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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소식

작성자lylacstudio|작성시간16.04.21|조회수2,655 목록 댓글 25
안녕하세요. 눈팅위주의, 베를린에서 공부하고 있는 회원입니다.
한국은 진즉 따뜻해졌겠죠? 이 즈음 황사가 한창일텐데 회원분들 모두 건강 잘 챙기셔요.

이번주에는 참 여러 일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나이 스물 아홉에 다시 학부로 편입하게 되는데, 그것도 뭔 x고집이랍시고
한 군데에 밖에 원서를 안 넣었거든요.
마침 엊그제 합격 통보가 왔고, 독일어 성적만 9월까지 보내면 된답니다.
그 시험을 방금 마치고 왔구요.
음 글쎄요, 모의고사에선 한창 자신감에 충만했는데 뒷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입니다 ㅜㅜ
6주 뒤 결과를 봐야 알 것 같아요.

시험 대비때문에 요새는 정신이 없어서 카메라를 자주 못만졌습니다.
허접한 사진이라도 기대해주시던분이 계셨는데
이번엔 요즘 일상 이모저모를 눈길 닿는대로 기록한 사진들을 공유합니다.



제가 자주 공부하던 자리입니다. 여기선 햇살만큼 중요한것도 없는 것 같아요.

좋은 날씨!라고 많이들 인사하고, 하늘이 개면 다들 표정도 그만큼 맑아집니다.

그리고 좋은 날씨만큼 공부에 치명적인 유혹도 없구요.

옆에 공부하는 친구는 제 베스트 프렌드인데 요새 저 따라서 자주 공부하러 옵니다.

역시 공부는 혼자할 때보다 누가 같이 옆자리를 지켜주면 정말 든든한 것 같네요.








위 학원을 나오면 바로 베를린 중심가로 이어집니다. 영어로 Middle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서울 강남의 논현동같은 느낌이에요. 학원, 사무실, 레스토랑, 카페가 정말 많죠.

한국에서는 문명과 동떨어진 곳에서 공부하다보니 이런 도심지가 맘에드네요. 아직은요.

한강 이남에 살면서 가로수길을 가본지가... 두어번 쯤 될 것 같은데 (그만큼 비 문명인이었습니다....)

요새는 그래도 외국인이지만 문화적으로는 아웃사이더까진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입니다. 95%이상이 독일인인 루터교 교회이구요.

한국에 있을땐 교회를 다니긴 했는데 모태신앙이라 가족들 따라 나갔더랬습니다.

당연히 여기서 한인교회를 나가고 싶지는 않았는데 이런 성스러운 공간에 있으면 느껴지는게 참 많은 듯 합니다.

한 번 서울시향 정명훈씨가 지휘하는 베토벤 9번 교향곡을 보면서

'이 노래를 들으면 없던 신앙심도 생기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교회건축을 보면 역시 없던 신앙심도 절로 생길 것 같아요.








이런 곳을 뭐라하죠, 건축에서는 중정이라고 하는데.

음 중정보다는 '안뜰'이 더 적절할 것 같네요.

한국 신도심들은 필지 위주의 개발이 되어서 건물이 띄엄띄엄 있고 사이로는 바람구멍이 나 있어서

사람들도 지나다닐 수 있고, 건물도 다 각기 제 모양껏 서 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유럽은 건물들이 줄줄이 맛닿아 있는데요.

오래된 유럽 도시들은 이렇게 가로(길) 위주로 발전하여 블록단위 개발이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한 블록이 다 가도록 건물 사이의 구멍이 없죠. 대신 건물 군 내부에는 이렇게 안뜰이 있어서

채광에도 많은 도움이 될 뿐더러 이렇게 주민들을 위한 작은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여러모로 적절하지는 못하지만요.








날씨가 풀리면서 카페에서는 밖에 테이블을 내놓습니다.

바로 작년에, 서울시에서 도심 가로 활성화 사업을 한다고

종로구를 위주로 청계천 주위 카페 및 레스토랑의 야외 좌석을 구비시킨다는 계획을 들었는데.

얼마전에는 카페 테라스를 손님이 이용할 수 없다는, 당최 이해가 안가는 뉴스를 본 것 같습니다.

