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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ami Heat [Heat Wave]

2라운드 5차전 리뷰

작성자mourning33|작성시간20.09.09|조회수889 목록 댓글 27

이겼습니다. 결과론적으로 볼 때 6년만에 컨파 진출이자 압도적인 승률 1위팀인 벅스를 잡는 쾌거를 이뤘지만, 경기 내용은 생각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경기는 간단합니다. 1쿼터는 느바팀 누구든 벅스의 1쿼터 수비를 봤다면 그들에게 양아들은 더이상 두려움이 아닐 정도로 막히는 상황에서 4차전의 히어로인 미들턴의 활약으로 벅스 리드, 2쿼터는 경기를 이끈 벤치듀오 KO와 히로의 힘으로 경기를 뒤집은 뒤 리드를 뺏기지 않은 채 전반을 끝내고, 후반에는 다시 히트의 기본 스페이싱 스킴인 뱀-던컨을 또 이용하다 1쿼터처럼 쳐 맞으니 아예 벤치를 올리는 강수를 두며 리드를 지키고, 4쿼터는 워낙 벤치 싸움에서 득실이 좋으니 이걸 쭉 이끌고 가다 이런 경기에서 마무리하기 위해 영입한 지미 버틀러가 경기를 매조지하며 시리즈 승리를 완성했습니다.

하지만, 경기력 자체는 완전 반성해야할 경기력이었습니다. 거의 육탄수비라고 무방할 만큼 몸으로 길목을 막아대지만, 콜이 안 불리는 상황에서 던컨 로빈슨은 거의 무용지물이라는 게 버블 랩터스전 이후 다시 한 번 확인한 경기였는데요.. 기존 스페이싱을 만드는 던컨의 3점이 무지막지하게 막히자, 히트는 턴오버 파티를 합니다. 확인한 것만 무려 20개.. 원래는 이렇게 턴오버를 주구장창 하면 무조건 져야 하는데.. 4차전 끝까지 물고 늘어진 여파가 히트에게는 초반에 나타났고, 벅스에게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심하게 나타나 겨우 경기를 잡았습니다.

벅스 4차전의 여파는 쿰보의 부상으로 경기 출전이 불가능한 것과 함께.. 주요 로테이션 멤버들이 무려 40분 이상을 모두 뛰었는데요.. 이 체력적 한계가 이번 경기 막판으로 가면 갈수록 나타났던 것이 히트에게는 호재였습니다. 체력이 후달린 벅스와는 반대로 히트는 버블 중후반부터 착실하게 다진 체력 세이브와 스포가 인터뷰에서 직접 이야기한 뎁스의 힘으로 무려 턴오버가 20개가 넘는 경기를 잡는 기염을 토합니다.

게다가 쿰보가 있다면, 리그 최고의 수비팀이자 최고의 마무리가 되는 공격팀인 벅스이지만, 쿰보가 없다면 괜찮은 수비팀에 딱히 공격이라고 할 수 있는 게 미듣보와 블랫소의 아이솔 외에는 할 게 없는 게 벅스인데요.. 이런 팀을 이미 1라운드에서 겪어본 지라 같이 수비 깊게 잠그면서 히트가 다른 어떤 팀에도 뒤지지 않을 "슈팅력"을 기반으로 정말 꾸역꾸역 리드를 잡았고, 그 리드를 다시 슈팅력과 버틀러의 마무리로 격차를 벌리며 승부를 결정지었다고 봅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KO와 그것을 넘어 현재 히트 주요 로테이션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히로의 대활약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정도입니다. 특히 히로는 슛이 안될 때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패싱으로 경기를 이끄는 모습에서 이 녀석의 그릇이 엄청 대단하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해주고요(그리고 드래프트 나잇에 얘 뽑았다고 욕한 농알못인 저를 반성하고요). 여기에 오늘 벅스가 아니라 심판과 싸운 드래곤을 대신해 올해의 동부의 신인인 켄드릭 넌이 드래곤이 진정할 때까지 시간을 공수에서 벌어줬다는 부분이 오늘 경기를 가져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봅니다. 슈팅이 여전히 들락날락 하지만, 좋았을 때 보여주던, 느바 내에서도 손꼽을 수 있는 정말 대단한 헤지테이션 무브에 기반한 슛 크리에이팅이 몇 차례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향후 샷을 만들어 내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할 컨파에서 큰 도움이 될 거라 보고요.

그리고 오늘의 MVP는 크라우더라고 보는데요.. 기록지에 나타난 3점 뿐만 아니라 막지 않았다면 30+가 넘을 컨디션이었던 1쿼터 미듣보를 20점대로 묶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건 다름아닌 크라우더였습니다. 특히 TNT 해설 맡았던 레지밀러가 극찬했던 1:1 수비의 교과서적인 모습을 오늘 미들턴 막으면서 여러 번 보여줬는데요. 전에 말씀드렸듯이 06우승 때 정말 알토란 같았던 제임스 포지의 재림이라고 할 만큼 공수에서 대단한 활약을 선보였습니다.

