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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ustcool 작성시간23.04.03 이 영화가 그냥 킬링 타임용 영화로서 그치는 게 아니고,
감독의 전작보다 발전한, 영화적 상징이나 은유가 풍부한
텍스트로서 읽을 수 있는 근거 중 하나가 이 결말 부분이라고 봅니다.
킬러가 아닌 엄마 길복순의 가장 큰 고민
'메뉴까지 쫑알대던 애가 이제 방문 닫고 들어가서...뭔 비밀이 그렇게 많은지..'
이에 같이 대화하던 차대표는
'비밀이 생기는 건, 슬슬 벽이 생기는 건데..'라고 대답하죠.
극 중에서 모녀간의 이 벽은 두 개의 비밀로 갈수록 점점 공고화됩니다.
딸의 동성애 성향("내가 남자애 좋아한다고 쳐도 나 사실은 남자가 좋다고 말해야 돼?")
그리고 딸은 차라리 엄마가 국정원 직원이었으면 싶은 엄마의 직업상 비밀.
첫 번째 비밀은 딸의 학교폭력 사건으로 밝혀지게 되고,
두 번째 비밀, 길복순 최고의 약점이자 비밀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최대 약점 길복순에게 목숨을 내놓은 차대표의 카운터어택으로
밝혀지(는 것처럼 암시되)게 되죠.
(이 영화에서 '올드보이'의 오마주처럼 보이는 몇 장면 중 하나)
길복순의 마지막 질문 "방문 닫을까?"에 딸 재영은 미소 지으며 이렇게 답합니다.
"아니, 그냥 열어놔도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