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태를 지켜보며 여러가지 감정들이 들고 있지만,
개 중 가장 큰 감정은 씁쓸함입니다.
사람들에게 중요한 건 과연 메세지의 옳고 그름인가? 메세지의 합리성인가?
실질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가장 크게 작용을 하는 요소는 메세지가 아니라,
메신저가 누구인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응원하는 사람이 메신저라면,
메세지의 옳고 그름, 합리성 여부는 반드시 메신저에 대한 호감 변수에 의해 오염되고 맙니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메신저라면,
그 사람이 아무리 올바른 소리를 한다고 해도 메신저에 대한 비호감이 그 메세지를 왜곡시켜 버리고야 말죠.
왜 우리는 정치판에서 지겹도록 후보들의 네거티브 공작만을 보게 되는 것일까?
그게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메신저를 흠집내면, 자연스럽게 모든 메세지들에 칼자국이 남게 되니까요.
결국 어떤 사안이든지 여론전은 상대에 대한 비방과 폭로, 흠집내기로 귀결되기 마련입니다.
인간의 마음을 공략하는데는 네거티브 전략이 가장 효과적이니까요.
민희진 vs 하이브 구도에서,
이미 한 쪽에 마음을 굳힌 대중들은 그 어떤 메세지들이 나온다한들 절대 자신의 마음을 굽히지 않을 겁니다.
결국 대중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건은 누가 옳은가의 문제라기보다는,
내가 응원하는 메신저가 누구인가에 가깝기 때문이죠.
지리한 여론전과 처절한 흠집내기는 법적 공방이 끝날 때까지 지속될 것이고,
해당 이슈에 대한 판결이 나와 패소한 쪽이 결국 모든 걸 떠안은 채 회복하기 힘든 데미지를 입게 되겠죠.
법원의 판결은 흠집내기 수준을 넘어 어느 한 쪽의 메신저를 끝장낼 수 있는 치명타가 될 겁니다.
씁쓸한 뒷맛이 느껴지는 건,
결국 여론전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네거티브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고,
이러한 양상은 아마도 평생 바뀌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우리는 아마도 평생 누가 올바른 메세지를 이야기하고 있는가보다는,
어느 쪽이 더 나쁜 놈이고 더 추악한 짓을 저질렀는가에 대한 이야기만 매번 듣게 되겠구나...
메신저가 중요하다면,
메신저의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을텐데,
역시나 내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일보다는 상대방의 이미지를 망치는 일이 훨씬 더 수월하다는 거겠죠.
이럴 땐 참 천려일실(千慮一失)이라는 사자성어가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이미지를 위해 평생 열심히 살았어도 한 번의 잘못으로 나락에 갈 수도 있다는 게.
사람의 마음은 누군가의 흠집내기에 너무나도 취약하다는 게.
사람들은 선행보다는 누군가의 잘잘못에 너무나도 관심이 많다는 게.
양 측의 머니 전쟁에서 억울하게 머리채를 휘어잡힌 어린 아이돌 친구들이 애잔합니다.
지금 이 사태로부터 기인된 몇몇 아이돌들을 향한 도넘은 악플 세례는 너무나도 비정상적이고 기형적입니다.
하지만 어느 한 쪽의 메신저가 회복불가능한 타격을 입고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되면,
지금 휘둘리고 있는 아이돌들에게는 반대 급부의 애정과 관심이 되돌아오게 될 거예요.
사람의 마음은 언제나 작용반작용의 법칙을 따릅니다.
과도한 욕과 비방이 있으면, 그에 따른 자성의 목소리와 응원의 물결도 뒤따르는 법.
이 사태가 일단락되고, 어른들의 돈싸움이 끝나고나면,
집요하게 욕을 하던 세력들은 언제 그랬냐는듯 자취를 감출 것이고,
사람들은 뒤늦게나마 과도하게 고통을 받았던 여러 아이돌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게 되겠죠.
돈에 대한 집착과 상대방을 향한 광기 어린 공격성,
이에 휩쓸려 죽일 듯이, 죄의식 없이 남들을 까대기 바쁜 익명의 악플러들
시간이 지나고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마치 아무일 없었다는 듯 잠잠해지는 여론
이 모든 과정들이 그저 뒷맛이 너무나도 씁쓸하네요.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겐트위한 작성시간 24.05.19 하이브가 제작한 드라마는 그냥 장난에 불과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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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데보라 작성시간 24.05.19 정말 좋은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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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플로우 작성시간 24.05.19 정치네요.....ㅠㅠ
네가티브.... 흑색선전.....
한마디 거짓선동을 해명하기 위해선 백마디 단어가 필요하다.. -
작성자legend#31 작성시간 24.05.19 네 깊이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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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디트와 함께 춤을 작성시간 24.05.19 판단을 너무 빨리 내려버리죠. 주장이 맞으려면 까고 비방해야죠. 이 문제는 보기 싫어서 관심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