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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의 가스라이팅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작성자무명자|작성시간24.06.17|조회수5,000 목록 댓글 8

 

 

 

 

 

 

 

 

 

 

 

 

가스라이팅은

가해자가 피해자를 조종해 그들을 착취하고 이용해 먹으려드는 매우 악독한 행위입니다.

 

우리는 흔히 가스라이팅에 대해

 

저걸 도대체 왜 당할까? 

나라면 절대 안 당할텐데...

 

와 같이 생각하기 쉽지만,

 

가스라이팅이 시작되는 초입부의 모습은 이게 가스라이팅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만큼

의외로 매우 정상적이며 바람직한 관계의 모습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가스라이팅의 피해자들이 사전에 이를 감지하고 회피해내기란 굉장히 어려운 미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작정하고 좋은 사람의 가면을 쓰고 접근한다면,

이를 간파하고 거리를 둘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사기의 원리

 

 

 

 

 

 

"지금부터 내가 널 가스라이팅하겠습니다."라고 엄포를 놓으며 시작되는 가스라이팅은 없다. 모름지기, 모든 사기의 출발점은 내가 등처먹으려는 사람의 신뢰부터 차곡차곡 쌓아 나가며 시작된다. 나를 믿게 만들어야 나에게 그들의 모든 것을 내줄 게 아닌가?

 

 

 

 

 

 

A대리의 회사 생활은 분명 괜찮았다. 아니 너무나도 좋았다.

새로 부임한 팀장은 A대리를 매우 신임하였고,

다른 팀원들에게 부러움을 살만큼 A대리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으니 말이다.

팀장에게 충성심이 생긴 A대리는 팀장과 독대를 하는 일이 잦아졌고, 

그가 받는 차별적인 대우를 못마땅해하는 다른 직원들과 서서히 벽이 생기는 것을 느끼며

A대리는 자신이 이 팀에서 점점 고립되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언젠가부터 팀장은 스위트하던 초창기 모습과는 다르게

A대리를 마음대로 쥐고 흔들며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주기 시작하더니,

최근에 와서는 대놓고 A대리를 감정쓰레기통처럼 여기며 자신의 수족처럼 부리려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한번씩 술자리에 불러,

'네가 내 오른팔인 거 알지?

너한테는 내가 숨기는 게 없어서 가끔 과한 모습 보이긴 해도 좀 이해해줘라. 

내가 너한테만 그런 모습 보이잖아, 너한테만큼은 솔직하고 싶으니까.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와 같이 얘기하며 잘 대해주곤 하니, 그래 한 번 믿어보자 했다가 뒤통수 맞는 식의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

 

 

 

 

 

 

위의 경우는 어느 조직에서든지 목격할 수 있을만큼 매우 흔한 사례로,

나르시시스트들이 가스라이팅을 하면서 부하 직원들을 쥐어짜

그렇게 만든 실적으로 본인만 승승장구하는 상황의 이면을 그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절대 오해하면 안 되는 것은,

나르시시스트들이 항상 착취만 하고 돼지처럼 이득만 취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나르들은 의외로 통이 크고, 잘 베풀며,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을 잘 알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주변에서 쓸만한 사람들을 우군으로 삼아 세력화하는 것이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을 자신의 수족으로 만들기 위해,

과도한 애정과 자원들을 쏟아붓게 되는데, 이게 하나의 힌트라면 힌트가 됩니다.

 

응? 왜 이렇게 나한테 잘해주지? 너무 과한 거 아닌가?

내가 이 정도로 특혜를 받아도 되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누군가 나에게 엄청나게 잘해준다?

 

팍팍한 세상에서 내가 소화시키지 못할만큼 과도한 호의는 차라리 받지 않는 것만 못할 때가 많습니다.

결국에는 받은 것 이상으로 대가를 토해내야 할 지도 모르니 말이죠.

 

 

 

 

 

 

웃음 뒤에 비수를 감추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위험하다.

 

 

 

 

 

 

지나친 호의를 항상 경계하라.

 

끝없는 호의를 베풀며 타겟의 환심을 사고 신뢰를 얻는 것.

