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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과 불안, 나는 어느 쪽에 더 취약한 성향일까?

작성자무명자|작성시간24.05.11|조회수501 목록 댓글 1

 

 

 

 

 

 

 

 

 

 

스트레스의 원천이 되는 감정들 중 삼대장은 불안, 우울, 분노라고 볼 수 있는데,

(BIG 5 성격유형 중 스트레스 민감성에 해당하는 신경성도 불안, 우울, 분노만을 다루고 있음)

 

센터에서 성격 분석을 해 보면,

실제로 저 셋 모두에 취약한 사람들보다는

유독 특정 감정에 취약한 사람들의 수가 더 많습니다.

 

가령, 신경성이 높게 나와 세부적 특성을 살펴봤더니,

분노와 우울 수치는 괜찮은데, 유독 불안 수치만 극단적으로 높게 나오는 케이스들이 있어요.

 

오늘은 특정 감정에 유독 취약한 사람들이 왜 그럴 수밖에 없는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그러고 싶은 나와 그래야 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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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와 B는 형제이다.

 

그런데 그 둘은 성향이 매우 달라,

A는 언제나 하고 싶은 게 많고, 뭐든지 자신의 희망사항을 위해 노력하는 타입인 반면,

B는 주변의 어른들(부모님, 선생님)이 원하는 모습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타입이었다.

 

이 둘은 성격적으로도 매우 달라보였는데,

A는 보다 더 자발적이고 원대한 꿈을 추구하는 반면,

B는 보다 더 수용적이고 책임감과 의무감이 강했다.

 

결국, A는 부모님의 뜻과는 달리 컨텐츠를 만들며 인플루언서가 되는 길을 택했고,

B는 부모님이 원하는대로 좋은 대학에 들어가 고시 준비를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형제이지만,

한 쪽은 하고 싶은 걸 위한, 다른 한 쪽은 해야 하는 걸 위한 삶을 각각 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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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형제가 인생에서 고비를 겪게 될 때, 그들의 감정은 비슷하게 흘러갈까? 아니면 서로 다른 감정 상태를 맞이하게 될까?

 

 

 

 

 

 

저명한 사회심리학자 Tori Higgins의 <자기차이이론>에 의하면,

 

인간에게는 자기개념(self-concept)이란 게 있고,

이 자기개념은 다시 현실의 나와 추구하고자 하는 나로 구분됩니다.

 

여기서 추구하고자 하는 나 또한 두 갈래로 나뉘게 되는데,

 

어떤 사람(A)은 이상적 자기(ideal self)를 추구하게 되고,

또 어떤 사람(B)은 의무적 자기(ought to self)를 추구하게 되요.

 

히긴스는 현실의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나와 가깝거나 멀어지게 될 수록

특정 유형의 감정을 주로 느끼게 된다고 주장하는데,

 

이상적 자기(하고 싶은 나)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경우,

 

일이 잘 풀릴수록 즐겁고 신나는 감정을 느끼고,

일이 안 풀릴수록 우울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반면,

 

의무적 자기(해야 하는 나)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경우,

 

일이 잘 풀릴수록 평화롭고 안정된 감정을 느끼고,

일이 안 풀릴수록 불안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우울감 : 마치 심연에 빠져들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내가 아무 것도 아닌 것 같고, 굉장히 가치없는 존재인 것만 같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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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항상 100만 유튜버가 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왔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재밌는 컨텐츠를 만드는 일 자체도 쉽지 않았고,

아무리 열심히 만든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봐 주지 않으면 말짱 꽝이었으니까.

 

그래도 동생은 부모님 인정받아가며 좋은 대학 들어가고 고시 준비하고 있는데,

나는 부모님이랑 싸워가며 내가 하고 싶은 일 한다며 큰소리 땅땅 친 결과가 고작 이거인가?

 

A는 점점 지쳐만 갔고, 자신의 미래에 회의감이 들었다.

다른 잘 나가는 유튜버들과 괜시리 비교가 됐고, 그들에 비해 자기 자신이 굉장히 무가치해보였다.

A가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빈도는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고,

A는 아침에 좀처럼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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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 :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의무와 책임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내가 1인분도 못하는 사람처럼 느껴지고, 나에 대한 소중한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는 것 같다는 죄책감과 압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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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는 행정고시를 오래 준비해 오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경쟁률이 너무 세기도 했고,

무엇보다 공부가 너무나도 재미없었다. 

내가 꿈꾸던 어른의 생활이 이런 거였을까? 지금이 10대 때랑 뭐가 다르지?

 

그래도 형은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었다. 형은 늘 그랬다.

하고 싶은 게 많았고, 늘 자기 자신의 꿈이 우선이였지. 

형도 마냥 즐겁진 않겠지만, 적어도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고 있잖아?

 

B는 부모님의 기대로 인해 점점 더 압박감을 심하게 느끼고 있었다. 

이제까지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도 모른채 살아오며 이것만 되기 위해서 달려왔는데,

고시에 실패하게 되면 어떡하지? 그대로 실패자가 돼 버리면 어떡하지?

B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기만 해도 심장이 떨려올만큼 불안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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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욕망과 동기야말로 강렬한 감정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

 

 

 

 

 

 

인간의 심리에도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 적용됩니다.

 

목표가 클 수록 대가도 큰 법이죠.

 

꿈과 야망이 큰 사람일수록, 녹록치 않은 현실에 대한 우울감도 강해지기 마련이며,

어깨에 짊어진 짐이 많은 사람일수록, 녹록치 않은 현실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기 마련입니다.

 

High risk, high return이란 인생의 불문율과 같죠.

 

반면, 목표가 소박한 사람들의 인생은 Low-mid risk, low-mid return에 해당됩니다.

 

자기 자신의 야망이 딱히 크지도 않고, 

부모님과 나의 인생을 별개로 두면서 자신만의 정서적 독립성을 확보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우울과 불안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낮은 목표의식으로 인해, 성취의 레벨 역시 낮아질 수 있음은 감안해야겠지만요.

 

 

 

 

 

 

High risk, high return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취할 수 있는 방도란 결국 정해져 있습니다.

 

리스크 관리죠.

 

심리학에서 권고하는 리스크 관리란 보통 다음과 같은 것들이에요.

 

명상, 운동, 자연에서의 시간, 좋은 수면, 속깊은 대화, 일기 쓰기 등등

 

목표가 분명하고 높은 사람들은 반드시 자신만의 감정 조절 노하우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현실의 벽에 부딪힐 때 나 자신을 보호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마련할 수 있으니까요.

 

사람이 언제까지고 앞만 보며 달릴 수는 없습니다.

 

나 자신의 감정을 케어하며, 일보 전진을 위한 반보 후퇴의 자기돌봄이 필요할 지도 모릅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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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바셀린바르기 | 작성시간 24.05.11 와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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