뱀과 버틀러는 초반에 흔들렸으나 각기 후반에 맡은바 임무를 다 해내는 모습에서 두 사람이 기둥이라는 것을 확인했고요. 드래곤 역시 3쿼터 이후 추스리고 난 다음에는 기존과 같은 경기력을 보이며 팀 승리에 일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실 오늘 대단한 건 스포였는데요.. 1쿼터에 막장 농구를 보고서도 하던대로 이끄는 와중에 2쿼터에 승기를 보이는 선수구성을 보고서는 이것을 3쿼터 중후반에 바로 갖다 쓰고, 이를 4쿼터 초중반 버틀러가 나오기 전까지 이끄는 모습에서 이 양반이 이제는 뚝심만 있는 게 아니라 전술적 유연성까지 겸비하고 있구나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특히 1쿼터에 미친듯이 밀릴 때 히로와 넌을 더 땡겨쓰고 싶은 욕구가 엄청나게 있었겠지만, 이를 참고, 벅스가 후달리는 벤치타임에 기용한 뒤 이들이 미친듯이 밀리는 것을 보고 기용을 늘리는 부분에서.. 스포의 내공은 이제 팝할배급이 아닐까라는 조심스러운 추정까지 해보게 되더군요.

이제 상대가 누가 되기만을 기다리면 되는 상황이 됐네요. 6차전 승자가 컨파 상대가 될 거라고 보는데요.. 6차전을 랩터스가 이기면 7차전 끝에 랩터들이 올라올 거라 생각하고, 5차전처럼 경기를 한다면 셀틱스가 상대가 될 거라고 예상해 봅니다. 물론 농알못이니 감안하고 들으시고요ㅎ

와데 떠나고 이렇게 빨리 컨파 올 줄 몰랐네요. 이미 여기에서는 쿰보가 바로 다음 시즌에 히트 가느니 마느니 루머들이 양산되는데, 들뜨지 말고, 컨파 잘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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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원오브더맨 | 작성시간 20.09.09 드디어 컨파입니다. 빅3 ERA 이후로..

    오늘 경기력은 별로였지만 결과를 냈다는데 칭찬해주고 싶네요.
  • 작성자원오브더맨 | 작성시간 20.09.09 1. 히로는 앞으로 게임 조립과 리딩을 좀더 가다듬는다면 결국 고란 역할을 대체하는 2번 역할의 듀얼 가드형태로 진화하지 않을까. 또 팀내에서 그런 방향으로 디벨럽을 짜리라 봅니다. 2. 아데바요는 앞으로 건강만. 사이즈 생각하면 현재 찍어주는 스탯이 가장 베스트 핏이고 그보다 위 Upside는 보고 있지 않습니다만 현대 농구에서 이 정도 해주는 빅이 최고라 봅니다. 스위치시 상대 퍼러미터 공격수를 귀찮게 할 수도 있고 3. 던컨 로빈슨은 수비 문제점이 있지만 공격에서 너무 중요한 칩입니다. 리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슈터이고 핸드오프 전술의 완성이자 핵심을 맡고 있으니..

    번외로 백업 빅맨으로 올리닉 트레이드 했으면 큰일 났을듯..
  • 답댓글 작성자mourning33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9.10 1. 동의합니다. 좀 더 잘만 발전한다면 다운그레이드 돈찌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2. 뱀은 전 공수 양면으로 조금 더 업사이드 있다고 보는데요. 일단 3점은 연습에서 던지는 데 실전에서는 자제 중이고, 히트 팀 공격 스킴 자체가 빅맨은 정말 죽은 공이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링커역할이기 때문에 약간의 롤이 추가 된다면 득점 자체는 오를 거라 봅니다. 사실.. 얘 신인 때 생각하면 지금같은 20ft 슛은 불가능했었죠. 수비는 전성기 끝날 때까지 얘는 올해의 수비수 후보라 생각해 더 발전해주기를 바라고요.

    3. 양아들의 슈팅은 히트 현 스페이싱에 알파이기 때문에 살릴 필요가 있습니다. 게다가 효율이라는 측면에서도 얘는 Usage 레이트도 적고 드리블도 적은데 PPP가 1.5에 육박하는 득점 과물이죠. 5차전, 그리고 1라운드 4차전처럼 헤매는 경기 당연히 나오지만, 그 외에는 정규시즌 무서운 디롭이 나오니, 기대해 봐야죠.

    번외; KO는 30살까지 보고 싶네요. 컨파에 누가 올라오든 미친듯이 활약할 거라 생각합니다.
  • 작성자MyAmy | 작성시간 20.09.09 고란과 크라우더는 사정상 단년이나 1+1 계약 밖에 제시 못해줄 텐데 이번 버블에서 주가가 많이 뛰어서 장기 제시하는 팀들이 있겠죠? 그럼 아마 못잡게 될 것 같으니 이번 시즌에 최대한 좋은 성적 거뒀으면 좋겠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mourning33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9.09 오너십 쪽에서 사치세를 낼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죠. 21플랜이 기다리고 있으니 다년 계약은 염가 아니면 팀에서 안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요. 만약 우승한다면 달라질지 모르겠으나 일단은 말씀하신 단년 혹은 1+1이 현실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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