티

이 당시부터 한 5년 간 인생에서 가장 바빴던 시기라 정말 느바 경기, 히트 경기 한 경기 보는 것 자체에 감사함을 느꼈던 시기였는데, 이 경기를 봤을 때 진정 존경 반, 원망 반이 공존했던 경기였습니다.


코비 팬들에게는 그의 무수한 클러치 버저비터 중에 하나일 것이고, 히트 팬들에게는 앨런 휴스턴의 통통샷 이상의 마상을 주는 샷으로 유명한 프라임 코비와 프라임 와데의 한판 승부인 이 경기는 경기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레이커스의 주축이었던 가솔-바이넘-아테스트-오돔-어부와 히트의 주축이었던 UD-JO-Q는 역시 베테랑 답게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줬고, 그 이전까지 뇌 없이 경기하던 마이클 비즐리와 커리어 내내 집중력이 왔다 갔다하는 마성의 찰득이도 본능적으로 경기 몰입하며 탄탄한 로스터를 자랑하는 디펜딩 챔피언인 레이커스와 진정 일진일퇴의 게임을 하죠.


물론, 하이라이트에 남는 건 3초 정도 남은 상황에서 인바운드 패스를 받은 코비가 와데의 어마어마한 수비를 앞에 두고 올라간 3점이 들어가면서 경기 종료되는 것만 회자되지만, 정말 회한이 많이 남는 졌잘싸가 많은 히트의 경기 중에서 이 경기만큼 후회없는 졌잘싸 경기는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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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Alonzo33 | 작성시간 20.04.07 00-01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 3경기를 호넷츠에게 탈탈 털릴 때 제 영혼도 같이 털렸었죠. 그와 함께 찾아온 암흑기 ㅠㅠㅠ
  • 작성자Bam Adebayo | 작성시간 20.04.07 히트의 전성기를 잘 알수있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98-99시즌 닉스에게 패배했던 그 시리즈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네요...ㅠ
    또한 저한테 가장 전율이 느껴진 경기는 댈러스와의 파이널에서의 와데의 활약과 모닝의 투혼을 보였던 시리즈가 최고의 시리즈라 뽑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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