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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죽었다, 설계자 후기(노스포)

작성자theo|작성시간24.06.01|조회수1,893 목록 댓글 8

 

 * 그녀가 죽었다

 

 총평부터 이야기 하자면 제법 재미있게 봤습니다. 시작이 꽤 괜찮았다고 생각하는게, 밝고 해맑은 분위기로 "저는 이런 변태랍니다, 데헷" 이라고 자기 소개를 하는게 신선하더라고요ㅋ 이후 변요한에서 신혜선으로 시선이 옮겨가는 부분도 괜찮았고 궁금증을 유발하고 그걸 풀어나가는 것도 무난했던거 같습니다. 무난하다는 표현이 딱 적절한거 같은데, 미스테리, 스릴러, sns 관련된 비판적인 시선 이런 부분도 다 무난하게 적당히 터치하고 지나가는 느낌이였습니다. 

 

 다만 이건 단점도 될수 있는게, 지나치게 많은 부분을 적당히 무난한 선에서 건드리지 않았나.. 하는게 또 아쉬울수도 있거든요. 달리기 하나 쓰인 이력서가 더 쎄보였다는 박동훈의 이야기처럼, 내가 자신있는거 하나를 쎄게 보여주는게 더 인상이 깊게 남을 순 있겠죠. 근데 뭐 이건 어느 쪽이 옳다는건 아니고 선택 혹은 성향의 문제일수 있는거고, 초보감독의 입봉작으로선 잘 뽑혔다는 느낌입니다. 

 

 변요한씨는 살짝 살이 붙으니 되게 평범해 보여서 역에는 더 잘 어울리지 않았나 싶네요. 진짜 주변에 한둘 있을법한 변태 같아서ㅋ 신혜선씨는.. 외모도 그만하면 괜찮고 연기도 제법 되고 무난한거 같지만 또 반대로 이야기 하면 어마어마하게 아름답진 않고 연기력으로 다 찍어누를 정도도 아니고, 애매한 부분이 좀 있는거 같습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역을 받는다는거 자체는 좋은거 같아요. 조금 소규모의 영화라도 계속 주연으로 자기를 보여줄 기회를 가지는거 자체가 좋은 경험이 될거 같습니다. 

 

 영화 한 편 보고 싶은데 뭐 볼꺼 없나, 정도의 마음으로 가볍게 가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 설계자 

 

 제가 지금부터 똥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방법을 가르쳐 드릴께요. 첫째, 똥영화라는걸 미리 인지하고 간다. 기대가 커지면 실망도 그만큼 커지기 마련이예요. 반면에 이건 똥이다, 분명히 개똥같을꺼다, 라고 최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가면, 어? 생각보다 괜찮네? 가 나올 확률이 높아집니다. 둘째, 평소 대화의 7할 이상이 헛소리로 채워져있는 친구랑 같이 보세요. 영화가 못채워주는 재미를, 우리의 헛소리로 채울수 있습니다. 이거 두가지만 기억하시면 어지간한 똥영화도 제법 재미있게 볼수 있답니다ㅋ 애초에 똥영화를 왜 보냐고요? 이게 저의 변태같은 점인데, 영화보면 칭찬보다 비평을 100배쯤 많이 하면서, 은근히 똥영화를 좋아합니다ㅋ 이건 분명히 개똥같을꺼야... 보러 갈래? 이런 짓을 제법 자주 하는 편이거든요. 

 

 설계자가 딱 그랬습니다. 개봉하자마자 평이 좀 심하게 개떡같아서 흥미가 생겼어요. 제가 애초에 안보는 지표라서 그냥 제가 모르는 걸수도 있겠지만, 전 cgv의 에그지수인가 뭔가가 80% 이하로 떨어진걸 처음봤어요ㅋ 마치 배민 별점 처럼, 90% 이상이 기본인거 아니였나? 그거 보고 확 관심이 생겨서 "이건 똥일꺼야" 라고 생각하고 보러갔습니다ㅋ

 

 근데, 위에 미리 이야기 했듯, 똥영화 재미있게 보기의 달인인 제 입장에선 생각보다 제법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렇다고 뭐 잘만들었으니 보러 가라고 추천하는건 아니고요ㅋ 따지고 들자면 앞뒤가 안맞는 부분도 많고 왜 나온건지도 모를 캐릭터들, 영화 내에서 이미 지적되었듯,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라는 의문이 절로 나오는 사건들, 총체적 난국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그럭저럭 봤습니다. 영화에 점수 매기는걸 잘 안하는 편인데, 굳이 표현하자면 그녀가 죽었다가 7점이라면 설계자는 6점 정도? 

 

 추천은 차마 못하겠고, 똥영화 재미있게 보기에 도전해보고 싶은 분들은 한번 가보세요. 생각보단, 괜찮습니다ㅋ

 

 

 

 

 * 극장의 실태

 

 흥행이 안되는 영화들, 100만도 못찍고 있는 퓨리오사, 소규모 영화인 그녀가 죽었다, 똥영화로 낙인 찍힌 설계자를 연달아 보면서 느낀건데, 극장 상황이 정말 처참합니다. 퓨리오사는 그래도 imax 관이라서 그정도는 아니였는데, 그녀가 죽었다, 설계자는 아예 입장 하는데도 직원이 없더라고요. 친구랑 우스개소리로 이야기 했던게, 이럴꺼면 그냥 표 끊지 말고 들어와서 앉아 봐도 되겠네, 하기야 극장 입장에서야 10명 들어와서 한관 돌리나 20명 들어와서 한관 돌리나 별 차이 없네, 어차피 에어컨도 안틀어주고 직원도 없는데 머. 

 

 이게 진짜 극장의 현실입니다. 1000만 드는 영화는 일년에 몇편이고, 나머지 300일은 이렇게 파리 날리면서 아르바이트 한명 고용하는것도 불가능하고 울며겨자먹기로 적자를 감수하고 유지하거나 폐업하는것 외에는 답이 없는게, 현재 극장산업이예요. 그리고 이 여파는 고스란히 영화판이 다 뒤집어 쓰겠죠. 

 

 한 10년쯤 뒤에는 영화관 수는 반의 반 토막 이상이 날것 같고, 영화 한편 보려면 현재 금액의 4~5배를 내야되는 상황이 오는게 가능성 낮은 이야기가 아닐거 같아요. 세상의 흐름이라고 이해하고 어쩔수 없다고 생각은 하지만, 아쉬운건 어쩔수가 없네요. 영화판에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공부를 한것도 아니지만, 추억과 애정은 있는 입장에선 많이, 꽤나 많이 아쉽습니다. 적어도 나 죽기 전까지는 극장영화산업이 살아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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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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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Make a difference | 작성시간 24.06.01 다세포소녀도 끝까지 버티면서 봤는데 설계자는 어떨지ㅎㅎ
  • 작성자IntoTheRain | 작성시간 24.06.01 청춘18 강릉에 상영하는곳이없어서 기차타고 서울가는중입니다ㅠ
  • 작성자다이나믹간지멜로 | 작성시간 24.06.01 근데 요새티켓팅은 영화시작전에 인원수로하는경우가 많아서 직원이 스윽 와서들어가서보고옵니다ㅎ
  • 작성자긴장타라V | 작성시간 24.06.01 개인적으론신혜선어마어마사게 아름다워요 개인적입니다
  • 작성자V5 밥수라 | 작성시간 24.06.03 신혜선 이뻐요 평범한데 이쁨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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