이것이 바로 가스라이팅의 시작점입니다.

 

우리가 항상 지나친 호의를 경계하며 의심할 수 있다면 가스라이팅의 근처에도 가지 않을 수 있겠지만,

이 팍팍한 세상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다른 사람들의 호의에 직면했을 때

그것을 마냥 거부하기가 쉽지 않은 게 또 인지상정이죠.

나한테 이처럼 잘해주는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니까요.

이러한 심리적 공허감을 기가 막히게 파고 드는 게 바로 나르시시스트들의 수법입니다.

 

나처럼 잘해주는 사람 없었지? 넌 날 절대 거부하지 못할거야.

 

최대한 타겟의 마음부터 사로잡을 것.

 

이건 나르시시스트들의 주요 수법임과 동시에,

대다수 사기꾼들이나 사이비 종교에서도 보여지는 매우 일반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타인으로부터의 애정과 관심, 인정에 목말라있기 때문에 가능한 수법인 것이죠. 

 

타인의 호의를 접할 때 의심부터 하고 보는 염세주의자가 아닌 이상

이 1단계에서 바로 가스라이팅을 직감하고 회피하는 일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결국, 가스라이팅을 인지하고 회피하려면 2단계에서 해내야 합니다.

 

2단계, 즉, 아이솔레이션 단계로써,

타겟을 주변인들로부터 최대한 고립시키는 겁니다.

 

현실적이고 상식적인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주변의 스피커들을 모두 차단시킨 후,

오직 나랑만 소통하게 하는 등 나에 대한 의존성을 강화시킴으로써

타겟을 마치 자신의 꼭두각시처럼 쥐락펴락하려는 것이죠.

 

나만큼 널 생각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또 있어?

다른 사람들 이야기는 들을 필요도 없어.

이 세상에는 너랑 나 이렇게 둘만 의지하고 살면 돼. 다른 사람들은 믿을 수 없어.

 

나에 대한 호의를 의식적으로 무시하기란 힘듭니다.

반면, 나에 대한 집착을 의식적으로 경계하기란 상대적으로 수월해요.

 

따라서, 1타인 호의의 단계를 놓쳤더라도, 2타인 집착의 단계에서 의심의 기회가 주어지는 겁니다.

 

나한테 너무나도 잘해주는 사람이 있다? 백번 양보해서 그럴 수도 있겠죠.

그런데, 나한테 너무 잘해주는 사람이 나를 주변인들로부터 떼어놓으려고까지 한다? 날 고립시키려 한다?

 

이 두 상황이 겹칠 가능성은 정상적인 관계에서라면 굉장히 일어나기 힘든 확률입니다.

 

따라서, 반드시 가스라이팅을 의심하고, 대상으로부터 그 즉시 안전거리를 확보해야만 해요.

 

 

 

 

 

 

"과도한 호의와 과도한 집착의 콜라보"만 조심해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대다수 비정상적인 관계들을 회피할 수 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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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연후아빠 | 작성시간 24.06.18 안성일 to 삼프티
    민희진 to 뉴진스
  • 작성자농구좋아ㅎ | 작성시간 24.06.18 감사합니다!

    1. 과도한 신의
    2. 주변으로부터 고립
  • 작성자제나 아빠 | 작성시간 24.06.18 현재 회사의 리더가 딱 이런 모습인데, 결국 본인이 스스로 고립되어 마무리가 될 것 같아요. 겨우 10명의 TO에 2년간 8명이 그만둘 정도였으니... 기록이 성과가 되어 곧 물러날 듯 하여 다행입니다.
  • 작성자용룡이 | 작성시간 24.06.18 전 제가 나르시스트인가 의심을 합니다만,
    여러 사람 많이 만나라고 하는걸 보면 아닌 것 같네요 ㅋ

    그럼 왜 퍼준다 소리를 엄청 들을까요 흠...

    늘 좋은글 감사합니다 ^^;
  • 작성자라시드 말라쓰~ | 작성시간 24.06.18 저번주에 끝난 연애남매에 남자 출연자 한명이 나르시시스트 라고 다들 난리였는데 ~이런거였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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