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상에서는 무슨 13세기 몽골 기병, 16세기 청나라 기병에도 패배한다는 글이 많은데
서양 전쟁사는 커녕 당대 유럽 군대의 군제 개혁, 전쟁 발전사에 대해 하나도 모르고 하는 말씀들이겠죠?
무슨 창병이 있으면 이긴다느니, 기병을 쓰면 동양군대가 손쉽게 이긴다느니,
칼 들고 돌격하면 이긴다느니... 창병, 총병 섞어서 무적이라 불리우던 스페인 테르시오는
머스킷 선형진 (전열보병)의 압도적인 화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렸고
기병의 압도적인 우위는 창을 대신하는 길이의 총창과 플레이트를 뚫어버리는
막강한 머스킷 일제사격 덕분에 전장의 주인공에서 물러나버렸고 부싯돌식 (수석식) 머스킷
극 초창기에나 통하던 칼, 방패들고 기습돌격하는 전략 ('하이랜드 차지'라고 합니다.)은
몇 년 지나지 않아서 머스킷 선형진에 녹아버리고 말았는데...
기병? 자코바이트 난 때의 컬로든 전투나, 러시아의 중앙아시아 정벌을 보면 전열보병에게 섣불리 덤빈
냉병기 중심의 구식 군대가 어떠한 피해를 입는지 잘 볼 수 있는데, 러시아의 중앙아시아 원정만 봐도
쥘베른이 쓴 저서에서 대기병 방진을 짠 러시아군 수십 여명에게 수백명의 유목민 기병대가 격파당하는 것들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나폴레옹이 프랑스 최정예인 고참 근위대 (Old Guard)를 이끌고 이집트 원정 했을 때
그 옛날 몽골군을 격파했던 이집트 유목민족 맘루크 기병대와 피라미드 앞에서 전투를 벌였는데
피라미드 전투라고 불리는 이 전투에서
오래전 몽골군대를 격파한 경험이 있는 당대 최강의 기병 전력을 자랑하던 맘루크 기병들이,
프랑스를 견제하는 영국에 의해 영국제 최신형 기병총 수천정까지 지급받아서 새로이 무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목민족 특유의 카라콜
(접근 후 화살, 혹은 기병총으로 난사하고 후퇴 근대 이전 유목민족 전술과 일맥상통)로
보병 방진에 다가갔다가 나폴레옹군의 머스킷 총검으로 만든 방진을 돌파하지 못하고 격파당했죠.
격파도 아니고 말 그대로 3-4열 일제 사격에 녹아버렸다는게 맞죠.
저런 대기병용 보병 방진을 15개 쳤는데 맘루크 기병대는 첫번째 방진도 돌파하지 못했습니다.
그것도 피라미드 전투에서 맘루크 기병 3000명 사상자 나올 동안 프랑스 고참 근위대 사망자는
29명에 부상 100여명이었으니 그야말로 압도적인 교환비였죠.
근대식 보병으로 무진전쟁 (내전) 당시 사무라이들을 쓸어버렸던
일본이나 아편전쟁에서 말 그대로 영국군 보병방진에 청나라 팔기군 3천명이 녹아버렸던 중국에서는
영국이나 프랑스, 프로이센으로 대표되는 근대 유럽시기 전열보병에 대해 절대 폄훼하지 않고 강했다고
인정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유독 우스꽝스럽고 약하다고 생각하더군요.
서양인은 동양인보다 머리가 딸려서 그렇다는 둥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사람들도 많구요.
저 시기가 무슨 시기였는지, 산업혁명과 과학혁명이 어떻게 태동했는지도 이해를 못하는 분들이
그런 소리를 자신감있게 막 해대는 것 보면 스타크래프트로 전쟁사를 이해했는지 궁금증이 듭니다.
보병만 가지고 싸우는 근대 군대는 없잖아요? 포병, 기병과 조합했을 때
당시 머스킷으로 최고의 화력을 뿜어내던 것이 전열보병이고
중원 최강이라는 만주팔기와 몽골팔기는 인도 세포이 용병들이 짠 선형진에도 박살이 났는데요.
만화 킹덤처럼 기병가지고 보병 방진 깨부수면서 달리면 된다는 허무맹랑한 소리나 하고 있고
그게 가능했으면 유럽 국가들부터 러시아에 박살난 중앙아시아 유목민까지 다 그렇게 했겠죠.
잠깐 겉핣기로나마 전쟁사를 공부해 본 입장에서 다음 카페나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는
근대 나폴레옹 시기 유럽군에 대해서 이상하게 허접쓰레기 군대, 약체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다음검색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Dynamic-Melong 작성시간 19.04.21 가끔 이런 글 올려주시면 안되나요? 너무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토크멘터리 전쟁사 생각나네요
-
작성자D@UaNvCiAdN 작성시간 19.04.21 은근히 많죠, 특히 활과 말이 최강이란 몽골무적사관을 가진 분들은 초기 화약 군대쯤은 몽골의 우윌한 활의 사거리와 엄청난 기동력에 괴멸이라 주장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많습니다.
화약무기가 개발되어 그냥 시대흐름과 서양의 사회적 한계때문에 사용된것이지 초기 화약무기는 기존 병기보다 더 강해서 사용된게 아니란 논리죠.
근대 이후 서양에 동양이 계속 밀려서 그에대한 반발로 몽골부심(우리 적인데?)으로 초기 화약병기 무시하는사람 꽤 보입니다.
나폴레옹도 전성기 몽골이랑 붙으면 질거란 이야기기도 몇번 본듯 -
답댓글 작성자란스 작성시간 19.04.21 개인적으로 사르후전투 영향이 큰것같아요.화약무기로 무장한 조선과 명이 한창 시대에 뒤떨어진 만주팔기군에게 속수무책으로 박살이 났으니.
-
작성자래리존슨 작성시간 19.04.21 그 어떤 영화에서 저런 전술을 자살행위로 묘사했던 것 같은데 멜깁슨 나오고 그 영화의 영향 아닐까요?
-
답댓글 작성자D@UaNvCiAdN 작성시간 19.04.21 패트리어트에서 멜깁슨은 전술이 자살행위가 아니라 당대 최강 영국군에 빈약한 독립군으로 정면승부를 거는게 자살행위나 다름 없다는 늬앙스로 말을 했던것 같네요.
그래서 본인이 참전한후에는 영국군과 정면 전투 자체를 피하고 보급부대를 습격하는 게릴라전으로 나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