제 기억에는 아마, 카페 앞 방부목으로 된 테라스 부분을 만들면 시에서 보조금이 나온다고 한 것 같은데요.

어쨌건 민원 때문이겠지요.

카페 앞 공간을 테이블이 저렇게 점유하게 되면 지나다니는 보행자와 앉아있는 사람들의 접촉이 발생하고

이 우연한 이벤트 들이 모여 풍부한 도시를 만든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쇼윈도들이 모여있지만 매일 같은 휑한 거리를 갖고 있는 도시보다는,

언제 어느 시간에 지나가도 모두 다른 장면을 갖고 있는 거리를 걷는게 모쪼록 더 신나는 일이죠.











유럽에서 공부하는 다른 후배들이 종종 찾아오곤 합니다.

그럼 저도 난데없이 여행자모드...로 들어가 사진 한 방씩 남기죠.

아마 유명한 박물관인 것 같은데... 이름은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던 이 강이 우리나라로 치면 한강 격인 슈프레 강인데,

우리나라보다 수위차가 훨씬 적기 때문인지 강변에 저런 건물을 세웠습니다.

여기 어떤 클럽은 테라스로 나오면 바로 강가가 나오는 곳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이미 나이가... 클럽을 좋아할 나이는 아니지만 여름이 되면 한 번 가보고 싶네요.













여긴 저 같은 책 수집 마니아들이 환장하는 도서관입니다.
훔볼트 대학이라는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도서관이니 만큼 책도 많고, 다들 공부도 열심히 하더라구요.
보통의 우리나라 도서관과는 달리 학생들이 공부하는 곳이 가장 주된 공간입니다.
흥미로운것은 양 쪽 테라스의 학생들이 서로 마주보고 공부하게 되는데,
서로 마주보는 구도가 은근히 잔인하면서도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ㅋㅋㅋ
저 같이 잠 많은 사람들한테는 확실히 효과가 있어 보이네요.
뻥 뚫린 열람실 테라스 밑은 그룹스터디실이고, 이 공간을 비잉 둘러서는 윗 사진에서 보이는 책 서고가 있습니다.
같이 건축을 하는 입장에서 무릎을 탁- 칠 수 밖에 없는 치밀한 구성이에요.





한국 선거는 독일에서도 연일 보도가 되었습니다.
사실 아시아 3국에서 이 만큼 (비교적) 민주적이고, 다이내믹한 선거도 다른 나라들에서는 찾기가 힘드니까요.
많은 분들의 노력과 참여,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년 대선과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가 되구요.

그럼 다들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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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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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효범이 빠 | 작성시간 16.04.21 엄청나네요...진짜 ... 독일은 물가도 싸다고하던데 ㅠㅠ 어떤가요??
  • 답댓글 작성자lylacstudio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4.21 독일은 정부차원에서 생필품 가격을 어느정도 통제하고 있습니다. 제가 구매하는 가격선(극단적으로 싼 가격)에서 말씀드리자면, 샴푸 큰게 800원, 삼겹살 2kg 3천원, 그리고 이 외에 감자 양파 등 서울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농산물의 경우 질도 더 좋구요. 다만 약을 잘 안쳐서그런지 곰팡이는 서울보다 빨리피는 편이네요.
  • 답댓글 작성자lylacstudio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4.21 집세는 최근 1-2년 사이에 정말 많이올라서, 베를린도 다른 대도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원룸기준으로 보통 월 50선에서 70정도는 잡아야합니다. 아파트에서 방 하나 임대하는 경우는 조금 더 싸긴하구요. 외식비용은, 개인적인 생각으로 베를린에서는 서울보다 0~20%정도, 조금 비싸다고는 느껴집니다. 얼마 전 선배와 같이 괜찮은 한식집에 가서 소주 한 병, 해물탕 2인분, 전채요리 삼겹살볶음을 시켰는데 10만원 정도(...)가 나온적이 있긴 합니다. 해물이 참 비싸고 맛이 그저 그런 것 같아요.
  • 작성자you suck | 작성시간 16.04.22 사진 멋있네요
  • 작성자캔디캐인 | 작성시간 16.04.22 자유로운 것 같아 부럽고 멋있네요 열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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