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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갈등이 답이 없는 이유

작성자무명자|작성시간24.05.06|조회수1,805 목록 댓글 3

 

 

 

 

 

 

 

 

 

 

 

관계에 대한 고민들을 듣다 보면,

마치 스테디셀러처럼 등장하는 주제가 바로 종교 갈등입니다.

 

오늘은 종교 갈등이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처럼 여겨지는 이유에 대해

심리학적인 견지에서 한 번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믿음의 위력

 

 

 

 

 

 

 

 

종교가 인간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은 건강심리학의 주된 이슈 중 하나인데, 

거의 대부분의 연구들에서 종교를 가진 자들의 정신건강이 그렇지 않은 자들보다 확연히 뛰어난 경향이 있습니다.

 

인간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들 중,

유일하게 과거-현재-미래의 흐름을 성찰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생명의 탄생에 대한 신비감과 자신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지닐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이 언젠가는 반드시 죽게 되는 필멸자라는 사실로 인해 

인생내내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상당한 부담감과 압박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로부터 파생되는 인간의 어두운 감정이 바로 불안이죠. 

 

그런데,

생명 탄생의 신비와 사후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동시에 해결해 주는 거대한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만물의 창조자로 여겨지는 신입니다.

 

신을 믿음으로써, 종교를 가짐으로써,

인간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더 잘 수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신에게 보호받는다는 믿음은 현생에서의 어려움을 더 잘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강력한 힘이 되었죠.

 

즉, 종교를 가진다는 것은 한 개인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굉장히 이로운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3차 세계대전이 터졌는데, 당신이 절대적으로 안전한 쉘터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피폐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마음은 훨씬 더 살만하다고 느낄 것이다. 종교 역시 마찬가지다. 고달픈 현생에 치여 사는 인간들에게 신의 존재와 종교라는 울타리는 정신적 쉘터 그 이상의 존재감과 의미를 지닌다.

 

 

 

 

 

 

인간에게 옳고 그름이란 매우 중대한 요소로,

인간은 내가 올바른 삶을 살고 있다고 느낄수록 존재론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올바름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다원적이고 개인적이라는 겁니다.

 

즉, 이 올바름이라고 하는 것에 대하여, 사람들의 생각이 의외로 각양각색이라는 거죠.

 

그런데 사람들마다 다를 수 있는 이 올바람에 대한 정의를 규정하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종교입니다.

 

당연한 얘기죠.

 

내가 믿는 신이 만물의 창조자이며 알파이자 오메가이기 때문에,

신의 섭리가 곧 진리이자 매우 올바른 상태 그 자체가 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신의 우산 아래에서, 신의 섭리대로 살고 있는 종교인들은

스스로 매우 올바르고 잘 살아가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한층 더 존재론적인 안정감을 느끼며 견고한 마음가짐으로 인생을 살아나갈 수 있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매우 좋습니다.

 

하지만, 관계에서 서로 옳다고 믿는 것이 다르다면 어떨까?

즉, 서로 다른 종교를 지니고 있다면?

 

 

 

 

 

 

서로 다른 믿음과 신념을 가진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가서 화합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웨스턴온타리오 대학의 성격심리학자들이

사람을 가깝게 만드는 성격적 요소는 뭘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연구 결과,

 

상호간에 호기심을 느끼는 수준과 영역이 얼마나 비슷한지,

그리고, 서로 옳다고 믿는 것이 얼마나 유사한지에 따라서

상대방과의 관계를 더 잘 유지해나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되었죠.

 

이말인즉슨,

관계에서 서로 옳다고 믿는 것이 다를수록, 공존의 가능성이 현저히 작아지게 됨을 의미합니다.

 

가치관, 신념, 윤리의식, 정치색, 종교관 등등.

 

서로 옳다고 믿는 것이 다르면,

다름은 틀림이 되고, 상대방의 행동은 교정시켜야 할 잘못된 행위가 됩니다.

 

서로가 서로를 잘못이라고 생각하면서,

막상 자신은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는, 합의점을 찾을 수 없는 평행선적 관계

 

 

 

 

 

 

종교 하나만 달라져도 수많은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소중한 관계일수록,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반드시 나와 같은 신을 믿기를 열망하게 됩니다.

 

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이 세상을 만든 절대자의 섭리를 거스르는 치명적인 잘못을 범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든 자신의 소중한 이가 윤리적으로 잘못된 일을 저지르는 걸 바라지 않을 겁니다.

 

종교인의 입장에서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와 다른 길을 걸을 때,

마치 그 사람이 윤리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느껴질법한 불편한 감정 그 이상의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반드시 개입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잘못된 길을 가지 않게 하기 위해.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죠.

 

자꾸만 나를 타이르고 교정시키려고 하는데, 정작 나는 전혀 잘못하고 있는 게 없으니까요.

 

오히려, 가만히 있는 나를 뭘 잘 모르는 사람, 올바르지 못한 사람처럼 대하는 상대방을 보며,

상대방과 상대방의 종교에 대한 악감정만 커질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올바름의 기준을 가진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이 평행선은 웬만해선 좁혀지기가 힘들어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저와 종교가 달라요.

어떡해야 하나요? TT

 

한 번 생각을 뒤집어볼까요?

 

만약 나라면, 사랑하는 상대방을 좇아 내 종교를 버릴 수 있을까?

절대 그럴 수 없다면, 나 또한 상대방에게 그걸 바래서는 안 되는 거 아닐까?

 

가장 좋은 건 당연히 같은 가치관, 같은 종교관을 가진 사람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차선책은,

상대방이 내가 가진 종교에 대해서 호기심과 호감을 가지고 먼저 다가설 수 있도록,

나부터가 태도와 행동을 올바르고 모범적으로 처신하는 것이겠죠.

 

와, 정말 존중받을만한 사람이야, 한번쯤 믿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네.

 

 

 

 

 

 

종교는 결국 옳고 그름의 차원으로 귀결되기 마련입니다.

 

단순히 서로 다른 신을 모시는 다양성의 차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기원과 종말, 섭리와 진리까지 아우르는 방대한 세계관이기 때문에,

믿는 자의 몰입도에 따라서, 종교 그 자체를 넘어서 체제(시스템)로 받아들여지기까지 하니까요.

 

종교는 인류에게 있어서 이제껏 거대한 의미로서 존속해 왔습니다.

 

종교인과 비종교인의 사이에는 그만큼 크고 높은 벽이 존재하므로,

서로가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따뜻한 관용이 있었으면 합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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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D-will | 작성시간 24.05.06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읽고 나니 가족 연인간의 종교 극복은 더 힘들어 보이네요
  • 작성자Seraphic | 작성시간 24.05.06 정치갈등도 극복 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좀 더 작은 영역으로는 아이에 대한 교육관만 달라도 큰 갈등이 생기죠
  • 작성자패쇼니스타 | 작성시간 24.05.06 정치도 종교죠 뭐 1번믿냐 2번믿냐 ㅋㅋ 그냥 정치 종교 가치관 등 다른건 바꾸려하지말고 내비둬야 됩니다. 괜히 바꾸려했다가 욕만먹고 내 심력만 소비되고 안바껴요.. 내가 옳다고 생각말고 남이사 나한테 피해만 안준다면 내비두는게 상책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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