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랜 만에 1년 대학후배와 통화를 했습니다.
그 후배(A라고 칭하겠습니다)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갑자기 생각나 글을 적습니다.
다들 TV 예능이라는게 다 짜고 치는 각본이 있다는건 아실 겁니다.
그런데 저는 이 사실을 경험을 통해 직접 확인한 계기가 있었습니다.
제가 대학생이던 20여년 전이었습니다. (ㅋㅋㅋㅋ 아재 인증)
저와 친하던 후배 A가 전화를 해서 '재미있는 일이 생겼다'는 겁니다.
뭐냐고 물으니 자기가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한다는 거였죠.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TV는 사랑을 싣고'는
연예인/공인들이 과거 특별한 인연이 있는 사람들(하지만 연락이 끊긴)을
찾아주는 걸 도와주고 만나게 해주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정확한 연도는 기억이 안나지만 97~98년도 경일 겁니다.
당시 인기가 나름 있던 혼성 그룹이 있었습니다.
그 그룹의 여자 멤버 B(인기는 많지 않았던 멤버였습니다)가
찾는 사람으로 A 녀석이 TV에 나가게 되었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곧 촬영을 하러 간다는 A의 말에 어안이 벙벙했었죠.
그런데 여자 멤버 B가 A를 찾게 된 사연이 좀 웃깁니다.
간단히 말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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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는 A의 여동생과 동창이고 친한 친구입니다.
(강남 동네 친구이기도 함)
나이가 매우 젊었던 여자 B는 딱히 구구절절 사연이 많은
'추억의 인물'이 없었던 지라,
자신의 친구인 'A의 여동생'을 TV에 출연시키자고 합니다.
하지만 'A의 여동생'과 'B'는 가끔 연락도 하고 지내는
사이였습니다.
(동네 친구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만날 수 있음)
시청률을 위해 뭔가 스토리를 만들어야 하는
'TV는 사랑을 싣고' 제작진의 입장에서는
아무 감흥도 없는 에피소드가 될 게 뻔했죠.
제작진은 B에게 'A의 여동생' 대신
A(오빠)를 출연시키자고 합니다.
* A녀석은 여동생의 친구이기에
B여인과는 그냥 진짜 얼굴만 아는 사이일 뿐
친하지도 않고, 아무런 사연도 없었다고 합니다. ㅋㅋ
제작진은 그래서....
있지도 않은.....B와 친구의 오빠(A)간의
러브 스토리를 만들어 냅니다.
초~중딩시절부터
B가 친구의 오빠인 A를 너무너무 좋아했었다는...
** A는 그런 일이 절대 없었다고 합니다 ㅋㅋ
** A의 여동생이 B와 통화한 결과,
B는 A를 좋아한 적도 없었다고 합니다.ㅋㅋ
B는 그냥 마음 편하게 A의 여동생을 출연시키고 싶은데
그냥 제작진이 방송을 위해 시켜서...어쩔 수 없었다고.
A녀석도 정말 하기 싫었는데
끝까지 거절을 할 수가 없었다고 하네요.
(여동생 친구인 B 입장도 있고 해서)
뭐..여기까지는 좋은데 ㅋㅋ
제작진이 A녀석을 찾는 과정이 너무 간단한거죠.
아파트 주소도 아니까 가서 초인종만 누르면 방송 OVER. ㅋㅋ
(A녀석이 심각한 집돌이라...놀러 다니지도 않습니다.)
제작진은 뭔가 아슬아슬하게 만나는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A 녀석에게 '집에 있지 말고, 어디어디 있다가 마지막에는
스키장으로 가라'고 요청합니다. ㅋㅋㅋ
결국 촬영날, A는 한숨을 쉬며 스키장으로 갔다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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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가 출연하는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날이었습니다.
저는 치킨과 맥주를 사다놓고
A와 통화하며 방송을 봤죠.
저는 A로부터 내막을 다 듣고 방송을 보니
어설프게 만들어낸 스토리들이 ....
아주 그냥 손발이 오글오글 하더군요. ㅋㅋ
마지막으로 하이라이트는
A와 B가 만나는 장면.....
서로 얼굴만 알 뿐이지 딱히 친분도 없는 두 사람은
멀대처럼 서서 '허허허' 웃으며 서 있기만 할 뿐 ㅋㅋㅋㅋ
아주 그냥...저는 A와 통화하며 라이브로 방송을 보면서
방바닥을 데굴데굴 굴러다녔습니다.
오늘 A녀석과 통화하던 중에 그 에피소드 이야기가 나왔고,
여기 비스게에도 글을 적게 되었네요.
뭐...어찌 매 에피소드가 절절한 사연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없는 스토리도 만들어내야 하는 방송 제작진들의 입장도 이해는 갑니다만...
아무튼 그 때부터 TV 예능 프로그램들은
모든게 다 각본이다..라는 생각으로 보게 되더라고요.
특히...일반인들의 사연을 방송하는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같은
프로그램은 얼마나 많은.....조미료와 설정이 들어가 있을까...
볼 때마다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ㅎ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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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Deron Jung 작성시간 18.01.17 2222222222222 오옷 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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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ΕΜΙΝΕ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8.01.17 참고로 B여인은.....
스페이스A의 루루..라는 분이었습니다.
아재 회원님들은 아실 듯...ㅎ -
답댓글 작성자둠키 작성시간 18.01.17 완전 알아요 ㅍ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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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CGFSCW 작성시간 18.01.17 제가 고1때 2002년에 학교로 도전골든벨 촬영왔는데 9번인가에서 다 탈락해서 예상문제지 나눠주고 두시간 후에 재촬영해서 40번초반대까지 간걸로 찍었어요;;;;
당시 도전골든벨이 지금하고는 다르게 인기가 최고였을때였는데 조작을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