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라호마 단상

작성자계수나무|작성시간19.07.12|조회수1,014 목록 댓글 3

오늘 오클라호마 웨스트브룩 트레이드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드네요. 

전 2015년도 직장때문에 한국에서 오클라호마로 이주했습니다. 어릴 적 NBA를 좋아하긴 했지만 사는게 바빠서 십여년간 챙겨 보질 못해 당시엔 농알못이었죠. 

어느 정도였나면..오클라호마에 nba팀이 있는지도 몰랐고, 시애틀이 없어진 줄도 몰랐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시골인 오클라호마에서 유일한 낙이라곤 퇴근 후 지역 케이블에서 틀어주는 썬더 경기를 보는 거 였습니다. 

이동네는 nba 티켓도 싸요. 시간 날 때마다 직관 하러 가곤 했죠.


당시엔 듀란트도 이바카도 있었네요. 칸터도 기억나구요. 

듀란트 나가고 골스랑 홈에서 붙었을 때도 현장에 있었습니다. . 

그때 분위기란...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뭔가 축제 같았죠.

그날 듀란트 저지를 75센트에 구매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썬더 경기를 보면 올드스쿨 분위기가 나서 참 좋았어요. 특유의 언더독 분위기도 좋았고..

무엇보다 썬더 선수들은 오클라호마 지역 사회와 끈끈한 뭔가가 있었습니다. 비록 대도시 팀들의 화려함은 없지만, 썬더 선수들은 지역 행사에 많이 참여하고 팬들과 소통하기에 우린 같은 커뮤니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처음으로 연고팀에 대한 애정이 생겼습니다. 이런 시골에 이렇게나 유니크하고 멋진 농구팀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구요.


경기장에서 유독 눈에 띄는 선수는 당연 웨스트브룩이었습니다. 정말 빠르고 정말 강하거든요. 

애정하는 연고팀이 생기면..성적은 그리 중요치 않습니다. 물론 플레이오프 당시 포틀랜드에게 허무하게 졌을 땐 맥주마시며 한껏 욕을 했지만요. 


얼마 전에 몇년간의 오클라호마 생활을 마치고 다른 주로 이직했습니다. 마침 웨스트브룩도 떠나네요. 

마치 친한 고향 친구와 헤어지는 느낌입니다. 언제든 고향에 가면 만날 것 같았거든요. 

뭐 어쩌겠습니까. 고향 친구가 가서 잘하길 진심으로 바래야죠. 그동안 고생 많았거든요. 


비록 오클라호마를 떠나도, 고향팀과 고향 친구들은 늘 응원해야죠. 

새롭게 변할 오클라호마의 모습이 정말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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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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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surewhynot | 작성시간 19.07.12 러스도 썬더도 계속 함께 응원합시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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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coe... | 작성시간 19.07.12 찡~한 사연의 글이네여~
    이런 애정이 있는 팀과 선수라면
    이번 트래이드가 남 다르게
    와 닿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 작성자pepe77 | 작성시간 19.07.12 직장때문에 오클라호마로 이주하셨다니 제 개인적으로는 천운을 타고 나신듯 합니다.
    언제 오클라호마 직관경기를 보나했는데 아직도 못봤거든요

    KD, Harden, Russ 직접 뛰었던 경기를 못본게 한이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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